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전북도당이 전주종합경기장 개발과 관련, 전라도 개도 1천년 사업과 연계한 국책사업화를 공식 선언했다. 아마 전북도와 전주시의 강경한 입장으로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전주종합경기장 문제를 대선후보 공약으로 전환, 해결해보고자 하는 것 아닌가 싶다.

현재 전주종합경기장 개발문제는 전북도와 전주시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 배경에는 송하진 도지사와 김승수 전주시장 간의 신경전이 자리하고 있는 것 같고 말이다.

박장우 전북포스트 주필

양측의 갈등은 김승수 전주시장이 송하진 전임시장 재임시 결정됐던 전주종합경기장 개발방식을 전면 변경하면서 촉발되지 않았는가 싶다.

송하진 도지사는 전주종합경기장 개발에 참여하는 롯데쇼핑 등과의 법적문제가 해결되면 대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는 말도 하고 있다지만 기본적으로는 당초 결정대로 롯데쇼핑과 컨벤션센터로 개발하라는 입장인 것 같다.

물론 지역상인이나 시민단체의 여론을 바탕으로 전주종합경기장을 도시공원과 컨벤션센터로 개발방향을 변경한 김승수 전주시장도 자신의 뜻을 쉽게 굽힐 수 있는 상황이 아닌 모양이다. 전북도의회와 전주시의회까지 나서 중재 또는 조정을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는 것 아닌가.

그리고 전북도의 지원이 필요한 김승수 전주시장측에서는 송하진 도지사와의 면담도 시도하고 있지만 어떤 이유 때문인지 양측의 면담은 쉽게 성사되지 못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사실 전북도지사와 전주시장은 대한민국 대통령과 서울시장 관계 만큼이나 복잡하고 미묘한 측면도 없지 않다. 박근혜대통령은 우리나라 행정을 좌지우지하는 대통령이지만 서울시 행정만큼은 자신의 뜻대로 하지 못한다.

역대 도지사와 전주시장을 살펴보면 민선시대는 물론이고 관선시대에도 전주시장을 했던 사람들이 도지사에 오른 경우가 적지 않다. 그리고 재미있는 것은 민선시대에 도지사가 됐던 전주시장들은 현직시절 도지사로 있던 사람들을 치받고(?) 그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는 사실이다.

송하진지사는 전주시장에 당선돼 취임하자 전임 김완주시장이 가장 역점적으로 추진했던 전주경전철사업을 백지화하고 말았다. 당시 도지사였던 김완주씨 측에서는 사전에 한마디 상의도 없었다며 대노했었다.

물론 송하진시장의 당시 결단은 나중에 잘된 판단으로 평가됐다. 전국 곳곳에서 추진됐던 경전철사업이 경제성 문제 등으로 대부분 무산됐거나 골칫거리로 전락하고 말았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당시 김완주지사가 뜻하지 않게 일격을 당한 일을 놓고 지역정가에서는 자신이 전주시장으로 있으면서 강현욱 지사에게 맞섰던 것에 대한 업보로서 이야기되곤 했었다.

특히 200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는 열린우리당 공천을 받기 위해 강현욱지사와 김완주시장은 죽고살기식 물밑경쟁을 벌이기도 했었는데 당시 수세에 몰렸던 강현욱지사가 한때 무소속 출마도 저울질하다 행적을 감추는 소동까지 빚기도 했는데 지금까지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전북도지사와 전주시장간의 보이지 않는 견제의식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유종근, 강현욱 도지사 때만 해도 전주시와 완주군이 통합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았었다. 전주시의 인구가 늘어나면 그만큼 전주시장의 위세가 커진다고 본 때문이다.

그러다 김완주지사 시절, 전북도는 전주시와 완주군 통합을 적극 지원하고 나섰는데 전주완주가 통합돼 실질적인 면에 있어서 도지사나 전주시장이나 비슷하게 되다 보면 송하진시장의 도지사 도전 의지도 그만큼 껶여지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가 당시 도청 주변에서 흘러나왔었다.

민선 4기, 전주경전철사업 백지화를 놓고 김완주지사와 송하진시장이 겪었던 갈등은 별다른 문제를 야기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전주종합경기장 개발방법 변경을 놓고 펼쳐지고 있는 송하진지사와 김승수시장 간 마찰은 후유증이 적지 않은 것 같다는 이야기다.

얼마나 다급했으면 국민의당이 전주종합경기장 대선후보 공약 방안까지 들고 나섰을까 싶다. 전북도와 전주시는 너무 늦기 전에 지역개발을 위해 이해하고 협조하는 자세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박장우 전북포스트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