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찬구 전북포스트 발행인

전북도 송하진도지사의 민선 6기 첫 국장급 인사가 이뤄진 가운데 친정 체제 구축이 두드러진다. 민선 6기는 민선 5기와는 다르다는 확실한 메시지를 보여줬다. 전반적으로는 송지사의 원만한 성품을 반영한 무난한 인사라는 평가다.

송지사는 이번 인사에서 친위 세력을 전면에 배치했다. 특히 전주시에서 전입한 서기관급 3명을 부이사관으로 승진 발탁해 요직을 맡겼다. 자치안전국장에 이기선 대외협력과장, 문화관광국장에 이지성 성과관리과장, 환경녹지국장에 한준수 세무회계과장을 임명했다. 인사와 민선 6기 핵심사업인 문화 관광, 새만금 관련 업무를 이들이 맡게 된 것이다.

송지사는 이에 앞서 이원택 비서실장과 한민희 공보과장, 백치석 홍보기획과장을 임명한 바 있다. 이들 모두 전주시에서 같은 역할을 했던 친위세력으로, 도정의 주요 직무는 모두 장악한 셈이다.

단체장이 바뀌면서 친정 체제는 예견된 일이긴 하지만 예상보다 빨랐다는 게 안팎의 평가다. 송지사의 마음이 그만큼 급하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그동안 도정이 많이 헝클어져 있다고 판단하고, 이를 빨리 정상화해야 한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급격한 친정 체제 구축에 따라 내부에서 일부 불만이 있다고는 하지만 이는 기득권의 침해에 따른 일시적 반발로 볼 수 있다.

전북도는 또 이번 인사에서 기존의 성과 중심 인사 체제를 바꿨다. 성과 중심의 인사라는 것이 결국은 인사권자의 의중이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송지사는 이번 인사에서 고시 및 비고시 출신간의 간극을 좁히고, 또 직렬에 따른 소외가 없도록 승진자를 고루 분배했다. 연공 서열을 소홀히 하지 않는 송지사의 성품이 반영된 인사다.

전북일보는 이번 인사를 ‘송 지사의 친정체제 구축을 위한 전주시 출신의 전진 배치와 전임 지사와의 선 긋기’로 요약했다.

“이번 승진 인사에서의 기준은 ‘직무성과’를 최우선 기준으로 삼았던 전임 지사 시절과는 달리 ‘승진후보 선순위자, 실국 균형과 현직급 근속기간 직무 및 조직관리 능력’등으로 삼았다. 이로 인해 그동안 직무성과 평가에 상당한 공을 들였던 직원들 사이에서는 ‘인사기준이 오락가락하고 있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전북일보 10월20일자 김준호기자>

새전북신문은 이번 인사와 관련한 내부 반응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고시 출신과 비고시 출신간 균형을 맞추고 소수 직렬 우대, 여성 배려, 연공서열 중심 인사라는 점을 높이 샀다.

“국장급 6명 가운데 3명을 비고시 출신으로 배려했고 환경직, 농업직, 농업연구직, 보건연구직, 환경연구직, 농촌지도직, 수의직, 축산직, 수산직까지 그동안 소외됐던 소수 직렬을 챙겨 무난한 평점을 받았다. 또 여성 서기관 3명을 포함한 여성 우대, 연공 서열 중심 인사도 눈에 뜨인다. 그러나 국장급 승진과 보직 인사는 자기 사람 심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새전북신문 10월20일자 임병식기자>

특히 국장급 인사가 큰 폭으로 단행됨에 따라 과장급 이하 후속 인사에서도 대규모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인사 방침은 앞으로 진행될 과장급 이하 후속 인사에도 적용될 것으로 보여 이번 인사가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직개편에 따른 인사까지 포함할 경우, 1천명에 달할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전북일보 10월20일자 김준호기자>

인사는 아무리 합리적이라 해도 내부 불만이 없을 수 없다. 인사는 서로간에 상대적이어서 음양의 양면을 지닌다. 인사권자의 의도와 취향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친정 체제 구축은 단체장의 공약 실행과 업무 추진을 위해 불가피하다. 다만 그 정도가 지나칠 경우에는 조직 내부의 신뢰를 잃게 되고, 오히려 업무의 비효율성을 불러올 수 있다.

이번 전북도 인사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하면서도 친정 체제 구축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큰 것도 사실이다. 독선적인 도정이 될 수도 있다. 송지사는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다양한 계층의 여론을 수렴해 도정에 반영해야 할 것이다. 측근들의 목소리가 커지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또 기존 전북도 간부들이 소외감을 갖지 않도록 포용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전북도의 민선 5기 풍토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