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과 함께 '40대 기수론'을 주창했던 이철승 전 신민당 총재가 27일 별세했다. 향년 94세.

고 이철승 총재.

1922년 서울 출생인 이 전 총재는 전주고와 고려대 법대를 졸업했다. 전북 전주 지역에서 3대·4대·5대·8대·9대·10대·12대까지 7선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국회부의장, 헌정회 회장 등을 지냈다.

1961년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항하는 반(反) 군정운동 등을 전개했으며, 1970년대에는 양김 등과 신민당의 당권을 놓고 경쟁관계에 있었다.

1988년 13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정계에서 은퇴해 우익 시민사회단체를 지도하는 등의 활동을 해왔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됐다. 발인은 다음달 2일이다. / 뉴스1

<'40대 기수론' 선봉장 이철승은 누구인가...? > 

27일 새벽 향년 94세로 별세한 이철승 전 신민당 총재는 고(故)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과 '40대 기수론'을 이끌었던 야당사(史)의 주요인물이다. 호는 소석(素石), 본관은 전의(全義)이다.

이 전 총재는 1922년 서울서 태어나 전주고와 고려대 법대를 졸업했다. 전북 전주에서 3대·4대·5대·8대·9대·10대·12대까지 7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국회부의장과 헌정회 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2011년부터 대한민국 헌정회 원로회의 의장을 맡아왔다.

김영삼 전 대통령 빈소에서 분향하는 이철승 전 총재.

고려대에 재학 중일 당시 전국학생총연맹 위원장으로 반탁, 반공운동의 최일선에 섰으며, 이 때문에 한때 이승만 전 대통령과 같은 길을 걷기도 했다. 그러나 이 전 대통령이 친일파 출신 경찰을 채용하는 데 반대해 이 전 대통령을 떠났다.

정치권에 들어서서는 '젊은 피'로서 거침없는 행보를 보였다. 1945년 사사오입 개헌에 반대해 단상에 있던 국회부의장의 멱살을 잡기도 했고, 1961년 5·16군사정변 이후 박정희 정권을 비판하는 일에 앞장섰다.

특히 이 전 총재는 이른바 '40대 기수론'에 동참했던 한 사람으로서 유명하다. '40대 기수론'이란 '젊고 유능한 정치가'들이 정치권에 발벗고 나서야 한다는 주장으로, 젊은 야당 지도자들이 정치권에서 우뚝 서는 계기가 됐다. 이 전 총재는 당시 양김과 야당 대선후보 자리를 두고 겨뤘으며, 결과적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선출됐다.

이 전 총재는 1972년 유신 이후 반독재 투쟁을 주장했던 윤보선 전 대통령, 양김과 대립하면서 '중도통합론'을 강조해 '박정희 정권과의 타협을 종용하느냐'면서 '사쿠라'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1976년에는 신민당 대표 최고위원을 지냈으며, 1980년 전두환 대통령의 신군부가 집권했을 땐 정치활동 규제에 발이 묶여 11대 국회에 참여하지 못하기도 했다.

이 전 총재는 1985년 규제가 풀리면서 12대 총선에서 다시 국회의원에 당선됐지만, 당시 이민우 신민당 총재와 여당인 민정당 당론과 같은 내각제 개헌을 주장해 야권의 반발을 받는 등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

1988년 13대 총선에서 낙선한 이후에는 정계를 은퇴하고 자유민주총연맹 총재, 자유민주민족회의 대표상임의장 등을 맡아 정통보수파 인사로 활동했다.

이 전 총재의 유족으로는 부인 김창희 여사와 아들 이동우 전 호남대 교수, 딸 이양희 유엔(UN)미얀마인권보호관, 사위 김택기 전 의원 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