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5월 23일, 오늘은 고 노무현 전대통령 서거 7주기 날이다. 그의 고향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는 노무현재단이 주최하는 공식 추도식이 거행됐다.

이날 추도식에는 문재인 더민주당 전대표를 비롯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 등 정치권 인사들과 전국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박장우 논설위원

고 노무현 전대통령 서거 7주기를 맞아 전국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추모행사도 열렸다. 19일 전주 추모음악회, 22일 고창 추모문화제를 비롯 서울, 대전, 부산, 순천, 대구, 제주 등 곳곳에서 추모행사가 이미 개최됐고 광주에서는 오는 28일 추모콘서트가 열릴 예정이다.

노 전대통령 서거 7주기를 앞두고 김해 봉하마을을 찾는 방문객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한다. 주말이나 연휴에는 1일 방문객들이 2만명을 넘어섰다고 전한다. 노 전대통령 퇴임 직후 고향마을에 내려온 그를 보려고 봉하마을을 찾았던 인파를 연상케 하는 모양이다.

최근 공개된 노 전대통령 사저 특별관람은 예약자가 너무 많아 제한할 정도라고 한다. 무엇이 국민들로 하여금 노무현 전 대통령을 잊지 못하게 하는가.

노무현 전대통령이 국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대통령에 뽑혔다. 한국갤럽 등 조사기관마다 약간 차이는 있지만 박정희 전대통령과 더불어 국민들로부터 가장 사랑을 많이 받는 대통령이라 한다. 박정희 전대통령이 ‘업적 많은 대통령’으로서는 국민들로부터 독보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면 노무현 전대통령은 ‘가장 좋아하는 대통령’으로 자리매김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생전에 ‘바보 노무현’으로 통했다. 지역감정으로 출마해 봐야 낙선할 것이 뻔한 상황인데도 부산에서 이런저런 선거에 여러 번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에 앞서 정치인 대부분이 편하게 살고자 택했던 3당 합당 때도 노무현은 합류를 거부했다. 그가 꿈꾸었던 정의로운 모습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정치적 기반이 허약, 국회에서 탄핵 당하는 곤욕을 치러야 했다. 그리고 재임기간에는 난폭국정이니 역주행이니 하며 비난여론도 많이 받았다.

그랬던 노무현이 자신의 참 모습을 다시 찾을 수 있었던 것은 퇴임 이후 김해 고향마을로 내려온 이후 아닐까 싶다. 자전거에 손녀딸을 태우고 마을을 돌아다니는 모습은 우리네 할아버지 그 자체였다. 밀짚모자를 쓰고 농부들과 어울려서 막걸리를 마시는 털털한 행색에서 국민들은 옆집 아저씨를 발견했을 것 같다. 그가 꿈꾸었던 사람 사는 세상을 만난 것이다.

노무현 전대통령을 떠올릴 때마다 미국의 지미 카터 전대통령이 연상되곤 한다. 카터 전대통령도 대통령으로서는 성공한 대통령이라고 할 수 없다. 이란 등 국제관계 악화로 국민들의 지지를 잃어 대통령 재선에 실패해야 했다.

그런 카터 전대통령이지만 퇴임 이후 사회활동 등을 통해 대통령시절이 부럽지 않은 세계적인 명사로 다시 부활할 수 있었다. 미국의 북한특사로도 활동, 우리에게는 친숙하게 느껴지곤 한다.

사실 우리나라 정치 세계에 있어 전임 대통령이 국민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용납될 수 없는 일인지도 모른다. 현재의 권력집단에게 이처럼 위협적인 요소는 없다고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노무현 전대통령과 그 가족들이 이명박정권의 흠집잡기와 먼지털기에 시달려야 했고 말이다.

새누리당 총선참패와 후유증으로 정국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소용돌이에 휩싸여가고 있다. 일부에서는 여야를 아우르는 정계개편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야권도 김대중과 노무현 정신을 빼고는 다 바꾸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한다.

그리고 차기 대권을 노리는 잠룡들도 본격적인 레이스를 준비하는 모양세다. 일부 잠룡들은 노무현 전대통령과 같은 대권 행보를 생각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정당간 연합이나 세력간 연대를 통해 정권창출을 시도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러나 노무현 전대통령이 꿈꾸었던 사람사는 세상, 살맛나는 세상, 더불어 사는 세상과, 특히 어떤 이유로도 억울하게 죽임을 당하거나 생명을 포기하는 사람이 없는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시대정신이 지금 잠룡들에게는 더욱 필요한 것 아닐까 싶다. / 박장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