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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아모르 쿠바, 아디오스 쿠바 Amor Cuba, Adiós Cuba!!!
일행과 달리 이번 남미 여행은 관광이나 휴양이 아니었다. 의대생 청년 게바라가 오토바이로 만나던 남미의 아픔과 꿈을 만나는 것이었다. 단 며칠로 어찌 만나랴마는 내 생각의 틀에 긍정이든 부정이든 망치질은 될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그렇다면 쿠바행은 나에게 아픈 망치질이 되었다. 그 이야기는 따로이 지면을 얻어야 하겠다. 자유여행객이라 아주 쓸모있는 여행정보도 많이 얻었다. 그만큼 고생했지만 여행사와 가이드 없이도 여자 혼자 자유여행을 와도 될 정도의 생생한 정보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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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의 맑은 하늘과 이를 배경으로 선 강주영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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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혁명이고 뭐고 달달한 이야기가 없을 수 없다. 세상이 뒤집어진들 어찌 사랑과 낭만을 포기하랴? 러시아혁명의 부대낌 속에서 지바고는 시를 쓰며 눈 내린 시베리아의 자작나무 숲에서, 열차에서, 파르티잔 속에서 라라를 얼마나 그리워했던가? 레지스탕스 투쟁 중, 카사블랑카에서의 잉그리드버그먼의 눈동자는 또 어떠한가? 사랑하는 여인을 짙은 안개 속에 떠나보내며 트렌치코트 자락을 날리며 돌아서던 험프리보가트는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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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바 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 wilk tree (쿠바 이름 '하웨이') |
카리브해의 아바나와 살사춤과 재즈에서 낭만과 사랑을 느끼지 않는다면 어찌 벗을 하랴! 섬섬옥수 긴 치맛자락을 날렸다가는 감았다 하는 깊고 푸른 카리브해는 속 깊은 여인처럼 손짓하였다. 밤 깊은 말레콘 해변에서 이룰 수 없는 사랑은 없으리라. 그런데 내 사랑 전라도 가시내는 자취도 없다. 속절없이 날숨에 탄식하고 들숨에 여행객은 하늘과 바다의 경계에 빠져든다. 누가 나에게 지우개를 다오. 사랑의 경계에서 방황하는 이들을 위해 경계를 지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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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 외관과 공연 장면. |
아바나에서의 마지막 날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 Buena Vista Social Club(멋진 여행객들의 사교클럽으로 해석해보았다.)'을 가보지 않을 수 없었다. 쇼는 밤 9시 30분부터 시작되었다. 8시에 입장해서 저녁 식사와 술을 마시면서 쇼를 보는 프로그램이다. 모니또나 럼주 2잔은 기본 비용에 포함된다.
클럽에 들어서니 아바나의 젊은 미인들은 다 모인 것 같았다. 덮고 우중충한 뒷골목에서 파라다이스에 들어선 느낌이었다. 세계 각지에서 온 여행객들과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진다. 영어가 짧은 것이 이때처럼 절망스러울 때가 없었다. 영어나 스페인어로 재즈나 살사, 카리브해, 헤밍웨이, 사랑과 낭만을 말할 수 있다면 이방의 낯선 거리애서 돌아갈 비행기표를 만지작거리지 않아도 되리라. 다행히 스페인어 오프라인 사전을 가져와 어쨌든 뜻은 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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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사의진수를 보여주는 공연 |
아바나의 모든 스타가 출연한다는 쇼는 과연 명불허전이었다. 귀에 익은 재즈, 탱고 음악이 연주되고 젊은 남녀 댄서들이 음악에 맞춰 살사, 재즈, 탱고를 추었다. 노인이다 싶은 가수가 첫 곡을 부르는데 배사메무쵸였다. "Besame besame mucho,,, 뜨겁게 사랑해주오." 연륜이 가지는 사랑의 깊은 울림에 가슴이 절로 달구어진다. 쇼가 흐를수록 무대는 격정적으로 변한다. 젊은 댄서들의 화려하고도 열정적인 춤에 눈을 뗄 수가 없다. 럼주를 들고 옆자리의 미국인들과 "아모르 아바나"를 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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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의 첫 무대. |
이윽고 각 나라의 노래자랑과 춤이 객석에서 올라온다. 우리의 자랑스러운 코리아노 여인이 "코리아노! 코리아노!"를 외친다. 진행자가 스페인어로 뭐라 하는데 아마도 악단에게 한국 음악이 가능하냐고 묻는다. 와우 강남스타일이 연주된다. 코리아노를 외친 여인이 강남스타일 춤이 아닌 막춤을 열정적으로 추어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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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럽의 안내판 앞에 선 코리안 아자씨. |
코리안 아자씨(음 좀 더 멋지게 세뇨르 코리안)도 막춤을 추어댔다. 런웨이까지는 못 올라갔는데 가장 열렬한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 이윽고 휘날레가 시작되었는데 젊은 댄서와 출연 가수가 여행객들과 같이 율동을 해주거나 짧게 나마 춤을 추어준다. 즐기고 마시는데 정신이 팔려 막상 우리 막춤 기록을 옆에 부탁하지 못했다. 어느 외국인이 찍었다 싶은데 받을 방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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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연의 휘날레. |
내일이면. 적도와 안데스고원을 찾아 에콰도르로 떠난다. 아바나의 마지막 밤은 우수에 젖다가 뜨거웠다가 가라앉으며 다시 불꽃으로 핀다.
아모르 쿠바, 아디오스 쿠바 Amor Cuba, Adiós Cuba 사랑한다 쿠바! 잘있거라 쿠바! / 한국시각 28일 0시40분 에콰도르 적도 시각 27일 10시 40분 아바나를 추억하며 강주영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