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1일은 68주년째 되는 국군의 날이다. 1950년 10월 1일, 한국군이 남침한 북한공산군을 반격한 끝에 38선을 돌파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 지정됐다.

국군의 날에는 군의 사기진작을 위해 여러 가지 기념행사를 하고 있다. 그런데 올 국군의 날은 모병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맞게 돼 군 장병들의 마음은 어떨까 싶다.

박장우 논설위원

일단 국민들은 모병제 논란에 반대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중앙 모 언론 조사에서 응답자의 87%가 모병제에 반대했다 한다.

이번 모병제 논란은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후보군의 하나로 거론되고 있는 남경필 경기지사가 전격 들고 나왔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적지 않은 것 같다.

남경필 지사가 모병제를 주장하는 근거는 세 가지다. 현재의 인구 추세로 가면 계획된 병력 유지도 어렵다는 것이 첫째이고, 자발적 입대자에게 9급 공무원 수준의 대우를 해주면 청년 일자리도 해결된다는 것이 둘째이며, 모병제 자체가 개인의 자발성과 애국심에 기초하기 때문에 병역비리, 양심적 병역거부자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세 번째다.

남 지사의 모병제 주장에 여권 대선 주자의 하나인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은 “가난한 집 자식들만 군에 가게 될 것이다.”며 단호한 어조로 반박했다. 같은 당 정우택 의원도 “표심을 의식한 표퓰리즘 발상‘이라고 폄하했다.

얼마전 국민의당 김중로 의원도 재미있는 자료를 공개했다. 최근 5년간 4급 이상 고위공직자와 그 직계비속의 병역면제 비율이 일반인의 29배에 달하고 병역 의무 대상자 가운데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하는 남성이 연간 3천400명을 넘는데 나중에 슬그머니 우리나라 국적을 회복, 국내에 들어와 활동하는 사람도 없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비대위 대표나 김두관 의원은 남 지사의 모병제에 찬성의사를 보태고 있다. 남 지사도 유승민 의원의 반대 발언에 대해 “토론해보자”며 모병제 강공 드라이브를 유지해 가고 있다.

당장 대학생들의 반응은 모병제 찬성이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한 방송사 여론조사인데 10명중 4명은 모병제를 찬성했고 3명만 반대했다. 반대한 대학생들은 시기상조를 그 이유로 들었다.

세계적으로 징병제와 모병제는 각 나라의 군을 유지하는 두 제도인 것 같다. 그리고 프랑스는 과거 외국인 용병들로 구성된 외인부대를 운영한 적도 있었다.

만약 국민들에게 선택토록 한다면 용병제 만큼 매력적인 것도 없을 것 같다. 국민들 입장에서는 전혀 고생 안하고 9급 공무원 월급 절반만 줘도 희망하는 외국인들이 엄청 많을 것도 같으니까 말이다.

징병제니 모병제니 하는 문제보다 우리 국민들의 군을 바라보는 시각이 더욱 중요한 것 아닐까 싶다. 징병제를 실시하는 이스라엘이나 모병제를 실시하는 미국 등에서는 군에 대한 국민들의 시각이 나쁘지 않다고 한다. 그리고 전쟁에 나가 전사하거나 다치는 경우 사회적으로 극존의 대우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런데 만약 우리나라에서 당장 모병제가 실시된다면 어떻게 될까. 유승민 의원은 “가난한 집 자식들만 군대 가게 될 것”이라고 했는데 가난한 집 자식들 중에서도 할 일없고 무능한 사람들만 군대에 가게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구성된 군대가 어떻게 될까 걱정도 되고 말이다.

우리나라에서 징병제가 쉽게 포기될 수 없는 중요 이유이기도 하다. 세계적으로 우리나라 군대만큼 높은 학력을 소지한 경우도 많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인구감소로 병역자원이 크게 부족하게 될 것이라고 하는데 부족 되는 자원 만큼은 장기근무 조건의 모병제를 확대. 충원했으면 어떨까 싶다.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군대라는 사회를 경험한 이후 철이 든다고 말해지기도 한다. 특히 천방지축으로 자란 수많은 마마보이들에게는 더욱 필요한 기회가 될 것 같기도 하다. 일부러 해병대에 입대, 정신훈련을 받는 사람도 적지 않은데 부잣집 자식들도 솔선수범해서 군대에 가는 그런 군대라면 더욱 좋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다.

국군의 날이 부끄럽지 않은 대한민국의 군대가 돼 줄 것을 기대해보고자 하는 것이다. / 박장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