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포격 도발로 남북 간 긴장상황이 고조된 가운데 일부 국회의원들의 돌출 행동이 구설에 올랐다.

새정치민주연합 안민석(경기도 오산) 의원은 22일 오산지역 호남향우회를 따라 부안 고사포 해수욕장으로 야유회를 떠났고, 점심을 겸한 술자리에서 김종규 부안군수에게 "노래 한 곡 하면 예산 100억원을 내려주겠다"는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의원은 예결위 야당 간사다.

국회 예결위 야당 간사인 안민석의원

해당 야유회에는 안 의원의 보좌진 및 지역구 시·도의원은 물론 같은 당 예결위원인 유성엽(정읍·전북도당위원장) 의원도 동석했다. 안 의원의 거듭된 독촉을 거절하지 못한 김 군수는 결국 마이크를 잡고 '안동역에서'를 불렀다.

안 의원은 "야당 예결위 간사는 여당 예결위원장과 동급이다", "간사가 되고 보니까 현직 장관도 굽실거리고 국회의원도 눈을 맞추려고 한다", "권력이 무엇인지 알겠다" 등의 말을 하며 김 군수를 상대로 노래를 재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함께 참석한 유성엽 의원은 김 군수가 노래를 마치자 "안 의원이 예산을 지원해주겠다고 약속했다. 군수가 노래를 했으니 (안 의원이)부안군을 위해 노력해 주실거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24일 충남 서산지역 정가에 따르면 새누리당 김제식(서산·태안) 의원은 북한의 포격 도발과 관련, 판문점에서 남북 고위급 접촉이 이뤄지던 23일 저녁, 자신의 지역구에 내려와 생일잔치를 벌였다.

이날 서산시 한 음식점에서 열린 생일잔치에는 김 의원과 가족, 보좌진, 당원 등 14명이 참석했으며 이들은 비상시국을 뒤로한 채 폭탄주를 돌리는 등 주변인들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날 "남북 회담 결과에 따라 긴급 대책회의가 개최될 수 있으니 주요 당직자는 비상대기 하라"는 지시를 내렸지만 김 의원은 이를 무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식당에 있던 한 주민은 "김 의원의 생일 파티를 이해 못 하는 건 아니지만, 국가 위기시기에 소란스러운 술자리는 사회 지도층 인사로서 자숙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옆방에서 식사 중이었는데 많이 불편했다"고 말했다.

국회의원들의 이 같은 부적절한 처신에 한 주민은 "일촉즉발의 전쟁 위협 속에 국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는데 위정자라는 사람들이 그럴 수가 있냐. 철이 없어도 너무 없다"고 탄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