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자전거여행에서는 군산 하제포구를 둘러보는 기회가 있었다. 미공군 군산비행장 남쪽에 위치하고 있는 하제포구 일대는 새만금 방수제공사가 끝나 말끔하게 정비돼 있었다. 물론 호수 먼 곳에서는 아직도 방수제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하제포구에는 폐어선 수십 척이 자리하고 있었고, 바닷물 유입이 끊겨 호수로 변해버린 담수호에서는 몇몇 배들이 지금도 조업을 하고 있는 듯 어부로 보이는 사람들이 오가고 있었다. 새만금 내부개발이 진척되면 이런 하제포구 모습도 찾아보기 힘들게 되지 않을까 싶다.

박장우 논설위원.

삼성의 새만금 투자가 무산될 우려가 높다는 전언이다. 그리고 이를 규명하기 위한 전북도의회 차원의 조사가 진행될 움직임이 일고 있다.

삼성의 ‘새만금사업 투자 및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는 2011년 국무총리실을 주축으로 하는 정부와 전북도, 삼성그룹이 체결한 것이다. 2021년부터 1단계 7조6000억원 투자를 비롯 2040년까지 3단계로 나눠 대대적인 투자를 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MOU 체결 5년이 지난 지금, 삼성은 새만금 투자를 위한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삼성의 새만금 MOU를 LH(한국토지주택공사)공사 경남 이전으로 인한 전북지역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정치적 '쇼' 아니었느냐고 비난하고 나설 정도가 됐다.

삼성의 새만금 양해각서(MOU)는 김완주 전지사 시절 전북도정의 최대 절정판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당시 전북도는 갖가지 MOU를 체결, MOU 도정이란 비아냥까지 받기도 했었다. 그리고 행사로 끝난 MOU도 적지 않았었다.

김 전지사 재직 당시 체결된 새만금 관련 초대형 MOU만 해도 미국 옴니홀딩스 3조5000억원을 비롯 5건이나 됐으나 모두 휴지조각이 되고 말았다. 그리고 지금 삼성의 새만금 MOU가 무산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박근혜대통령이 이란을 국빈 방문하면서 거둔 경제협력 성과에 국민들의 관심이 매우 높다. 이번 박대통령 이란 방문에 동행한 우리나라 기업들은 이란 정부와 총 371억달러(42조원)+α 규모, 30개 인프라 프로젝트에 대한 일괄수주(EPC) 가계약 또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제 2의 중동붐을 불러올 호재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 경제는 절대적 위기상황을 맞고 있다. 세계적 불황으로 가시화된 취약업종의 부실로 국가 경제가 위협받을 정도다. 이번 이란과의 최대 규모 경제협력 성과는 가뜩이나 어려워진 경제 상황에서 만난 단비나 다름없다는 소식인 것이다.

물론 박근혜정부의 이란과의 경제협력 성과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은 것 같다. 양측이 체결한 EPC 가계약이나 MOU 등이 최종 본계약으로 이어지려면 풀어야 할 숙제들이 많은데 너무 일찍 축배를 들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지적인 것이다. 이는 이명박정부의 MOU가 부실했던 이유에서다. MB정부의 자원외교 MOU 99건중 본 계약을 맺은 건 16건에 불과했다고 한다.

전북 도민들에게도 전북도 MOU든, 정부 차원의 MOU든 신뢰성이 높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리고 지금 삼성의 새만금 MOU 무산 우려가 이런 불신을 더해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기독교계에서는 박근혜정부의 아랍 접근을 좋은 시각으로 바라보지 않는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이슬람교의 세력이 날로 커지고 있는 현실도 그 한 이유이지 않을까 싶다. 익산식품클러스터에 아랍계의 할랄식품이 들어오려고 했던 것을 기독교계가 극력 반대한 것도 이슬람문화의 확산을 우려한 때문이란 이야기다.

박근혜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도가 좋아지고 있다 한다. 이란 방문에 따른 기대감 때문이란 분석이다. 지금 국민들은 우리나라 기업과 이란 정부와의 MOU가 계획대로 진행돼 우리나라 경제에 큰 도움이 되기를 갈망하고 있는 것이다.

박근혜정부의 장담처럼, 이번 이란 MOU가 “굉장히 다지고 다져가지고 우리가 꼭 할 수 있는, 거의 확실시되는 것”만 담았기를 바란다. 그게 나라경제를 살리고 튼튼하게 할 수 있는 길처럼 여겨지고 있으니까 말이다. / 박장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