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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초의 '맑은 시비평'] <이병초의 '맑은 시비평'>40. 청국장반대기 - 박기영
박기영 시인의 『맹산식당 옻순비빔밥』은 귀한 시집이다. 사람만큼이나 사람의 행위를 소중하게 여기는 그의 시편들은 분단 이전의 삼천리강산을 품고 있다. 시단에 만연한 번역 어투를 아예 모른다는 듯 우리말 본래의 쓰임새를 표면화 한 시편들 속엔 ‘나’와
이병초   2020-07-06
[이병초의 '맑은 시비평'] <이병초의 '맑은 시비평'> 39. 섬진강11 - 김용택
섬진강11 형님. 새벽어둠이 방충망을 빠져나가다가 아귀 안 맞는 문짝 귀퉁이에 걸려 나방처럼 파닥입니다. 참새들이 목 이슬을 터는지 제 머리맡이 소란스럽습니다. 1982년 부정기 무크지 『꺼지지 않는 횃불로』에 발표된 시편들로부터 『섬진강』, 『맑은
이병초 시인   2020-06-29
[이병초의 '맑은 시비평'] <이병초의 '맑은 시비평'>38. 쉬! - 문인수
시는 진술을 꺼린다. 운율과 비유, 이미지 등으로 형상화되어 사람의 기억 속에 잠든 감각을 흔들어 깨우는 예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의미가 시 전체를 아우르지는 못한다. 자유시의 형태가 다양해져서 영역이 광범위해진 데다 “좋은 시”는 진술이나 시적
이병초   2020-06-22
[이병초의 '맑은 시비평'] <이병초의 '맑은 시비평'>37. 장대비를 가르는 법 - 안성덕
장대비를 가르는 법 안성덕의 시는 문명사회가 잃은 것이 무엇인가를 묻는, 문명의 이중성을 거절하는 불온성에서 발화된다. IT산업이 가진 금속성, 환각성 등에 시의 초점을 맞추기보다 삶의 건강한 행위에 애정을 보인 안성덕의 시는 첨단의 방법론이 무색하리
이병초   2020-06-15
[이병초의 '맑은 시비평'] <이병초의 '맑은 시비평'> 36. 내 살던 뒤안에- 정 양
내 살던 뒤안에 - 정 양한 편의 시에 전율과 감동이 한꺼번에 올 수 있을까. 정서적 충격과 경이감을 뚫고 역사처럼 생명력을 가질 수 있을까. 정양 시인의 「내 살던 뒤안 뭏 읽은 뒤 나는 그럴 수 있다고 믿었다. 인간 행위의 구체적인 정황 속에서 시
이병초   2020-06-09
[이병초의 '맑은 시비평'] <이병초의 '맑은 시비평'> 35. 새말, 낡은 집3 - 홍은택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을까. 세상에 몸과 마음을 내주었어도 되레 낯설어지는 오늘을 반납하고 시인은 옛집 뒤꼍에 있는 우물로 돌아가고 싶었을까. 옛집으로 가는 승차권은 어제 매진되었을 텐데, 우리 모두는 실향민이라는데 어쩌자고 시인은 기억 속의 우물을 여
이병초   2020-06-01
[이병초의 '맑은 시비평'] <이병초의 '맑은 시비평'> 34. 거미집 - 장현우
거미집 무욕의 시학이란 말이 있다. 문명성의 담론에 편승하지 않겠다는 시학으로 읽히거나 자본의 불순한 징후를 포착하겠다는 전략적 시 쓰기와도 거리를 두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시의 화두가 사회이든 자연이든 무의식이든 그것을 오래 궁구하되 자연과 삶을 있
이병초   2020-05-26
[이병초의 '맑은 시비평'] <이병초의 '맑은 시비평'> 33. 오월, 무덥던 날
그날, 1980년 5월 27일 새벽- 시민군을 떼죽음으로 내몰 계엄군의 진압작전을 예감한 윤상원은 전남도청에 남은 어린 학생들을 모아놓고 말했다. “너희들은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보았다. 이제 너희들은 집으로 돌아가라. 우리들이 지금까지 한 항쟁을 잊지
이병초   2020-05-15
[이병초의 '맑은 시비평'] <이병초의 '맑은 시비평'>32. 휴식
휴 식 늙고 병든 가구에 닿은 시의 눈길이 따뜻하다. 풀섶에 자잘하게 핀 꽃들을 아끼듯 가구들에 말을 건네는 목소리는 살갑다. 소외라는 말이 생기기 전부터 소외되었을 이력들 마음이 펴지지 않아서일까. 남들 일할 때 나도 일하고 남들이 쉴 때 나도 쉬는
전북포스트   2020-05-11
[이병초의 '맑은 시비평'] <이병초의 '맑은 시비평'> 31.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 황지우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이 시는 1983년에 출간된 황지우 시집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에 수록되었다. 시의 배경은 영화관이다. 관객은 영화가 시작되기 전에 다소곳이 애국가를 먼저 들어야 했다. 시대착오적인 이 촌극은 1971년 3월 1일, 박정희
이병초 시인   2020-05-04
[이병초의 '맑은 시비평'] <이병초의 '맑은 시비평'>30. 나는 누구인가 - 정영길
나는 누구인가몸과 마음을 둘 데가 없어서 “그림자마저 외상이었”(「이상, 날다」)던 청년. 오랫동안 가난을 숙명처럼 애무했을 사나이. 세상과 도저히 친하지 않은 그가 화두를 던졌다. 나는 누구인가. 여기가 저긴가저기가 여긴가 여기도 저기도 아닌이곳에서
이병초 시인   2020-04-27
[이병초의 '맑은 시비평'] <이병초의 '맑은 시비평'>29. 못다 핀 꽃 한 송이- 김수철
못다 핀 꽃 한 송이 운동권 노래가 대학가를 달궜던 1980년대에도 나는 김수철 음악을 자주 들었다. 그런데 나는 김수철의 음악세계를 잘 모른다. 아직도 많은 이들이 즐겨 부르는 「못다 핀 꽃 한 송이」를 창작하게 된 동기가 무엇인지는 더더욱 모른다.
전북포스트   2020-04-21
[이병초의 '맑은 시비평'] <이병초의 '맑은 시비평'>28. 잊을 수 없는 당신 - 이병초
강의를 할 수 없었다. 2014년 4월 17일 오전, 팽목항 바닷물에 갇혀 고교생들이 죽어가고 있었다.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18세의 꽃송이들이 속절없이 숨 끊어지고 있었다. 강의실에서 말을 더듬는 내 태도에 학생들은 숙연했다. “나를 믿지 말라.
이병초   2020-04-13
[이병초의 '맑은 시비평'] <이병초의 '맑은 시비평'>27. 풍장(風葬) - 황동규
풍장(風葬) - 황동규 죽음, 그것도 자신의 죽음은 낯설다. 자신의 시신을 바람에 맡겨달라는 당부는 더 낯설다. 애증의 심경이 교차되기는커녕 제 주검을 딴 주검 대하듯 화자의 태도는 무덤덤하다. 제 목숨을 무기로 내놓는 불행한 시대의 징후를 “검색이
이병초   2020-04-07
[이병초의 '맑은 시비평'] <이병초의 '맑은 시비평'>26. 오늘부터 좋겠네 - 이 안
오늘부터 좋겠네 - 이안 서로 모르는 두 사람이 뜻을 이뤄 가정을 꾸리는 일은 아름다운 일이다. 욕망의 존재인 각자가 자신을 비우고 서로 한 곳을 바라보는 지점은 ‘나’가 아닌 우리로 응결됨을 뜻한다. 하늘의 축복임이 분명한 이 인연의 결실은 인간사를
이병초   2020-04-01
[이병초의 '맑은 시비평'] <이병초의 '맑은 시비평'> 25. 파도 소리가 들리는 책장 - 서 하
책장을 정리하다가 파도소리를 듣는 시인이 있다. 높낮이가 다른 책들이 손에 잡히는 순간 접신(接神)하듯 “성대가 없는 활어”가 건져지기도 한다. 시는 삶의 가까운 곳에 있으며 시의 상상력이란 것도 일상을 재해석하는 지점에서 촉수를 빛낸다는 것을 보여준
이병초   2020-03-24
[이병초의 '맑은 시비평'] <이병초의 '맑은 시비평'> 24. 무등을 보며 - 서정주
서정주의 시가 한국 근대시사(近代詩史)의 영욕(榮辱)임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천재성이 유별나다고 평가받는 작품들로부터 친일시, 독재자들을 찬양한 시에 이르기까지 그의 시편들은 충격으로 다가온 경우가 많았다. 나는 그의 시 일부를 아끼는 편에 속한다
이병초   2020-03-18
[이병초의 '맑은 시비평'] <이병초의 '맑은 시비평'> 23. 바이칼호수 - 신재순
바이칼호수꿈은 현실의 또 다른 세계다. 어제와 오늘이 뒤섞이듯 현실과 미래가 맞물려 있기 일쑤이고 나이조차 숫제 무시한다. 하지만 꿈속의 세계는 뭐든 이룰 수 있는 해방구이다. 현실은 하고 싶은 것보다 금기가 더 많은 불평등한 세계이므로 꿈은 아주 오
이병초   2020-03-11
[이병초의 '맑은 시비평'] <이병초의 '맑은 시비평'> 22. 사랑 - 기형도
사랑 왜 그 사람을 사랑했는지 묻지 말자. 어떡하자고 아직껏 보고 싶은지 알려고도 하지 말자. 사랑은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므로, 목숨을 거는 일이므로 이유가 필요치 않다. 무작정 그 사람에게 쏟았던 눈길, 무작정 더워지던 숨소리, 살갑던 손길이며, 잊
이병초   2020-03-04
[이병초의 '맑은 시비평'] <이병초의 '맑은 시비평'> 21. 그늘의 임대료- 김성철
그늘의 임대료 가난과 실직과 실연, 소외 등의 중압감에 시달리는 김성철 시의 상상력은 예술적 치열성에 목말라하는 청춘의 주소지를 보여준다. 삶이 선물한 피치 못할 사정들을 견디며 언어의 씨앗을 찾고 골라냈을 시의 가지런한 숨소리, 그의 첫시집 『달이
이병초   2020-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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