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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우유니 Uyuni, 상처의 무덤...<강주영의 '혁명로드'>
강주영  |  jbpost201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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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06  21:2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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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 우유니(Uyuni) 소금대평원

#7. 우유니 Uyuni, 상처의 무덤에서 사랑을 만난다

잉카의 전설 속 투누파(Tunupa)여신이 정인 쿠스쿠(Kusku)와의 사랑의 정한 때문에 흘린 젖과 눈물로 만들어졌다는 우유니 소금대평원! 사랑의 순수로 아득한 소금대평원! '만나는 곳' 또는 역설적으로 "닫힌 곳"이라는 뜻의 잉카 케츄아어, "우유니Uyuni "에서 너를 만나고 순수만 남긴 채 너를 보낸다.
고원의 소금평원에 태양이 쏟아질 때 하늘과 땅은 서로를 해후한다. 빛나는 소금의 결정 (結晶)들 속에서 여행자는 한 점 그림자로 박힐 뿐이다.

결정의 순수들이 눈을 뜰 수 없이 빛이 나서 바로 볼 수가 없다.  너를 사랑하던 때, 살구꽃 휘엉휘엉 피던 날, 숨 한 번 내 쉬어도 꽃이파리 날리던 날, 곱게 빚은 빛깔로 다가오던 가을의 어느날, 새하얀 눈밭에 동백꽃 붉던 날, 너는 빛이 나서 차마 바로 볼 수가 없었다. 바람의 돛대를 직시하며 앞날의 두려움에 떨면서도 새 하늘 보고자 별 빛을 우러를 때, 너는 빛이고, 나는 사랑의 길라잡이였다. 

   
 
   
우유니 소금대평원 바닥의 소금 결정(위)과 안내판 앞에서 설명하는 가이드 그레이스(아래)

지난 날의 회한도 아랑곳없이 시간 속에서 이제 떠날 것들은 다 떠났다. 오직 결정만이 남은 소금평원에 한 포기 풀의 미련조차 용납하지 않는다. 동서남북 길은 어디고 없고, 어디나 길이었다. 가면 길이었고 가지 않으면 길은 없었다. 가면 가는대로, 가지 않으면 그 뿐... 애닳을 것도, 증오하고 분노할 것도 없으리라. 사랑할 수 있으면 사랑하여야지 무엇을 망설인단 말인가? 

 

   
 
   
소금평원 가운데에 있는 소금호텔(Hotel de sal-위)과 그 곳에서의 점심 식사(아래) 

소금빛 속에서 저 멀리 안데스의 고봉들은 사라졌다가 드러난다. 항법기도 이정표도 없는 소금평원의 좌표들은 다가서면 멀어지고 멀어지면 다가선 듯하였다. 내 사랑도 언제나 드러났다가는 사라졌다. 실체가 아득한 그날들은 얼마였던가? 그리운 것들의 무덤을 우리는 얼마나 만들었던가? 한 알 한 알 빠질 것 다 빠진 결정들의 무덤으로 태양이 쏟아진다. 그래 너는 묵어서 빛이 나는 사랑이었다. 

   
 
   
우유니 소금평원의 물고기를 닮은 섬 '잉카와시'. 선인장이 가득하다. 

육신의 온갖 미련과 상처를 소금에 절인다. 미이라처럼 희노애락을 육탈한다. 다 소모해버려서 그 무엇도 남지 않은 사랑이고 싶었다. 순수의 결정만이 남은 소금평원에 이윽고 황혼이 내린다. 밤의 세계! 빛나는 것들이 숨지는 시간, 오로지 먹먹함만이 쏟아진다.

나의 눈물도 너의 상처도 숨져서, 숨져버려서 그리운 것들은 그리운대로 빛나리라. 그리운 이들의 시간 그 어디쯤에서 나 그대를 만날지 몰라! 그럼 나 그대에게 "아모르Amor" 

 

   
우유니 소금대평원에 있는 다카르 랠리 기념조형물.

어제의 세계가 오늘의 세계로, 오늘의 세계가 내일의 세계에서도 순수로 빛나는 세계! 여행자는 온갖 욕망을 폐쇄한다. 욕망을 폐쇄한 곳에서 다시 만난다. 여행자는 우유니에서 사랑을 혁명하고 혁명을 다시 혁명한다. / 볼리비아 우유니 소금평원에 서서

 

   
 
   
우유니 소금평원에 있는 암염호텔. 위는 숙소 내부.

 

<작가가 따로 드리는 말씀>

* 다음 여정은 볼리비아에서 페루로 가는 24시간 버스여행입니다. 

* 사막의 강행군과 인터넷도 전기도 없어 #6과 #7이 벌어졌습니다. 양해 바랍니다. 시간의 순서를 바꾸었습니다. 시간이 앞선 에콰도르에서 몇 꼭지와 볼리비아의 데쓰로드(Death Road 55km) 등을 뒤로 미룹니다. 우유니 소금평원과 고원의 사막이 더 강렬해서입니다.

* 여행의 뜨끈뜨끈한 실무적 정보와 해당 지역의 사회지리적 안내는 하지 않습니다. 본 기획의 의도가 여행정보의 전달이 아닌 "다른 삶과의 만남"이기도 하지만 지면이 짧기도 하고 강행군에 제 육신이 허락하지 않습니다. 다른 여행기나 여행사의 정보에서 얻을 수 없는 이야기들을 따로이 귀국 후에 전북포스트와 상의해 대담 등의 형식으로 올리겠습니다. / 강주영 편집위원

   
 
   
 
   
파노라마로 담은 우유니 소금대평원의 다양한 표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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