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지 올해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

전인지(22·하이트진로)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총상금 325만달러)에서 압도적인 우승을 일궈냈다.

전인지는 18일(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레뱅의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파71·6470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한 개를 묶어 2언더파 69타를 적어냈다.

최종합계 21언더파 263타가 된 전인지는 공동 2위 박성현(23·넵스)과 유소연(26·하나금융그룹·이상 17언더파 267타)을 4타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상금은 48만7500달러(약 5억4900만원).

전인지가 이날 기록한 21언더파 263타는 LPGA투어 역사상 메이저 최다언더파, 최소타 기록이다. 종전 최다 언더파는 1999년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의 도티 페퍼(미국)를 비롯해 총 5명이 기록한 19언더파가 기록이었고, 최소타는 1992년 베스티 킹(미국)이 LPGA 챔피언십에서 기록한 267타(17언더파)였다. 역대 남자 메이저대회에서도 제이슨 데이와 헨릭 스텐손 두 명만이 20언더파를 넘겼다.

지난해 7월 초청선수로 출전한 US 오픈에서 우승해 LPGA투어 풀시드권을 따냈던 전인지는 데뷔 시즌 준우승 3차례 등을 기록한 끝에 시즌 첫 우승을 차지했다. LPGA투어 첫승과 2승을 모두 메이저에서 기록한 선수는 1999년 박세리(LPGA 챔피언십, US 오픈)에 이어 전인지가 두 번째다.

또 전인지는 이번 우승으로 한-미-일에 이어 유럽투어 메이저대회까지 석권하는 진기록도 남겼다. 이 대회는 LPGA투어와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가 공동 개최하는 대회로, LPGA와 LET, 두 투어의 메이저대회를 겸한다. 전인지는 국내무대에서 메이저 3승, 일본 무대와 LPGA투어에서는 각각 2승씩을 챙겼다.

전인지의 우승으로 한국은 올 시즌 '메이저 무관'의 위기를 씻을 수 있게 됐다. 한국은 이 대회 전까지 치러진 4차례의 메이저대회에서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2011년부터 매년 메이저 타이틀을 차지했던 한국은 기록을 이어가게 됐다.

1라운드 공동선두에 이어 2라운드부터 단독선두를 유지한 전인지는 마지막 날도 선두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2위 박성현에 4타를 앞선 채 마지막 라운드에 돌입한 전인지는 3번홀(파4)에서 첫 버디를 낚았다. 이어 파 세이브 행진을 벌이다 8번홀(파3)에서 버디를 추가하면서 2위 그룹과의 격차를 6타차까지 벌렸다. 전인지는 전날 더블보기를 범했던 파5 9번홀도 파로 세이브했다.

후반에도 전인지의 페이스는 흔들림없었다. 안정적인 경기로 타수를 유지하던 전인지는 14번홀(파3)에서 이날 경기 유일한 보기를 범했지만 이어진 15번홀(파5)에서 곧장 버디로 만회했다.

박성현과 유소연이 막판 추격전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전인지는 남은 3개 홀을 파세이브하고 여유있게 우승을 확정지었다. 마지막 18번홀(파4)에서는 쉽지 않은 파 퍼팅을 성공시키면서 대기록을 완성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전인지 외에도 많은 한국선수들의 활약상이 도드라졌다. '톱5' 중 4위 펑샨샨(중국·15언더파 269타)을 제외한 나머지 4명이 모두 한국선수였다.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7승을 기록 중인 박성현은 '초청선수'로 출전한 이번대회에서 최종합계 17언더파 267타로 전인지에 이어 공동 2위를 기록했다.

유소연도 마지막날 5언더파의 맹타를 휘두르면서 박성현과 동타로 공동 2위에 올랐다.

김세영(23·미래에셋) 역시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이글 한 개, 버기 2개를 묶어 6타를 줄이면서 최종합계 14언더파 270타로 단독 5위에 자리했다.

지난주 LET ISPS 한다 레이디스 유러피언 마스터스에서 우승했던 김인경(28·한화)도 최종합계 12언더파 272타로 단독 6위를 마크했다.

올 시즌 5승을 기록 중인 세계랭킹 2위 아리야 주타누간(태국)은 마지막날 4타를 줄여 순위를 끌어올렸다. 최종합계 7언더파 277타의 주타누간은 브룩 헨더슨(캐나다) 등과 함께 공동 9위로 대회를 마쳤다.

세계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는 마지막 날 2오버파로 주춤하면서 최종합계 2오버파 286타로 공동 43위에 그쳤다. / 강찬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