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이 너무 맑아 눈물이 납니다.

살아 있구나 느끼니 눈물납니다.

기러기 떼 열지어 북으로 가고

길섶에 풀들도 돌아오는데

당신은 가고 그리움만 남아서가 아닙니다.

이렇게 살아 있구나 생각하니 울컥 눈물납니다. <도종환의 '다시 오는 봄'>

도종환님의 아름다운 싯귀처럼 당신은 가고 그리움만 남았지만, 모든 생명이 돌아오는 봄이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왔습니다. ‘나는 매일 잠자리에 들 때마다 죽고 다음 날 다시 태어난다’는 간디의 말씀처럼 겨우내 죽었던 초록 풀들이 다시 태어나고 있습니다.

초록 풀들만이 아니라 우리 인간들도 올 봄에 다시 태어납니다. 매일 매일 다시 태어날 수 있는 생명의 음식을 섭취한다면 사람들도 새로운 생명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런 생명의 음식의 주인공은 바로 [봄나물]입니다.

장윤영씨는 사회복지학 교수이면서 '전주빵'이라는 브랜드로 우리밀수제팥빵과 전주비빔빵을 만들고 있는 고령자친화 사회적기업 ‘천년누리’의 대표입니다.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쑥과 냉이부터 냉이, 씀바귀, 참나물, 취나물, 돌미나리, 돋나물, 두릅, 머위까지 봄날이 주는 생명의 선물입니다. 산과 들에 봄이면 가득 가득 생명을 올려내는 자생나물들이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 선조들이 된장, 고추장, 간장에 무쳐먹고 생으로 즐겨먹던 참당귀, 민들레, 고들베기, 우산대, 기린초, 망초(담배나물), 둥글레나물, 도라지싹, 더덕잎과 줄기, 방아나물, 오리방풀, 고추나물, 미역취, 엉겅퀴, 명아주 등 이루 헤어릴 수 없이 많은 자생나물들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이름조차 잊혀져 가고 있습니다.

어떻든, 봄나물만큼 생명력이 강한 것은 없습니다. 혹독한 추위속에서 그 긴 겨울을 이겨내고 꽁꽁 언 땅속에서 꿈틀거리며 생명을 준비해 온 봄나물을 먹으면 그 생명의 에너지를 얻게 되어 우리 몸은 다시 태어나게 됩니다.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요? 말이 되는지 안되는지 매일 봄나물을 드셔 보십시요. 그러면 당신은 올 봄에 나이 한 살을 더 먹는 것이 아니라 한 생의 생명을 더 얻게 되어 한 살을 더 건강하게 오래 살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매 년 봄나물을 먹게 되면 인간이 염원하는 불로장생이라는 꿈의 실현에 더 가까워질 것입니다.

불로장생까지는 바라지도 않는 소박한 우리들에게 봄나물은 온갖 질병을 이겨내게 하고 몸에 쌓인 독소를 제거하고 더 활력있게 살아가게 하는 면역력을 키워줄 수 있을 것입니다. 봄나물에 들어있는 비타민과 무기질, 항산화성분인 피토케미컬 등은 그 어떤 슈퍼 푸드도 따라 올 수 없을 만큼 많이 들어있고 단백질 또한 일반 채소보다 훨씬 많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더 나약해져서 자생하는 들과 산의 봄나물을 채취할 수 없고, 채취하더라도 그 강한 맛에 인간의 소화기관이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조금씩 생으로 자생 봄나물을 먹으면 소화기관도 튼튼해지고 봄나물의 영양과 에너지를 흡수하는 몸으로 변하게 됩니다.

익히고 삶고 갖은 양념을 해서 무쳐먹어야 맛있게 한 끼를 먹을 수 있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 나서 화식으로 먹는 비율을 50%, 생으로 먹는 비율을 50%로 맞추어서 나물을 먹기 시작해보십시오.

산에 들에 나는 자생나물을 먹어야 생명의 에너지를 제대로 얻을 수 있지만 그럴 수 없다면 집 가까이에서 인간을 이롭게 하는 쑥과 냉이, 민들레, 참나물, 돋나물 등으로 국을 끓이고 간장, 된장, 고추장 양념으로 생채소 그대로 샐러드를 해서 먹어보세요.

녹즙도 좋지만 위에 말씀드린대로 봄나물의 강한 약효 때문에 오히려 인간에게 부작용이 날 수 있으니 꼭꼭 씹어서 반찬으로 드시길 권해드립니다.

지난 일요일 광양의 작은 시골집 앞에서 채취한 각종 봄나물을 된장소스로 샐러드를 해 먹었습니다. 된장에 유자청(매실청도 좋아요),오렌지와 아몬드를 찧어서 대충 버무리면 됩니다.

된장소스로 버무린 봄나물.

씀바귀, 돌미나리, 머위, 삼색 파프리카, 쑥을 다듬에 씻고 물기를 뺀 상태로 된장소스를 무치고 그 위에 보랏빛 제비꽃을 올려서 눈으로도 봄을 즐겨보았습니다. 그러나 굳이 이런 자생나물이 아니어도 쑥과 냉이, 참나물 등으로 봄 밥상을 차리셔도 아주 좋습니다.

오늘 저녁 밥상은 향긋한 봄나물로 몸과 마음이 힐링되는 시간을 가지시길 바라겠습니다. / 장윤영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