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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초의 '맑은 시비평'] <이병초의 '맑은 시비평'> 16. 겨울밤2 - 이봉명
겨울밤 눈을 떠봐도 감아보아도 산밖에 안 보이는 곳, 전북 무주군에서 이봉명 시인은 꿀벌을 치며 산다. 누가 자신을 보든 말든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시의 보폭을 넓혀간다. 지면을 얻고자 꾀똥 누거나 소맷동냥하기에 바쁜 이들을 준엄하게 꾸짖는 것 같다
이병초   2020-01-21
[이병초의 '맑은 시비평'] <이병초의 맑은 시비평>15. 노숙 - 김사인
노숙시는 소통을 원한다. 소통의 대상이 사람이든 자연이든 관계없다. 이 시는 노숙인을 통하여 문명에 소외된 삶의 일부를 끌어안고 말을 건넨다. 공원의 벤치 밑이나 지하철역 계단 등에 종이박스를 깔고 아무렇게나 구부러져 있는 노숙인들. 전직이 무엇인지
신현영 기자   2020-01-15
[JB 작은도서관] <작은 도서관> 50. 책 『소설처럼』 / 다니엘 페나크 - (完)
책 읽기를 놀이로 - 그리고 못 다한 이야기 어찌어찌 하다 보니 이 지면에 내 개인의 서사를 꺼내 놓게 되었다. 어느 누군가는 후일담에 불과한 지극히 사적인 얘기를 공적인 지면에까지 까발려서 좋을 게 무엇이냐는 눈총을 주기도 했다. 다른 한쪽에서는 자
이현옥   2020-01-14
[이병초의 '맑은 시비평'] <이병초의 '맑은 시비평'> 14. 詩 - 송기원
그대 언 살이 터져 詩가 빛날 때대학을 졸업하고도 공사판을 떠돌았다. 일용직 잡부였던 나는 신발이 변변치 않아서 발바닥에 못이 찔리기 일쑤였다. 조심한다고 했는데도 각목 밖으로 삐져나온 못들은 내 사정을 봐주지 않았다. 양발을 벗고 피 묻어나오는 발바
이병초   2020-01-08
[JB 작은도서관] <작은 도서관> 49. 책 『아무도 대령에게 편지하지 않다』 /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께스
- 연금통지서를 기다리다 - ​ 대학교 2학년 때였을 게다. 학우들과 웬만치 친해지지 못해 자투리 시간이 데면데면해질 때면 나는 도서관을 드나들었다. 그 해 아마 가르시아 마르께스가 노벨문학상을 받았던 것 같다. 나는 국문학도였지만, 문학과
이현옥   2020-01-07
[이병초의 '맑은 시비평'] <이병초의 '맑은 시비평'>13. 기차 - 안도현
기차 기차는 오늘도 달린다. ‘뿡뿡’ 소리를 내며 철길을 달린다. 기차는 두 줄로 놔진 철길을 배반했거나 탈선한 적이 없다. 기적소리처럼 뿡뿡하고 울음소리는 냈을지라도 묵묵히 자신의 길을 오갔을 터이다. 낮과 밤이 교차되듯 수많은 날이 지나갔어도, 순
이병초   2020-01-02
[JB 작은도서관] <작은 도서관> 48. 책 『크리스 조던- 아름다움의 눈을 통해 절망의 바다 그 너머로』 / 크리스 조던
실천하는 작은 삶 - 그래도 살아갈 것이다 근래 들어 세간에 독서의 중요성과 독서하는 방법들이 난무하고 있다. 그 가운데 내가 뽑은 최고의 독서법은 ‘서삼독(書三讀)’이다. 이 땅의 참 스승이셨던 신영복 선생님의 고운 모습이 새삼 그립다. 나는 학생들
이현옥   2019-12-31
[이병초의 '맑은 시비평'] <이병초의 '맑은 시비평'> 12. 노루 - 정동철
노루 눈이 펑펑 내렸으면 좋겠다. 지금쯤이면 함박눈이 펑펑펑 두세 번은 내렸어야 옳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싸락눈조차 내리지 않는다. 하늘의 일을 삐뚜루 바라보며 들먹일 계제가 나는 못 된다. 하지만 눈으로 온통 뒤덮인 눈부신 아침을 파먹듯 비스듬한
이병초   2019-12-26
[JB 작은도서관] <작은 도서관> 47. 영화 『로제타』 / 잔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오늘도 달리고 있는 로제타, 로제타 나는 이 지면에 웬만하면 1작가 1작품 혹은 1영화감독 1영화를 다루고자 했다. 그런데 맘먹은 대로 이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 영화에서 이 룰이 더 지켜지지 않았다. 테오 앙겔로풀로스 감독과 오늘 다시 쓰게 된 다
이현옥   2019-12-24
[이병초의 '맑은 시비평'] <이병초의 '맑은 시비평'> 11. 생은 아름다울지라도 - 윤재철
인간사와 관계없이 자연 생태는 제 나름의 질서를 지키면서 생멸한다. 계절을 따라 새잎을 내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듯 자연 생태의 부분인 인간의 몸도 이 질서 속에서 오늘을 산다. 하루도 쉽지 않은 인간사에 시달리면서도 몸은 제 할 일을 묵묵히 추린다
이병초   2019-12-19
[JB 작은도서관] <작은 도서관> 46. 영화 '자전거 탄 소년'/ 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고통 없는 성장은 불가능한가. 나는 2016년 1월부터 내 컴퓨터에 엑셀 파일명 “이현옥(읽고 보고 듣고)” 에 잡동사니들을 입력해 왔다. Sheet1에는 읽었거나 읽어야 할 책들, Sheet2에는 보았거나 장차 볼 영화, Sheet3에는 읽었거나 봤
이현옥   2019-12-17
[이병초의 '맑은 시비평'] <이병초의 '맑은 시비평'> 10. 열꽃 - 전홍준
열꽃 전홍준 시인. 당신의 시를 읽으면살맛, 말맛이 납니다.말하지 않고는 못 배길 절실함도 없이그냥쟝 나열된 시의 엄숙성, 진지성, 심각성을단번에 털어내버린 시의 어법은메신저와 SNS로 박음질당하다 못해거기에 유폐되다시피 한 시들이 매료될 법한언어 미
이병초   2019-12-12
[JB 작은도서관] <작은 도서관>45. 책 '당신이 계속 불편하면 좋겠습니다' / 홍승은
이 땅의 딸들에게 나는 명절은 물론 제삿날이 불편하다. 시댁 식구들 행사에서 특히 그렇다. 혼인 생활 25년이 지났으니 이제 만성이 되어 참을 만하지 않느냐고 묻는 분들도 있다. 가사노동은 여전히 불평등하지만, 요 몇 년 사이 그것 외에 또 다른 한
이현옥   2019-12-10
[이병초의 '맑은 시비평'] <이병초의 '맑은 시비평'> 9. 꽃의 자술서 - 신정일
시는 감춤의 미학을 옹호한다. 주제의식을 강하게 피력할 이유가 없는 한 시적 상황을 굳이 설명하지는 않는다. 시의 기본에 해당되는 이 전제가 시 질서 전체에 영향을 주는 것은 물론 아니다. 시가 가진 다양한 장치와 신축성은 놀랍기 그지없기 때문이다.
이병초   2019-12-05
[JB 작은도서관] <작은 도서관> 44, 영화 『리스본행 야간열차』 / 빌 어거스트
당신은 어느 열차에 탑승하고 있습니까? 십 몇 년 전인지 확실히 기억나지는 않는다. 탤런트 배용준이 출연하여 열풍을 일으켰던 드라마 배경을 쫓는 욘사마 여행이 일본 아줌마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었다. 나는 당시 그 상황이 이해가 가질 않아 고개를 갸
이현옥   2019-12-03
[이병초의 '맑은 시비평'] <이병초의 '맑은 시비평'>8. 길들여지지 않는 시
길들여지지 않는 시 시인은 자신의 일상과 밀착된 것을 형상화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데 이게 말처럼 쉽지 않다. 가장 잘 알고 있다는 함정은 시적 객관화의 실패로 이어지기 일쑤인데 시의 주된 대상이 자신의 몸일 때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그런데
이병초   2019-11-28
[JB 작은도서관] <작은 도서관> 43. 책 '끝과 시작' /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나도 한때는 시인이 되고 싶었다 폴란드의 시인이며 1996년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비스와바 쉼보르스카는 22세에 「단어를 찾아서」라는 시를 「폴란드 일보」에 발표하면서 문단에 입문한 작가다. 성별은 여성이다. 그녀는 첫 시집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부
이현옥   2019-11-26
[이병초의 '맑은 시비평'] <이병초의 '맑은 시비평'>7. 빈집2 - 문태준
다섯 개 문장과 두 연으로 짜인 짧은 시. 제목은 '빈집' 이지만 이 시는 독자가 마음 속에 품고 사는 고향집을 떠올리게 하는 놀라운 현상을 보여준다. 화자가 빈집에 들어서서 들려주는 목소리는 소박하고 차분하다. 가까운 친구에게 속내를
이병초   2019-11-21
[JB 작은도서관] <작은 도서관> 42. 영화 '그을린 사랑' / 드니 빌뇌브
삶의 불가해성 -이렇듯 잔혹한 스토리- ‘조란 지브코비치’라는 작가가 있다. 그는 유고슬라비아(현 세르비아)에서 태어나 세계대전과 내전 등의 참상을 경험한 작가다. 1999년 NATO의 공습으로 폭탄이 난무하는 현장 가까이에 살면서 공포를 잊기 위하여
이현옥   2019-11-19
[이병초의 '맑은 시비평'] <이병초의 맑은 시비평>6. 바람의 맨발
최동현, 실로 반가운 이름이다. 내가 이십대 후반, 문단이 뭔지도 모르고 날 뛸 때에 그를 만났다. 그는 시인이었고 어떤 일에도 걸림새 없는 헌헌장부였으며 시가 아닌 짧은 글에도 갈라진 땅의 아픔을 밑그림처럼 펼쳐보이곤 했다. 부조리한 세상에 눈비음하
이병초   2019-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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