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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초의 성장통] <이병초의 맑은 시비평>5. 알불
알 불 오탁번(1943~)의 시집 『알요강』(2019, 현대시학)을 만났다. 어디 한 군데 틀어짐 없이 반듯하고 소소한 삶의 모습에 정답게 다가서되 부조리한 사회현실을 알랑똥땅 넘어가지 않는 그의 시편들은 예스럽고 친근하면서도 맵다. 특별하지 않고 잘
이병초   2019-11-07
[이병초의 성장통] <이병초의 성장통>17. 비 오는 날 5 <끝>
5. 필수의 얘기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편지 내용으로 봐서 자신이 외로운 처지라거나 갈 곳이 없어서 그녀 생각이 났던 것은 아닐 터였다. 돈을 주고 그녀의 몸을 탐했고 휴가 나온 친구들을 그녀에게 들이밀었을지라도, 외상 거래의 뒷전에서 정이 싹튼
이병초 시인   2019-05-15
[이병초의 성장통] <이병초의 성장통>17. 비 오는 날 4
4. 하여간 고것덜 군대서 얼매나 고생혔것소잉, 만나자마자 막걸리나 삼겹살에 소주로 목을 축임서 짜식들이 까는 이빨을 다 들어줬습죠.155마일 철책 앞에 서봐야 인생을 안다, 공수훈련인가를 마치고 비행기서 낙하산 타고 땅에 떨어져봐야 인생의 비릿한 쾌
이병초 시인   2019-05-13
[이병초의 성장통] <이병초의 성장통> 17. 비 오는 날 3
3. 근디 나는 그 즘에 맘먹은 것이 있어서 영어공부를 시작혔구만요. 젊은 사람이 꿈이 없으면 쓰냐고 김 양이 가르치더랑게요.중퇴 학력 가꼬는 암껏도 못헌다, 시방이라도 공부를 허능 거시 돈버는 것이다, 야간핵교도 있고 야학이란 것도 있응게 두 눈 깍
이병초 시인   2019-05-10
[이병초의 성장통] <이병초의 성장통>17. 비오는 날 2
2. 김 양은 나와 내 친구들을 상대해준 여자였습죠. 나보다 열 살은 더 먹어 보였지만 나긋나긋헌 허리맹키로 몸에 군살이 별로 없었는디 배시시 웃을 때마동 얕은 화장기 먹은 양쪽 볼에 보조개가 살짝 패였습죠.열아홉 살 때 그녀를 처음 만났는뎁쇼. 여자
이병초 시인   2019-05-08
[이병초의 성장통] <이병초의 성장통>17. 비 오는 날1
1. 필수에게서 편지가 왔다. 작달막한 키에 얼굴이 거무튀튀했던 놈. 주먹이 너무 세서 권투부 애들도, 우리들보다 두어 살 더 먹은 야구부 애들도 필수 앞에서는 말을 조심했다. 녀석은 우리 집에서 고구마 캘 때면 쫓아와서 쇠스랑질을 해댔고 나락 벨 때
이병초 시인   2019-05-03
[이병초의 성장통] <이병초의 성장통>16. 내 그림자 3
3. 그게 아니었다. 선생님은 가방을 왜 땅바닥에 질질 끌고 다니는지를 묻지 않았다. 너 학교 다니기 싫지? 이러지도 않았다. 어디 아픈 데는 없냐고 내 이마에 손을 갖다가 댔던 것이다. 이거 뭐가 이상하게 돌아가는데...?이 느낌이 드는 순간 선생님
이병초 시인   2019-05-01
[이병초의 성장통] <이병초의 성장통>16. 내 그림자 2
2. 학교 가는 게 나는 물론 싫었다. 숙제하기도 싫었고 선생님께 매 맞는 것도 지겨웠다. 멍청하면 꾀라도 있어야 한다는 말부터, 가난한 집 아이가 머리는 영리하다는데 너는 대체 왜 이러냐는 말까지 무밥처럼 싫었다.멍청한데 어떻게 꾀가 생길 수 있는지
이병초 시인   2019-04-29
[이병초의 성장통] <이병초의 성장통>16. 내 그림자 1
1. 연애다운 연애도 못 해보고 멍든 세월이 비단 내 사정만은 아니겠지만 전북대 근처 모 고시학원에서 수업할 때의 일이다. 키가 작고 못 생겨서 여자에게 딱지 맞는데 이골 난 나는 이번만큼은 얼병이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줘야겠다고 단단히 각오하고 있을
이병초 시인   2019-04-26
[이병초의 성장통] <이병초의 성장통>15. 집 3
3. 그러던 나비가 잡혔다. 품 팔러 온 길수 아제가 헛간에서 산태미를 들고 나오는 데 쥐를 입에 문 나비와 맞닥뜨린 것이었다. 아제는 산태미를 던져 나비를 덮쳤다. 우리 집 사정을 환히 알고 있는 아제는 괭이로 나비의 목을 누른 뒤 나일론 끈을 나비
이병초 시인   2019-04-24
[이병초의 성장통] <이병초의 성장통>15. 집 2
2. 증조부 제삿날 사당동 고모가 무심코 얘기를 던졌다. 할머니가 홧병으로 쓰러진 뒤 끝내 못 일어나고 돌아가신 연세가 쉰한 살. 논보다는 밭이 많았다는 우리 집은 밭이 사십 마지기가 넘었고, 논은 스물다섯 마지기 정도였다고 했다.고모들 얘기에 따르면
이병초 시인   2019-04-22
[이병초의 성장통] <이병초의 성장통> 15. 집 1
1. 초가집엔 전깃불이 들어오지 않았다. 부엌은 낮에도 조금 침침했다. 밥을 하는 검정솥은 벽에 바짝 붙여 걸었으며 그보다 작은 국솥은 벽과 두 뼘 간격을 두고 걸었는데 벽과 국솥 사이에는 주둥이가 길쭉한 식초병이 항상 놓여 있었다. 뒷문 위쪽에 쪽창
이병초 시인   2019-04-19
[이병초의 성장통] <이병초의 성장통> 14. 미리 짜놓은 각본 6
6. 노규는 등을 벽에 간신히 기대고 있다. 얼굴은 노오랗다. 밥은 잘 먹냐고 묻자 띵띵 부어오른 제 배를 가리키며 수돗물 냄새가 나서 보리차도 못 넘긴다고 한다.이 고비만 넘기면 격포에 가자, 해삼과 낙지를 안주 삼아서 채석강의 풍광을 소주에 타먹고
이병초 시인   2019-04-17
[이병초의 성장통] <이병초의 성장통> 14. 미리 짜놓은 각본 5
5. 우리는 당황했다. 결투장에 적힌 약속을 지켰네 안 지켰네를 따질 계제가 아니다. 단 둘이 저 열댓 놈들을 상대해야 한다. 하지만 얼마나 버틸 것이냐. 무협지에서는 혼자 백오십 명도 상대했다지만 그런 어마어마한 내공이 우리에겐 없다.싸움터가 넓든
이병초 시인   2019-04-15
[이병초의 성장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