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사랑은 / 김남주

배운 것도 많지 않고 특별한 능력이 없어 조그마한 공장(회사)에 들어간 사람이 있다. 열심히 일했고 사장도 사원을 가족처럼 대했다. 조그만 철강 프레임을 만드는 회사였는데 어려운 시절이 있어 사원들이 급여를 반납하고 똘똘 뭉쳐 회사를 살렸다고 한다. 모든 것이 공개되어있고 사장님과 가족들도 사원들과 똑같이 일하며 비슷한 급여를 가져간다고 한다. 그 친구는 일요일도 스스로 회사에 나간다. 오라는 사람 없는데 밤에도 나간다. ‘왜 그러냐?’ 물으면 갑자기 좋은 생각이 떠올라 “그렇게 시도해 보려 한다.”라고 답했다. 생산방법이 바뀌고 기계의 생김새도 바뀌니 공장 전체의 생산성이 높아져서 급여도 많아졌다고 한다. 가장 좋은 점은 늘 웃으면서 일하고 서로를 걱정하며 지금 받는 보수에 만족하며 산다는 점이다.

겨울을 이기고 사랑은

봄을 기다릴 줄 안다

기다려 다시 사랑은

불모의 땅을 파헤쳐

제 뼈를 갈아 재로 뿌리고

천년을 두고 오늘

봄의 언덕에

한 그루 나무를 심을 줄 안다

사랑은

가을을 끝낸 들녘에 서서

사과 하나 둘로 쪼개

나눠 가질 줄 안다

너와 나와 우리가

한 별을 우러러보며

-김남주, 「사랑은」, 전문.

위의 내용은 경상남도에 있는 철 와이어를 만드는 회사였다. 규모가 큰 회사는 아닌데 그 분야에선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회사였다. 현수교(懸垂橋)에 필요한 제품을 생산하는데 다리 상판을 들어 올려 지탱하는 철 와이어를 생산하는 기업이었다. 근로자들 모두 하나같이 제 일처럼 열심히 했고 사장님 또한 함께 어울려 일하고 족구(足球)하고 식사하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사과 하나 있으면 둘로 쪼개어 함께 나눌 수 있는 분위기였고 모든 사람이 오직 회사의 발전에 눈을 맞추고 있다. 이유는 회사가 곧 나이기 때문이다.

풀포기조차 없는 불모의 땅일지라도 자신의 뼈라도 갈아 재를 삼더라도 봄을 기다릴 수만 있다면 참을 수 있다. 기꺼이 한 그루 나무를 심을 수 있다. 누구나 그런 마음이다. 중요한 것은 직은 것 하나라도 “둘로 나눌 수 있는” 마음이다. 그렇다면 잘생긴 자본주의를 위해 생산성 향상보다 ‘고운 마음’을 함께 간직하는 것이 더 중요한 셈이다. 너와 나 그리고 우리가 한 별을 우러러보는 입장이라면 너와 내가 다르지 않음이니! / 최영한 전 웅지세무대 총장

글쓴이 최영한 전 총장은 충남 논산에서 출생하여 서울대학교 사범대를 졸업했다. 경제학 박사이며 웅지세무대학교 총장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