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와 김제 통합론에 대한 공개적인 논의가 본격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다. 일부 전주시의원들이 지난주부터 열리고 있는 제 2차 정례회를 통해 시정질의와 자유발언을 통해 전주김제 통합론에 대한 김승수 전주시장의 의향을 묻기도 하고, 또 전주와 김제지역 정관가에 통합공론화를 공개 제안키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앞서 지난 8월과 10월 두차례에 걸쳐 정동영(전주병), 김종회(김제부안) 국회의원과 이건식 김제시장이 비공개 회동도 가졌다고 한다. 들리는 이야기로는 전주 김제 통합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는 후문이다.

박장우 언론인

전주김제 통합론 공론화를 이끌고 있는 전주시의원들은 양 지역이 통합되면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으로 주장한다. 전북의 행정수도이지만 땅이 비좁아 더 이상 발전할 수 없는 전주와 새만금과 광활한 땅을 보유하고 있는 인구감소세의 김제가 통합되면 세계적 글로벌 도시로도 발전해 갈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표명하고 있다.

사실 전주김제 통합구상은 이명박정부 시절, 대통령 소속 지방행정체제개편위원회에서 전국의 시군을 5-6개씩 묶어 광역으로 개편하는 방안으로 검토된바 있다. 전주완주와 새만금권(군산 익산 김제)을 하나의 권역으로 통합하는 것이 그 내용이다.

그러다 우선 통합 과제로 실현 가능성이 높은 전주완주 통합이 추진됐다. 그러나 전주완주 통합은 그동안 두 번이나 시도됐으나 실패했다. 역사성으로나 생활권으로나 통합해야 한다는 당위성이나 필요성이 강조됐고 두 번째 추진 때는 성사 가능성도 높았으나 무산됐다.

이번에 고개를 들고 있는 전주시의원들의 전주김제 통합론 공론화는 전주완주 통합이 무산된데 대한 반감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하는 반론도 없지 않은 것 같다. 통합을 반대했던 완주지역 주민들에게 두고 보자는 식의 보복 심리로 말이다.

그러나 전주김제 통합은 전주완주 통합과는 비교하지 못할 정도로 난제가 많을 것 아닌가 생각된다. 무엇보다 전주와 김제는 역사성이나 생활권도 전혀 다르다. 어지간해서는 하나가 되기 어려운 구조라는 이야기다.

전주와 김제가 통합된다면 지리적으로는 새만금의 끝자락인 신시도까지 경계가 뻗어가는 모양세가 될 것 같다. 일부에서는 전주가 서해바다로 뻗어나갈 수 있는 하늘에서 내린 천운을 얻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주장을 펴는 이유다.

문제는 전주김제 통합시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전주시가 동쪽 맨 끝에 위치, 통합시청사는 당연히 지리적 중심인 김제 관내에 자리 잡아야 마땅할 듯싶다. 이 경우 기존 전주시 청사 이전으로 전주시 중심은 공동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데 전주시민들이 그걸 받아들일 것인가 하는 의문인 것이다.

그리고 현재 김제시 인구는 8만8천명으로 덕진구 인구의 1/3 수준이다. 전주김제 통합시가 된다 해도 인구가 74만여명에 불과, 광역시로 승격될 수는 없다. 자연 김제시는 자치권도 없고, 정체성도 없는 통합시의 일반구 수준으로 축소돼야 하는데 김제지역 유지들이나 시민들이 그걸 용납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점이다.

그리고 전주김제 통합이 된다 해도 관리운영 상 어려움도 적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통합시의 동쪽 끝에서 서쪽 끝인 신시도까지 길이는 전북지역 동서 길이의 절반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시내버스 운행을 비롯한 제반 비용이 상상을 초월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물론 전주시에서 김제와의 통합을 위해 통큰 혜택을 전격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인구가 급격하게 줄고 있는 김제지역 주민들도 양 지역통합을 받아들이지 말란 법도 없을 듯도 싶고 말이다. 전주김제 통합론도 이건식 김제시장이 먼저 거론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전주김제 통합은 정부의 행정구역 광역화 구상처럼 전주완주가 먼저 통합되고 난 다음 단계에서 검토돼야 마땅하지 않을까 싶다. 전주완주 통합이 어렵다고 이를 건너뛰고 전주김제 통합을 시도하는 것은 당위성이나 필요성 모든 면에 있어 부합하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인 것이다.

전주시의회는 더욱 인내심을 갖고 전주완주 통합운동부터 지속적으로 전개해야 한다. / 박장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