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굴지의 재벌그룹 총수 9명이 6일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국정조사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 할 예정이다. 증인으로 출석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허창수GS 회장(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대한민국의 재벌 총수 9명이 나란히 국회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한다. 사상 유례없는 일이다.

6일 '박근혜-최순실 국정 농단' 청문회에 나오는 재벌 총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최태원 SK그룹 회장·구본무 LG그룹 회장·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손경식 CJ그룹 회장·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전경련 회장인 허창수 GS그룹 회장 등이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발의돼 9일 본회의 표결이 예정돼 있는 만큼 이들의 발언은 탄핵 정국에 주요 변수가 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이날 청문회의 핵심은 삼성과 롯데 등 재벌이 미르와 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돈의 대가성 여부다. 돈의 대가성 여부가 확인된다면 박 대통령에게 제3자 뇌물죄 적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는 이들이 재단에 출연한 돈이 단순히 현 정권의 강압 때문만이 아니라 특혜를 약속받고 내준 뇌물로 보고 있다.

지난 1988년 5공 청문회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일해재단 자금을 전경련이 주도적으로 나서 모금한 사실과 다를 게 없다고 본 것이다.

당시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내라고 하니 내는 게 편안하게 산다는 생각으로 냈다"고 말했던 것처럼 이번 청문회에서도 돌발 발언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이날 확인해야할 의혹도 산더미다. 그중에서도 삼성이 최순실의 딸 정유라를 지원한 대가로 삼성물산 대주주인 국민연금이 막대한 손실을 감수하면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했다는 의혹은 핵심 쟁점이다.

따라서 이재용 부회장에게는 정유라씨에게 승마 관련 지원을 약속하고 그 답례로 그룹 합병과정에서 국민연금의 찬성표를 확답 받았는지에 대한 질문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정몽구 회장에게는 최순실 지인이 운영하는 KD코퍼레이션에 일감몰아주기와 최순실씨의 광고회사 플레이그라운드에 13억원의 광고를 체결하게 된 경위에 대한 추궁이 예상된다.

최태원 회장은 SK가 미르와 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111억원의 자금이 사면이나 면세점 허가와 관련이 있다는 의혹을 집중 추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사퇴 관련 의혹이 핵심 쟁점이다. 

신동빈 회장에 대해서는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출연했다가 나중에 돌려받게 된 배경을 두고 특위 위원들의 날선 질문이 이어질 전망이다. / 강찬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