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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방직 143층 타워...노림수는...? <강찬구의 '설마'>
강찬구 기자  |  phil6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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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1.07  18:0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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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신시가지에 있는 대한방직 부지가 서서히 꿈틀거리고 있다. 대한방직이 부지 21만6463㎡를 개발법인인 ㈜자광에 1980억원에 매도하기로 합의했으며, 최근 계약금 10%를 납부하고 나머지 잔금은 내년 10월에 지급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는 것이 최근 소식이다.

나는 서부신시가지 개발이 한창 논의되고 추진되던 2002년을 전후로 전주시청을 담당하는 기자로 활동했다. 서부신시가지 개발이 구체화되던 당시 대한방직 공장 부지를 사업 지구에서 '제척'하기 위해 대한방직 관계자들이 눈물겹게 뛰었던 기억을 잊지 않고 있다.

 

   
전주의 마지막 '노른자위'로 꼽히는 대한방직 부지. 최근 개발 논란이 일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은 '다음' 지도에서 따 옴)

대한방직 간부들이 전주시와 시의회, 기자실 등을 수시로 방문해 공장이 없어져서는 안된다는 점을 설득하고 다녔다. 당시에도 공장 부지는 넓었지만 가동되는 시설은 많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었다. 물론 대한방직이 어렵던 시절에 허허벌판 한가운데에 공장을 짓고, 전주 사람들의 생계에 도움을 준 공로는 인정하지만 유난하다 싶었다.

 

대한방직의 그 깊은 속을 최근에야 이해하게 됐다. 그 땅이 10여년만 지나면 ‘금싸라기’ 땅이 된다는 것을 짐작하고 있었고, 그래서 그렇게 제척에 목을 맸던 것이었구나... 당시는 사업 지구에서 특정 지역을 제외시키는 ‘제척’이라는 말도 처음 들었고, 대한방직의 숭고하고 순수한 정신이 훼손될 수도 있다는 생각까지 했었다.

결국 전주 서부신시가지는 대한방직 공장 부지를 제척하고 추진됐다. 시간이 흘러 신시가지가 불야성을 이루는 지금도 대한방직 공장 부지는 이빨 빠진 자국처럼 불모지로 남아 있다. 전북도청 옆에 있는 전주시의 ‘마지막 노른자위’. 대한방직 부지 21만6463㎡의 공시지가가 지난 2002년 329억원이었으니 이번에 매도비용인 1980억원과 비교할 때 ‘상전벽해’ 한 것이다. 

 

이 곳이 본격 개발되기 위해서는 말 그대로 ‘산 너머 산’이다. 용도 변경이 이뤄져야 하고, 사업 승인도 받아야 한다. 전주시와 전북도의 협의 및 협력이 절대적이다. 그러나 ㈜자광은 ‘전북도나 전주시와는 협의한 바가 없다“고 하면서도 언론을 통해 개발 계획을 연이어 발표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황당한 것이 143층의 타워 건립. 143층은 국내에서 유례가 없는 것으로 123층의 롯데월드타워보다도 높다. 초고층의 타워가 인구 60만명을 유지하기 위해 끙끙 앓고 있는 전주시에 가당키나 한 것인가...? ㈜자광이 그럴만한 능력이 있느냐는 차치하고, 전주 상권의 초토화가 자명한데 그것이 이뤄지겠는가...?

 

대한방직의 노림수는 따로 있을 것이다. 대한방직 공장 부지에 대한 사회적 이슈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개발을 본격화하기 위해 바람을 잡는 것이다. 그 '노른자위' 땅이 개발된다는 것만으로도 전주에서는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거기에 ‘143층의 타워’라는 논제로 논란까지 만들어 내고 있다. 

대한방직 부지는 현재 공업용지로 돼 있다. 143층 타워를 건설하든 아파트를 전설하든 용도 변경이 필수적이다. 현재 공업 용지가 상업 용지든 주거 용지로 변경돼야 개발이 가능하다. 이 용도 변경만으로도 토지주는 막대한 이득을 얻게 된다. 국토계획법상 인구 50만 이상 도시의 도시계획변경은 기초단체장의 권한이다.

 

내가 추정하건데, 대한방직은 별도의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법적 절차를 거쳐 상업용이나 주거용으로 용도 변경된다 해도 143층 타워는 어불성설이다. ‘143층 타워’는 이슈의 점화선이다. ㈜자광은 일단 개발 바람에 불을 붙이고 있다. 사회적 논란을 의도적으로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누가 봐도 이 곳은 아파트 최적지다. 길 하나 건너 전북도청이 있고, 주변은 고급 아파트촌이다. 삼천천에 접해 있어 주변 풍광도 근사하다. 일단 개발 바람을 일으켜 용도를 변경하고 속내를 드러낼 것이다. 대한방직으로서는 잃을 것은 없다.

나는 그 들이 이 자리에 아파트를 노리고 있을 것으로 본다. 143층 타워를 내세워 상업 용지로의 변경을 시도할 것이다. 묵살될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러면서 자신들의 ‘숭고하고 순수한 의지’를 알아 주지 않는 데 대해 언론을 비롯한 각계에 호소할 것이다. 신시가지 개발 당시 ‘제척’을 호소한 것처럼...

그러다가 '감'이 무르익었을 때 자신들이 양보하는 모양새를 갖출 것이다. 상업 용지에서 한발 빼 주거 용지로 변경하는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자신들이 양보한 만큼 행정도 양보해 달라고 요구할 것이다. 그 뒤에는 부지 일부를 시민들의 공간으로 기부하고, 나머지는 아파트를 건립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다. 순전히 나 혼자 생각이지만 현실적으로 아귀가 맞는다.

 

(주)자광의 정체도 궁금하다. 자광의 모기업인 자광건설은 2012년에 설립된 회사로 자본금이 5억원, 매출액이 538억원에 불과하다. 대한방직 공장 부지 매입을 위해 지난 3월 (주)자광을 설립하고 본사도 용인에서 전주로 옮겼다고 한다. 이런 규모의 회사가 막대한 부지를 사고, 143층 타워를 얘기하는 것은 좀 공허하다.  

또 예상보다 터무니없이 적은 매입가도 의심스럽다. 이 공장 부지는 2014년말 공시지가가 평방미터당 58만3400원으로, 전체 부지 값은 공시지가만으로도 1260억여원에 달한다. 이 때문에 부동산 업계에서는 실제 거래가격이 300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그들이 밝힌 매도가는 1980억원에 불과하다. 대한방직이 이 매도가에 파는 것도, (주)자광이 많은 난관에도 불구하고 이 부지를 산 것도 일반적이지는 않다.  

 

어떻거나 대한방직은 사기업이기 때문에 이득을 추구할 것이고, 이 부지를 언제까지 이런 황무지로 방치할 수 만은 없다. 막상 용도 변경을 신청하면 전주시로서도 난감할 노릇이다. 법적 문제가 없다면 안해줄 수도 없고, 섣불리 해줬다가는 특혜 의혹에 휘말리기 십상이다. 

전주시는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 결국 관건은 시민들의 이해를 구하는 것이다. 시민들이 납득할만한 수준의 공적 환원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대한방직도 길게 보고 이 일을 시작했을 것이다. 숨을 천천히 고르면서 상황에 따라 목적을 달성해 나갈 것이다. 전주시도 신중할 밖에 없다.

그나저나 벌써부터 짜고 치는 것은 아니겠지... 내년 선거도 있고... 설마...   / 강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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