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도내 전현직 지방자치 단체장들이 부정비리나 위법혐의로 구속되거나 재판받는 소식이 자주 전해지는 것 같다.  단순 선거법 위반 혐의자도 있지만 금전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다. 대체 언제까지 단체장들의 불미스런 일이 계속될 것인지 도민들은 답답해 하고 있는 것이다.

박장우 논설위원.

  지난 2일, 군수 재임시절 건설업자로부터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과 벌금 4000만원이 선고된 장재영 전 장수군수가 항소심에서 법정구속됐다. 장 전 군수는 증거들이 위법하게 수집됐다며 무죄를 주장하는 한편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며 항소했으나 법원에서 기각돼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장 전 군수는 재임 시절 이 같은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았고, 검찰에 구속영장 청구를 신청했으나 검찰에서 불구속 기소를 결정해 구속되는 신세는 면했었다. 그리고 1심에서도 실형이 선고됐으나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 법정구속 되지는 않았었다.  

  지난 6월, 김호수 전 부안군수는 군수 재임 시절, 브로커로부터 “하수처리시설 증설공사와 관련해 특정업체가 공사를 수주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현금 6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돼 현재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김 전 군수는 2014년, 특정 공무원을 승진시키기 위해 인사 담당 공무원들에게 관련 서류를 허위로 작성하게 한 혐의로 법정구속된 후 대법원에서 징역 1년6개월을 확정받고 지난해말 출소했으나 6개월만에 또다시 구속된 것이다.

  이건식 김제시장은 자신의 측근이 운영하는 사료 제조업체에서 생산된 사료 등 수십억원어치를 시에 부당하게 납품하게 한 혐의로 현재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사건은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돼 검찰에 수사의뢰된 것인데 검찰은 이 시장이 경제적인 후원자에게 보답하는 차원에서 해당 업체를 밀어줬다고 보고 있다. 반면 이 시장은 재판에서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김생기 정읍시장은 지난 4.13 총선을 앞두고 등반대회에 참석, 산악회 회원들에게 같은 당 후보 지지를 호소하는 등 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고, 이한수 전 익산시장은 4.13 총선에 출마하면서 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현재 각각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이들 다섯명의 전현직 단체장중 세명이나 재임중 부정비리와 관련된 혐의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김호수 전 부안군수의 공사관련 뇌물수수 혐의는 퇴임후 밝혀진 일인데 운이 좋았으면 그냥 넘어갈 수도 있었을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그리고 지금도 그렇게 부정비리 범죄를 마치 곡예하듯 비켜가고 있는 단체장들도 있지 않을까 하는 추측인 것이다.

  1995년 지방자치 부활이후 도내에서 중도하차한 민선 자치단체장은 모두 16명이나 된다. 단체장 비위현상은 전국적인 현상이기도 하다.  

  특히 임실군은 전임 군수들이 각종 비위에 얽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모두 낙마,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떨치기도 했었다. 현 심민군수도 선거법 위반 혐의로 한때 곤욕을 치르기도 했으나 벌금 80만원을 선고받고 가까스로 액운을 털어낼 수 있었다고 한다.

  도내 단체장들의 재임시절 부정비리 유혹은 두가지 측면에서 이야기되고 있는 것 같다. 하나는 돈을 쓸 수밖에 없는 선거문화이고 다른 하나는 인사권, 인허가권을 비롯한 막강한 권한이다. 공천이나 선거과정에서 필요한 돈을 권한 행사를 통해 마련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사법기관은 물론 시민단체들도 이 같은 개연성을 부인하지 않는 것 같다. 

  시민단체들은 “전북과 같이 특정정당이 독점하다 시피했던 정치풍토는 단체장의 제왕적 권력을 견제하고 감시할 기능마저 상실, 단체장들의 부정비리가 횡행할 수 밖에 없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당분간 전현직 단체장들의 수난도 계속될지 모르고 말이다.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이 이제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도내 전현직 단체장들의 수난사도 귀성객들의 최대 화두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싶다. 지방자치 무용론도 함께 안주삼아 가면서... / 박장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