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내국인 카지노 설립 문제가 또 다시 도민들의 입줄에 오르내리고 있다. 국민의당 김관영의원(군산)이 이번 주 “새만금에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샌즈 같은 복합 카지노리조트 도입을 위해 내국인 출입이 가능하도록 하는 새만금특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정치권은 물론 도민들 사이에서도 찬반논란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박장우 논설위원.

새만금카지노가 다시 불거진 것은 최근 군산지역 경제 상황과 맞물려 비롯된 것으로 전해진다. 군산경제를 지탱하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철수설, 그리고 한국지엠 군산공장 불안감 등으로 지역경제를 걱정하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이로 인해 새만금에 내국인카지노라도 유치하면 많은 일자리 창출과 함께 군산공항 건설도 긍정적으로 이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인 것이다.

김관영의원은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카지노가 새만금에 유치될 경우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측에서 상시고용인원 3만명 규모의 복합리조트 건설에 5조-10조원을 투자할 수 있다는 의향을 전달해 왔다”며 “내국인 카지노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만금 내국인 출입 카지노는 김완주지사 시절에도 여러 차례 검토된 바 있었다. 카지노 만큼 사업효과를 극대화시킬 만한 관광산업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카지노는 내국인 사용영업장인 강원 하이원리조트를 제외하고는 모두 외국인 전용카지노 시설로 분류된다. 현재 국내 17개 카지노 영업장에 직원 5000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연 270만명의 입장객으로부터 1조7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내국인카지노가 있는 강원랜드의 매출액은 국내 외국인카지노 매출액을 전부 합친 것과 엇비슷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문제는 카지노, 특히 내국인 출입 카지노에 대한 국민적 감정이 결코 좋지 않다는 점 아닐까 싶다. 폐광지역 주민들의 생존권 차원에서 허용된 강원랜드도 이로 인한 부작용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강원도 자살예방센터 자료에 따르면 강원랜드가 위치하고 있는 정선군의 자살률은 2014년 기준 인구 10만명당 47.2명으로 도내 평균 29.9명, 전국 평균 23.9명보다 두배 가까이 높다. 도박을 걱정하는 성직자들의 모임 관계자는 “강원랜드가 생긴 이후 정선에서 1천300여명이 자살했다”고 주장한다.

지난 80년대 신군부 통치시절 전주시내 호텔에도 도박기계 '파친코'가 설치되어 있었다. 아마 신군부 통치자들이 국민들에게 오락거리로 제공했던 것 아닌가 싶다. 당시 적지 않은 시민들이 파친코에 빠지는 등 부작용이 심각해지자 전격 폐쇄조치 되고 말았다.

새만금카지노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해도 좋을 것 같다. 가장 가까이에 있는 지역 주민들이 가장 많은 피해를 입게 될 것 말이다. 법적으로 아무리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한다 하더라도 도민들이 새만금카지노의 확실한 ‘먹잇감’이 될 것임은 물론이다.

국회에서 새만금 내국인카지노 설립을 위한 관련법 개정도 쉽지 않을 듯 싶다. 당장 강원랜드와 폐광촌 지역주민, 그리고 강원도 전체가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또한 김관영의원이 소개하는 마리나베이샌즈는 미국계 카지노자본으로서 이미 국내 여러 지자체에 접근했다가 서울시에게는 거절당했고, 부산시와는 현재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리고 지금 새만금이 샌즈가 던진 미끼를 뒤늦게 물고 ‘웬 횡재’냐고 어리둥절해 하고 있는 것 아닌가 싶은 것이다.

만약 내국인 출입 새만금카지노가 허용된다면 서울, 부산, 제주 등지에도 내국인 카지노가 들어설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현재 내국인 출입 카지노 유치를 희망하는 지자체가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새만금 내국인카지노, 전체 국민들의 이익을 창조하는 국민(國民)의 사업이 아니라 전북 도민들만 더욱 궁핍하게 만드는 궁민(窮民)의 사업이 되지 말란 법도 없을 것 같다는 걱정인 것이다.

국민의당과 김관영 국회의원, 미국계 카지노 자본 샌즈가 왜 이곳저곳에 내국인 카지노 미끼를 던지고 있는지 그 속내부터 꿰뚫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 박장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