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날이면 자전거를 타고 여행하기를 좋아한다. 4년 전부터 시작한 일인데 승용차에 접이식 자전거를 싣고 다니면서 도내 국도와 지방도를 돌아다녔다. 올 봄이면 계획한 지방도 여행도 끝나게 된다.

박장우 논설위원

자전거여행을 하면서 친구들에게 가장 많이 듣게 되는 이야기가 건강 문제였다. 이명박정부 때만 해도 전국에 자전거도로가 생기고 자전거여행도 적극 장려되곤 했었다. 그런데 어느 때부터인가 자전거를 타면, 특히 남자들에게는 안 좋다는 이야기가 퍼졌던 모양이다.

물론 자전거를 오랜 시간 타다보면 엉덩이가 무척 아프다. 자전거 바퀴에서 전해오는 충격 때문이다. 처음에는 거의 느끼지 못하는 작은 충격인데도 시간이 지나면서 몸에 축적돼 고통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그리고 방광 아래에 있다는 전립선에도 부담은 없지 않을 듯싶다. 전립선은 남성 성기능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자전거를 오래 타면 이런 남성 성기능에 악영향을 받게 된다는 이야기인 것 같았다.

그런데 일주일에 한번 정도 타는 자전거 여행으로 전립선에 좋지 않은 영향이 미칠까 하는 의문인 것이다. 그리고 오래 전부터 자전거 여행을 즐기는 마니아들에게 어떤 안 좋은 일이 있다는 말도 들어본 적이 없다. 외국은 물론 우리나라에도 자전거 여행을 즐기는 마니아들이 많다.

오랫동안 복용했던 혈압 약을 1 년 전부터 먹지 않고 있다. 담당의사가 상태가 좋으니 당분간 약을 먹지 말고 지켜보자고 해서다. 담당의사는 혈압계를 구입, 수시로 혈압상태를 체크해보라고 했지만 바쁘고 무심하다 보니 그것조차 잊고 살고 있다.

처음 혈압 약을 먹게 된 것은 7년 전, 직장에서 건강검진을 하는데 당시 검진의사가 혈압이 다소 높으니 약을 먹어보라고 권해서다. 당시 일부 친구들은 혈압 약은 한번 먹으면 평생 먹고 살아야 하니 먹지 말고 버텨보라고 조언하는 경우도 있었다.

혈압 약을 끊은 이후 불안감을 느낀 경우도 없지 않았다. 잠을 자다 심장이 두근거려 깬 적도 있었다. 한 달 정도 지난 이후 좀 이상한 느낌이 들어 다시 병원을 찾기도 했다. 담당의사가 진찰해보고 “정상이다”고 말했다.

텔레비전에 소개되는 명의들도 혈압을 앓고 있는 의사들이 종종 있다. 그들도 혈압 조절이 정상적으로 안 될 때는 약을 먹어 조절되도록 하고 정상으로 돌아왔을 때는 약을 끊기도 한다고 말한다.

물론 혈압 약을 먹던 사람이 개인적인 판단으로 이쯤이면 괜찮다고 여기거나 더 이상 복용하는 것이 귀찮다고 먹지 않다가 사고를 당한 사람들도 없지 않다. 질병에 대한 자가 판단이 강한 것도 우리 국민성 중 하나 아닐까 싶다.

집사람은 주기적으로 병원에 가서 건강상태를 점검받는다. 집안내력도 있고 해서 젊었을 때부터 병원을 찾고 있는데 요즘에는 갑상선이 좋지 않다고 해서 더욱 긴장하고 있는 것 같다.

어떤 때는 몸이 안 좋다고 느껴지면 곧바로 병원에 가서 검진을 받곤 한다. 그리고 결과가 나오는 날엔 서둘러서 병원에 달려가곤 하는데 담당의사가 “괜찮은 데요”해도 “정말 괜찮아요”하고 되묻기도 한다. 딸애들은 그런 엄마를 ‘건강염려증 환자’라고 놀려먹기도 한다.

건강상식은 우리들이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보편타당한 지식을 말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국민들이 건강 상식으로 알고 지내는 것들도 잘못된 경우가 없지 않다고 한다.

1945년 미국의 음식영양위원회는 하루에 물 8잔을 마시라고 권유했다 한다. 그러나 사람은 개인마다 체질이 다르기 때문에 무조건 하루에 8잔 이상을 마시는 것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고 한다.

자신의 건강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갖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정상적인 생활이나 건강한 삶이 위협받을 정도로 건강 문제에 과민 반응을 보이는 것은 결코 좋을 것 같지 않다. 지나친 건강염려증이나 잘못된 건강 상식이 넘쳐나는 요즘이 아닌가 싶다.

우리 속담에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글까’는 말이 있다. 음식 골고루 먹고 잘 자고 적당하게 운동하는 것만큼 좋은 건강법도 없을 것이다. 자전거 마니아들이여 남성 걱정 하지 말고 자전거운동을 즐겨라. / 박장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