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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사도, 비난도 좀 지켜본 뒤에... <찬스포스트>
강찬구 기자  |  phil6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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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5.16  12: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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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대한민국 세상이 달라지고 있음을 실감한다. 우리 기억 속에서 따뜻하고 인간미 넘치는 대통령을 다시 되살리고 있다. 마땅히 이뤄져야 했던 일들이 풀려 나가는 걸 보면서 우리가 그동안 얼마나 옥죄어 살았는지를 새삼 깨치게 된다.

대통령의 인상과 태도, 행동 하나하나에 배어 있는 인간에 대한 존중과 순수성, 사람에 대한 사랑, 인선에서 보여 지는 그의 결연한 의지, 당연한 일을 당연하게 실행하는 결단력까지... 그 겨울 촛불부터 염원하던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것이라는 희망을 품기에 충분하다.

 

   
강찬구 전북포스트 발행인

이런 희망 속에서 거슬리는 것이 하나 있다. 언론의 태도다. 문 후보를 깎아 내리기 분주하던 매체들이 대통령 당선 이후 ‘용비어천가‘를 부르고 있다. 나 자신도 감동하면서 “그동안 우리가 너무 굶주렸나...?”라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이게 정상인데, 정상을 접하고 나니 비로소 비정상을 깨치게 되는 것처럼...

언론 매체들의 과도한 입발림은 불안하다. 소소한 것들까지 의미를 부여하고 전달하고 있다. 대통령에 대한 애정은 자신들만의 것인 것처럼... 국민들의 신뢰 따위는 아랑곳없다. 그들의 펜은 권력을 향해 있으므로... 틈이 보이면 또 물어뜯을 것이다. 그런 그들의 변신이 불안한 것이다.

요즘 언론의 태도들을 보면서 생각나는 사건이 있다. 언론의 저급한 속성을 얘기할 때 비유되는 사실이다. 나폴레옹이 엘바섬에서 탈출할 때 보여준 프랑스신문 ‘르 모니퇴르(Le Moniteur universel)’의 변신이다.

 

이 프랑스 혁명 영웅은 승승장구하다 러시아 원정에 실패하고, 이후 패전을 거듭하다 결국 파리가 함락되고, 1814년 엘바섬에 유배됐다. 그는 이듬해인 1815년 2월15일 섬을 탈출해 3월 20일 파리에 무혈 입성한다. 그 과정 속에서 보여준 ‘르 모니퇴르’의 헤드라인은 정말 ‘속보이게’ 변신한다.

나폴레옹이 섬에서 탈출했을 때 '르 모니퇴르'는 그를 ‘식인귀(L'anthropophage), 동굴에서 탈출'이라고 제목을 달았다. 가장 비천한 표현으로 그를 조롱했다. 그를 계속 흡혈귀(L'ogre), 호랑이(Le tigre), 괴물(Le monstre), 폭군(Le tyran)으로 비아냥댄다.

나폴레옹이 파리 외곽 180마일까지 접근할 때도 강탈자(L'usurpateur)라는 표현을 쓰지만 파리 입성 가능성이 보이자 그에 대한 태도는 급격이 수그러든다. 그의 이름인 보나파르트(Bonaparte)가 등장하고, 파리 입성이 임박한 날에는 나폴레옹(Napoléon), 파리 입성 이후에는 황제(Bonaparte L'Empereur)로 묘사된다.

그가 궁전에 입성해 권좌에 앉을 때가 되자 이 신문은 아부의 극치를 달린다. ‘높고도 귀하신 황제 폐하(Sa Majesté Impériale et Royale)께서 충성스런 백성들이 운집한 튈르리 궁전에서 밤을 보냈다.’로 격상된다.

 

그 헤드라인 변화를 우리말로 옮기면,

1) 식인귀, 동굴에서 탈출.

2) 코르시카의 흡혈귀, 후안 만에 상륙.

3) 성난 호랑이, 가프에 나타나다.

4) 야수, 그르노블에서 숙영.

5) 독재자, 리옹에 다다르다.

6) 찬탈자, 파리로부터 180마일 지점에서 목격.

7) 보나파르트, 빠르게 전진해 오나 파리 입성은 결코 없을 듯...

8) 나폴레옹, 내일 파리 입성 예정.

9) 황제 보나파르트, 퐁텐블로에 당도.

10) 높고도 귀하신 황제 폐하, 어젯밤 튈르리 궁전에 입성.

 

최근 한국 사회를 보면서 해외에 살고 있는 친구가 한마디 올렸다.

“날마다 쏟아지는 미담과 쓸데없는 미화와 자질구레한 의미 부여들을 보면 걱정이 앞선다. 자신들의 기대와 스피드에 미치지 못할 때 그에게 퍼부어질 온갖 불만과 비평이 또 얼마나 호되고 잔인할지 예상되기 때문이다. 판단도 칭찬도 조금 더 지난 후에... 꽃봉오리라도 맺힌 후에... 문대통령에게도, 한국정치에도 하나도 득이 되지 않을 듯해서 하는 말이다.”

과공비례(過恭非禮)라 했다. 칭찬도, 비난도 좀 진득하게 지켜본 뒤에 했으면 한다. 언론은 중요한 고비마다 대한민국을 지켜 온, 국민이라는 지주(支柱) 위에서 집을 고정하는 대들보 아닌가... / 강찬구 전북포스트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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