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간 갈등이 점점 첨예화되는 모양세다.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국민의당과의 통합이나 연대를 유도하려는 더불어민주당과 독자적인 생존이나 제 3의 방안을 모색하려는 국민의당 사이의 피하지 못할 한판 대결인지도 모르겠다.

먼저 불길을 당긴 곳은 더민주당 쪽이다. 문재인 더민주당 전대표나 우상호 원내대표는 틈날 때마다 국민의당과의 대선 협조를 강조한다. 야권이 분열돼서는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계산 때문이다. 문재인 전대표 쪽 지지도가 높아 실제 후보단일화를 한다고 한다면 자신들이 유리하다는 판단도 하고 있는 듯싶다.

반면 국민의당은 더민주당 쪽에서 연대나 통합 이야기만 나와도 경기를 앓는 정도다. 안철수 전대표의 국민지지도가 낮을 뿐더러 케스팅보트 역할에 대한 국민들, 특히 호남인들의 인식이 따라주지 못한 탓인지 국민의당 지지도도 시원찮다.

특히 전북 도민들의 국민의당에 대한 지지는 더욱 형편이 없다. 국회의원 2명밖에 되지 않는 더민주당의 절반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국민의당이다. 광주전남 주도의 국민의당에 대한 도민들의 반감도 없지 않은 듯싶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당대표 선출에 있어서도 전북은 완전히 소외된 듯한 느낌이다.

박장우 전북포스트 주필

국민의당 지지도가 낮은 데는 제 3당 자체가 근본적으로 호남인들의 성미에 맞지 않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호남은 영남과 더불어 대한민국 정치를 양분해오고 이끌어왔던 지역이다. 여당 아니면 야당이지 중간당이라는 모양세가 도민들에겐 마뜩치 않은 것 같다.

요즘 들어서는 국민의당 독자적으로 대통령선거전이 불투명해진 때문인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을 중심으로 하는 제 3지대론을 곧잘 주장하기도 한다. 새누리당에서 탈당한 비박계의 바른정당(가칭 개혁보수신당)과의 연대도 가능하다는 말이 떠돌면서 도민들의 반응은 정말 싸늘해지고 있는 것 같다.

국민의당의 위기는 근본적으로 안철수 전대표의 지지도가 급락하면서 초래되지 않았는가 싶다. 안철수 전대표는 4.13 총선 직후만 해도 문재인 전대표나 반기문 전총장도 제치고 1위를 기록하던 때도 있었다.

그랬던 안 전대표의 지지도가 탄핵정국을 거치면서 문재인, 반기문은 물론 이재명 성남시장에게도 밀리고 말았다. 이번주 반기문 전총장이 입국, 본격적으로 활동에 들어가면 안 전대표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바른정당 등장이후 국민의당은 케스팅보트 역할도 사실상 잃게 된 측면도 없지 않다. 더민주당은 한때 바른정당과 손잡고 선거연령을 18세로 낮추는 법안을 추진키로 한바 있다. 바른정당이 한발 빼면서 없었던 일이 되고 말았지만 더민주당은 국민의당 대신 바른정당과 힘을 합쳐도 국회의석 과반을 얻게 된다.

게다가 바른정당은 확장성 면에서 국민의당보다 월등할 것으로 이야기된다. 수도권 출신 의원들이 대다수인데다 영남과 충청에서도 기대치가 상당히 높다. 반기문 중심의 제 3지대 연대가 모색된다면 바른정당이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국민의당은 자체적으로도 요즘 국면이 위기라고 말한다. 독자적으로 당선 가능성이 높은 대선 후보감이 없을 뿐더러 제 3당으로서 케스팅보트 역할도 줄어든 상황이고 호남당으로서 입지도 흔들리고 있는 상태다.

전북 도민들은 국민의당이 야당으로서 선명성을 회복해줄 것을 갈망하고 있다. 툭하면 새누리당에서 탈당한 바른정당과의 연대 운운하는 것에 대해 도민들의 시각이 결코 우호적이지 않다는 사실이다. 물론 제 3지대에서 국민의당이 주도권을 쥐게 된다면 도민들의 생각도 바뀔 수 있을지 모르지만 말이다.

그리고 국민의당은 최소한 호남에서의 입지라도 확실하게 해야 한다. 그들의 말대로 반기문을 중심으로 호남과 충청이 다시 손잡는 뉴DJP(김대중 김종필)연합을 꿈꿔볼 수도 있지 않을까 해서 말이다. 현재와 같은 광주전남 출신 위주의 편향된 정당 구조로는 뉴DJP연합은 어림도 없는 소리일 듯싶다.

도민들의 입장에서는 국민의당 내 전북 존재감을 먼저 확실히 하는데서 국민의당 위기 극복방안이 찾아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인 것이다. / 박장우 전북포스트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