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김치에 대한 사랑은 다른 무엇보다 더 지극하다. 나 또한 김치를 좋아한다. 아니 열광적인 팬이다.

특히 시골 친정엄마가 직접 자연재배한 배추나 무로 만든 김치는 늘 몸과 마음에 에너지를 준다. 엄마의 김치는 무농약 고추가 들어가기 때문에 더 깊은 맛을 준다.

삶에 지쳐 힘이 들 때 엄마를 보러간다. 엄마는 채식을 좋아하는 나를 위해 각종 초록 채소들을 생으로 무치고 데치신다. 두부가 들어간 된장국을 끓여서 내어 놓으시고, 삼삼하고 잘 익은 김치를 놓아주신다.

나는 그 자리에서 밥을 두 그릇 뚝딱 비운다. 김치도 두 그릇을 먹는다. 이렇게 나의 김치사랑은 특별하다. 그러는 어느 날 우연히 김치에 발암물질이 있다는 자료를 보게되었다.

김치에는 니트로사민이라는 물질이 있어 암을 유발한다. 김치는 양념을 많이 넣고 삼삼하게 먹기를 권한다.

김치에는 니트로사민이라는 물질이 있어서 건강에 해로울 뿐 아니라 암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비타민C의 보고이자 유산균이 듬뿍 들어있는 대표적인 발효음식인 김치를 나는 지금까지 20 장독 넘게 먹었을 텐데 이 일을 어찌한단 말인가!

어쨌든 그 자료를 읽은 이후 나는 김치를 비롯한 발효식품에 들어있는 발암물질에 대한 각종 연구 자료를 다 뒤져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모든 연구들에서 공통적으로 밝히고 있는 사실은 ‘바이오제닉아민’이라는 물질은 발효음식에 모두 들어있고, 그것이 암을 일으키는 치명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바이오제닉아민은 단백질의 발효과정에서 탄산효소의 작용으로 만들어지는 인체 유해물질로서 발효시 온도가 높아지면 더 활발하게 생성한다.

햇볕이 잘드는 장독에 보관하는 된장, 고추장, 간장 등은 조상 대대로 전해오는 전통이지만 높은 온도로 인하여 바이오제닉아민이 더 많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렇게 실온이나 햇볕이 잘드는 바깥에 보관하면 바이오제닉아민의 생성은 더 많아질 뿐 만 아니라 상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소금 염도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어쨌든 바이오제닉아민은 니트로사민이라는 발암물질을 만들어낸다. 김치에 들어있는 니트로사민은 담배연기 중 하나로 간, 신장 및 폐 등에 암을 유발하게 하는 독성물질이다.

김치에 니트로사민이 생성되는 이유는 김치에 들어있는 젓갈 때문이다. 젓갈은 단백질성분으로 발효과정에서 탈탄산효소의 작용으로 인체 유해물질인 니트로사민을 생성하게 된다. 따라서 김치에 들어가는 젓갈은 감칠맛을 더해주지만 그 감칠맛 때문에 발암물질을 흡입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마늘이나 생강, 갓 등 항암작용을 하는 양념을 좀 더 넉넉히 넣고 젓갈을 최소화하거나 아예 넣지않고 삼삼하게 먹는 것이 가장 좋다. 그래도 맛이 있을까?

젓갈이 들어가지 않은 채식김치는 맛이 없을 것 같지만 의외로 단백하고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우리가 채식을 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김치에서도 발견된다.

장윤영씨는 사회복지학 교수이면서 '전주빵'이라는 브랜드로 우리밀수제팥빵과 전주비빔빵을 만들고 있는 고령자친화 사회적기업 ‘천년누리’의 대표입니다.

나는 고기도 가끔 먹고 한식을 정말 사랑하지만 채식 위주의 식생활의 전체의 80%을 유지하고 있다. 맛있는 김치 먹고 암에 걸리지 않으려면 채식김치를 담궈먹기를 권장한다.

또한 높은 온도에 니트로사민이 더 많이 생성되기 때문에 김치를 담그는 즉시 저온 보관하면 발암물질이 최소화될 것이다.

시골에 계시는 나의 어머니도 나의 권유로 젓갈을 넣지않고 김치를 담그고 계시다. 올해 김장김치는 젓갈을 넣었을 때보다도 더 삼삼하고 시원해서 김치만 있어도 왕의 밥상이 부러울 것이 없다.

요즘 일이 많고 몸이 고되서 입술이 부르트고 염증이 생겼다. 비타민과 섬유질 보충을 위해서 오늘 저녁, 남편과 아이와 함께 젓갈을 넣지 않고 저온보관한 아삭한 열무김치를 한 상 크게 올리고 맛있게 저녁을 먹어야겠다. / 장윤영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