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한 후배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정동영이 덕진에 나서고, 000, 000을 연대해 전주에 나선다는 게 참말인가요...?”라고 묻습니다. “사실일 수도 있고, 사실이 아닐 수도 있지만 믿지는 말라.”고 했습니다. 정치판에서 말의 주체는 없습니다. 객체들만이 난무합니다. 시중에 여러 말들이 돌고는 있습니다. 추측과 추정이 돌고 돌아 사실로 위장됩니다. 믿을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강찬구 전북포스트 발행인 겸 편집인

4.13 총선이 세달 앞으로 왔습니다. 선거를 앞두고 야권의 이합집산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정확히는 더불어민주당으로 간판을 바꾼 새정치민주연합에서의 탈출 또는 이탈입니다. 국회의원들이 탈당하고, 지지자들이 뒤를 따릅니다. 지방의원들도 곧 입장 정리가 될 것입니다. 선거를 먹고 사는 사람들은 지금 움직일 ‘타이밍’이 아닙니다.

저는 정치인들의 대의를 믿지 않습니다. ‘모든 사람은 자기 목구멍이 제일 앞에 있다’는 게 평소 생각입니다. 정치인이라고 해서 다를 것이 없습니다. 선거에서 당선되는 지점을 찾아 나서는 게 정치인의 속성입니다. 그걸 탓할 바도 아닙니다. 선거에 나간 사람들은 이게 얼마나 비정한 세계인지 잘 압니다. 선거 떨어지면 속된 말로 “돈 잃고, 사람 잃고, 병신 되는 게 선거”라고 깨닫게 됩니다.

이제 정치 얘기를 하려고 합니다. 전북 정치판은 어찌 돌아가는지... 정말로 돈 없는 선거가 가능한지... 선거 후유증이 얼마나 큰 것인지... 앞으로 차근차근, 여러분과 함께 얘기 나누듯이 풀어가려고 합니다.

저는 정치부 기자를 했고. 우연한 기회에 선거 깊숙이 참여한 적도 있습니다. 정형화된 선거 얘기에서 벗어나 실제 얘기를 좀 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타이틀도 <정치잡담>으로 잡았습니다. 다만 제가 가진 생각을 다 털어놓다가는 선거법과 명예훼손의 여지가 커 적당히 피해 가려 합니다. 이 대목에 대해서는 행간을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선거에서는 첫째가 표(票), 둘째가 돈(錢), 셋째가 연(緣)입니다. 선거에서 현실적으로 돈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표가 앞섭니다. 유권자의 표. 선거는 결국 표를 향한 진흙탕 싸움입니다. 그 표를 위해 목숨 걸고 나서는 것입니다. 고상한 선거는 없습니다. ‘돈 안 들고 깨끗한 선거’를 지향하는 것은 결국 ‘돈 들고 불결한 선거’라는 현실의 반증이기도 합니다. 지향점은 항상 현실의 대척점에 있습니다.

이번 선거도 이런 관점에서 보면 이해가 쉬울지 모릅니다. 계파가 난립한 상황에서 각 계파는 표를 가진, 즉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를 끌어들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는 계파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또 영향력이 큰 계파에는 후보자들이 몰릴 것이고, 그 중에서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를 간택하게 되겠지요. 그런 이해관계로 얽히게 됩니다.

전북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계파. 그리고 당선 가능성이 큰 후보들. 전북 사람으로서 이를 짐작하는 것은 그리 어려울 일이 아니라고 봅니다. 결국 이러한 역학 구도로 선거판이 구성되고, 선거가 이뤄질 것입니다.

전북의 4.13 총선은 크게 더민주당과 비(非)더민주당의 양자 대결로 굳어질 것으로 봅니다. 일부 새누리당이나 정의당 등의 후보가 약진하는 선거구도 있지만 크게 보면 그렇다는 겁니다. 현재 난립하는 비더민주당 각 계파간 후보들은 하나로 정리될 것입니다.

더민주당의 현역 국회의원들이 버티고 있는 마당에서 후보 난립 상태로는 이길 수 없다는 공감대를 갖고 있기 때문에, 정리가 쉬울 것입니다. 지금 전면에 나서 뛰고 있는 후보들은, 그 이전에 표를 모아 결승전에 오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입니다.

항간에 떠도는 말들에 깊이 관심 둘 거 없습니다. 실체도 없는 말에 현혹될 거 없습니다. 유언비어 정도로 치부해도 될 겁니다. 후보는 천천히 결정될 것입니다. 영향력 있는 계파는 '살아 돌아올 후보'를 선택하게 됩니다. 그 전에 상황을 지켜보는 것입니다. 누가 살아 돌아올 사람인지를... 후보들은 살아 돌아올 후보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뛸 것이고...

이런 면에서 정치권의 이합집산은 선거 코앞까지도 계속될 것입니다. 앞으로는 보다 치밀하고 전략적으로 이뤄질 것입니다. 계파간 그룹이 만들어지고, 어느 정도 정리가 되면 조직적으로 재구성이 됩니다. 정치 대의나 국민을 위해서가 아니고, 자기 ‘목구멍’을 위해서... / 강찬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