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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소비자 상품 구매의 읍각부동(邑各不同) - 서문교의 '소비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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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4.18  16:4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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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소비자 상품 구매의 읍각부동(邑各不同)

 

빅데이터 플랫폼 서비스 업체가 조사한 내용에 의하면 2023년 1분기 해외여행에 관한 온라인상 언급량은 약 32만건으로 2022년 4분기 대비 25% 증가했다고 한다. 코로나19로 인한 제한이 완화되고 해외 입국 규제가 해제되면서 그동안 해외여행에 대해 느꼈던 갈증을 반영한 수치로, 여행의 일상화가 확산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필자가 평소에 친하게 지내는 동료 교수님들도 해외여행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는지, 얼마 전부터 여행 모임을 만들자는 의견이 나왔다. 실천력이 빠르신 분들이라 바로 여행에 필요한 돈을 모을 수 있는 모임 통장을 만들었고, 매달 일정 금액을 입금해 특정 기간까지 목표 금액을 모으기로 하였다.

다음으로 여행지를 선택하는 논의를 진행했는데 한 분이 특정 해외 지역을 가고 싶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그 이유는 해당 지역이 겨울에 눈이 많이 오고, 하얗게 눈 덮인 세상을 구경하고 싶어서였다. 그에 비해 필자는 경험해보지 못한 다양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지역을 말했으며, 다른 교수님들도 각자 자신이 선호하는 여행 지역에 대한 의견을 그동안의 여행을 추억하며 제시했다.

 

이렇게 여행 상품에 대한 의견이 사람마다 다르듯 소비자는 특정 대상을 구매할 때의 속성이 다르게 적용된다. 마케팅 이론에서는 피시바인(Fishbein)의 다속성 태도 모델(multi-attribute attitude model)에서 다루는 내용으로, 소비자의 구매 대상은 여러 속성을 지니고 있는데 이들 속성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구매 여부의 태도가 형성된다고 주장했다.

쉽게 설명하면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하겠다는 태도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구매 대상마다 속성에 따른 점수를 매기고, 그에 따른 중요도의 가중치를 부여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여행 상품을 구매하기를 원한다면 소비자는 여행 상품 선택 시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정, 지역, 가격 등의 속성들의 기준을 만든다. 다음으로 소비자가 생각하기에 여행 상품의 가격이 다른 속성에 비해 중요하면 가격 점수에다 높은 가중치를 부여하고, 지역이 다른 속성에 비해 중요하지 않으면 지역 점수에다 낮은 가중치를 부여한다. 이렇게 가중치를 포함한 구매 대상 여행 상품 후보들에 점수를 부여하다 보면 내가 구매하고 싶은 여행 상품이 어떤 것인지 결정된다는 것이다.

 

한편 중요도의 가중치는 신념의 강도라고 표현하며, 소비자의 과거 경험, 외부의 정보, 추론 등에 의해 주관적으로 결정한다. 필자가 여행지를 선택할 때 경험해보지 못한 다양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여행지를 선호하는 이유는 과거의 여행 경험에 의하면 음식이 맛있는 지역의 여행은 항상 기억에 오래 남았기 때문이다. 결국 경험해보지 못한 다양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여행지는 여행 상품 선택 시 가장 중요한 가중치가 부여된 속성이 된 것이다.

물론 다속성 태도 모델은 소비자의 모든 구매 현상을 설명하기에 한계점이 분명하다. 여러분도 과거에는 정말 많이 사고 싶었는데 시간이 지나 생각해보면 ‘그 제품을 왜 사려고 했지?’라는 생각이 드는 경험이 있을 것이다. 즉, 구매를 원하는 태도가 형성된 시점과 구매를 행동하려는 시점에서 태도의 차이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데, 다속성 태도 모델에서는 설명하기가 어렵다.

또한 만약 상품 구매 시 가족이나 친구와 같은 주변인들이 이 상품이 ‘좋다 또는 나쁘다’라는 의견을 제시한다면 아무리 내가 구매하고 싶은 상품이라도 망설여지게 된다. 결국 소비자는 타인들의 영향력에 의해 자신들의 소비 행동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 역시 다속성 태도 모델에서는 설명하지 못했다.

 

읍각부동(邑各不同)은 ‘읍(邑)마다 규칙이나 풍속이 같지 않다는 뜻으로, 사람마다 의견(意見)이 서로 같지 않음을 의미’한다. 앞서 언급한 필자의 여행 모임의 선호 지역이 사람마다 다르듯이 상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기준이 각자 다를 수밖에 없다.

판매자들은 이를 이용해 소비자의 중요도를 변화시켜 자사 제품에 유리하도록 적용한다. 예를 들어 치킨을 구매할 때 이전의 소비자들은 맛, 배달 시간, 튀김 기름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특정 업체의 경우 자신들이 사용하는 닭은 동물복지 인증을 받았다는 사실을 강조함으로써 기존의 속성과는 다르게 닭의 사육 방식으로 소비자에게 자사 제품에 대한 태도를 긍정적으로 만들고 있다.

결국 소비자는 현명한 소비를 위해서는 구매의 정확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여기에 시간을 두고 고민을 하고 주변 사람의 평가를 귀 기울이게 된다면 불필요하거나 잘못된 소비 행위를 충분히 막을 수 있다. / 서문교 성균관대학교 객원교수

  

   
글쓴이 서문교 교수는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 및 글로벌창업대학원 객원교수이며, 한국경영교육학회 상임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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