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정확히 6개월 전, 「최순실의혹과 송민순회고록, 어느 쪽에 더 큰 타격될까?」 하는 글을 쓴 적이 있었다. 당시 정치권을 뜨겁게 달구고 있던 박근혜 전대통령의 비선실세라는 최순실씨 의혹사건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대표의 안보관과 관련된 ‘송민순회고록’ 이야기였다.

당시의 글을 요약하면 이렇다.

박장우 전북포스트 주필

「몇 달전부터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는 최순실의혹은 야권에서 박근혜대통령의 비선 실세라고 주장하고 있는 최순실씨, 박정희 정권 때부터 거론됐던 최태민목사의 딸이라는 사람과 관련해서 벌어지고 있는 의혹들이다.

최순실 의혹사건이 점점 커지자 ‘모르쇠’로 바라보던 청와대의 대응도 정면 돌파로 바뀌었다. 박근혜대통령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관련자 처벌을 지시했다. 현재 검찰도 적극적인 수사를 펼치고 있다.

박근혜대통령이 검찰수사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는 주장도 제기되지만 국민들의 관심은 이제 일단 검찰 수사로 넘어간 것 같다. 전문가들은 검찰수사 결과, 최순실의혹이 청와대와 연결되는 것으로 드러나는 경우 그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 될지도 모른다는 전망도 내놓는다.

최근 발간된, 노무현 참여정부 당시 외교통상부장관을 지냈던 송민순 전 장관의 회고록은 기록 그 자체라고 평가될 정도다.

그 책 내용 중 2007년 11월21일, 유엔에서 한국정부가 북한인권결의안에 기권했을 때, 정부 논의 과정에서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이었던 문재인 더민주당 전대표가 북한의 의향을 묻자는 김만복 당시 국정원장의 제안을 수용했다는 내용이 지금 문제가 되고 있다.

문재인 전대표측은 송민순회고록 사건을 4년전의 NNL(서해 북방한계선)포기논란 때의 판박이라고 반발하고 있지만 조금은 여유로운 듯 싶다. 다시 대선 철이 되면 문재인 전대표에게 쏠리는 국민적 관심과 비난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고 대통령이 되는데 필요한 민심을 얻는 것도 힘들게 될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그랬던 박근혜 전대통령과 문재인 전대표가 지금, 해당 사건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똑같은 위기 속에 계속 또는 또 다시 내몰리고 만 것이다.

박근혜 전대통령은 헌법재판소의 탄핵소추 인용으로 대통령자리에서 쫓겨났고 뇌물수수혐의 등으로 교도소에 수감돼 본격적인 재판을 앞두고 있다. 검찰수사와 특검수사 결과 최순실이 저지른 범죄행위에 박근혜 전대통령도 직접 관련된 것으로 드러났고 법원 판단만 남겨놓은 상태다 .

그리고 문재인 더민주당 전대표의 아킬레스건이었던 송민순회고록이 또 다시 등장, 더민주당 대통령후보가 된 문재인씨를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송민순 전장관은 북에서 보냈다는 문건까지 언론에 공개했고 송민순 전장관과 문재인 후보측의 주장이 달라 급기야 진실게임으로 치닫는 상황이다.

더민주당 문재인 후보측은 제 2의 북풍사건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지만 보수후보들과 정당들의 파상공세가 결코 간단치 않다. 자유한국당은 독주체제를 형성해가고 있는 문재인후보의 사퇴를 요구하며 총력전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탄핵정국 때 당했던 것을 보복이라도 하듯 직접적인 실력행사도 불사할 태세다.

더민주당과 문재인후보측에서는 송민순 전장관을 명예훼손, 비밀누설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한다는 방침이지만 송 전장관도 만만치 않은 느낌이다. 문재인후보측에게 정말 피하기 힘든 암초가 될지도 모른다는 느낌도 없지 않은 것이다.

요즘 들어, 일부 전문가들은 박근혜 전대통령이 최순실 의혹사건이 세상에 처음 드러났을 초기에 좀 더 솔직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했더라면 오늘과 같은 신세는 면하지 않았을까 하는 주장도 없지 않다. 그리고 문재인후보측도 그때 좀 더 현명하게 대처했더라면 지금과 같은 곤혹스런 상황은 면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문후보측 주장처럼 정치적인 의도가 있는 사건이라면 별 수 없었겠지만 말이다.

어쨌든 지금 문재인후보측에게는 송민순회고록이 대권 가도를 가로막고 있는 최대 장애물이 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도 국민적 관심사가 되고 있고 말이다. / 박장우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