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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스포스트> ‘힘들었던’ 경험은 ‘아름다운’ 추억이 된다.-강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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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8.14  15: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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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막을 내렸다. 그야말로 ‘파란만장 새만금잼버리'였다. 잼버리는 끝났지만 후폭풍은 이제 시작일 것이다. 거대 규모의 국제적인 잔치에 이 정도 수준의 준비 소홀은 말도 안되는 일이고, 이에 따른 책임 소재도 가려야 할 것이다. 감사원은 이미 감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강찬구 jb포스트 발행인

국민의 막대한 혈세가 들어갔고 국제적인 망신을 산 만큼 감사도 해야 하고, 상황에 따라 수사가 이뤄질 수도 있다. 누군가에게 혹독한 시련이 닥칠 수도 있다. 어떻든 추진 과정 전반에 대한 복기를 통해 의혹을 해소해야 하고, 억울하게 욕을 먹는 사람도 없어야 한다. 이같은 파행을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사건전말을 밝혀야 한다.

 

이번 새만금 잼버리의 준비 소홀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이 삼복더위에 나무 한 그루 없는 황량한 뻘밭에 텐트를 치고 4만3천여명의 청소년을 12일 동안 재울 생각을 했다는 것부터가 무모하다. 폭염에 대비할 수 있는 적절한 조치도 마련하지 않은 채 그 사지로 청소년들을 몰아넣었다. 어느 누구도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총체적 난국이다.

더욱이 새만금잼버리는 지독하게도 불운했다. 전례가 없던 폭우와 폭염, 태풍, 게다가 그 장소는 갯물이 아직 빠지지 않은 간척지. 이런 열악한 환경에 대응마저 안일했던 것이다. 그나마 태풍이 오기 전에 대원들을 피신시키고,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돌려막을 수 있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나는 전북 도민의 한사람으로서 제발 아이들이 변을 당하지 않고 무사히 끝나기만을 기도했다.

 

새만금 인프라를 앞당기기 위해 잼버리를 유치했지만 의도했던 것들은 이뤄지지 않았고, 잼버리를 앞두고 돌림병이 창궐하면서 행사 개최 여부가 불투명해졌고, 그래서 행사 연기를 건의해 조직위에서 의결했으나 갑자기 ‘탈 펜더믹’이 되면서 세계스카우트연맹이 당초대로 진행한다고 결정했다.

이 일련의 상황 전개가 조직위나 전북도를 '멘붕' 상태로 만들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면죄부가 될 수는 없지만 과도한 책임 추궁도 바람직하지 않다. 천재를 막지 못한다면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도 최선을 다했어야 하는데 실상은 그러질 못해서 안타까운 것이다. 

 

무엇이 문제였는지, 어디에서부터 단추가 잘못 끼워졌는지는 앞으로 밝혀질 일이지만 중앙 정부는 안일했고, 지자체는 역부족이었고, 정치권은 무능했다. 전체 1171억원의 잼버리 예산 가운데 전북도는 265억원, 부안군은 36억원을 썼고, 조직위원회가 74%인 870억원을 사용했다. 행사 주도권이 예산에 비례한다는 전제로 볼 때 이번 행사의 주도권은 조직위에 있고, 책임 소재도 그만큼 크다.

전북의 정치인들은 이번 잼버리 준비 과정에서 무슨 일을 했는지 묻고 싶다. 행사 준비가 안되면 해당 부처를 채근하고, 국가 요직을 만나서라도 담판을 지을 수 있을 정도의 배포는 있어야 한다. 하지만 새만금잼버리가 이 지경이 될 때까지 대통령 면담 요청이라도 한 전북의 정치인이 있었는지 묻고 싶다. 우리 당이 아니어서, 말이 통하지 않아서 라는 식의 변명은 구차하다. 그건 스스로를 무능하다고 고해성사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중앙 정치권은 스카우트 대원들이 모두 철수하기도 전에 책임 공방만 벌이고 있다. 서로 책임을 전가하면서 상대방 흠집내기에 열중하고 있다. 감사할 일이 있으면 감사하고, 수사할 일이 있으면 수사하고, 벌 받을 짓을 했으면 처벌받으면 된다. 새만금잼버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면 서로 ‘공다툼’을 했을 것이다. 국민의 힘이야 그렇다 치고 문 전 대통령의 발언도 무책임하다. 새만금이 그만큼 절실한 상황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면 당신 재임 중에 좀 밀어 주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

진상조사를 떠나 이같은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가감 없는 백서가 절실하다. 새만금 잼버리 유치 과정과 진행 상황, 준비 부족 요인과 예산 활용 적정성 등을 검토하면 어느 부분에서 문제가 있었는지 해답이 나올 것이다. 새만금을 전 세계에 홍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쳐 버린 안타까운 이유가 나올 것이다. 이게 제일 중요한 작업이다.

 

너무 비관적으로만 보지 말자. 이런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번 새만금잼버리가 잃은 것만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150여개국 4만3천여명의 스카우트와 가족들에게 ‘새만금’을 알렸고, 매일 뉴스에 오르내리면서 그 이름을 각인시켰다. 일부러 ‘노이즈 마케팅’도 하는 마당에 ‘새만금’이라는 지명은 본의 아니게 지명도를 높였다. 이들 세계 각국의 청소년들은 각 지역의 다양한 문화를 체험했고, 피날레로 ‘K-팝’콘서트까지 참여했다. 한국인의 친절도 인상적이었다고 한다.

특히 스카우트 대원들에게 새만금은 ‘나쁜’ 경험보다는 ‘힘들었던’ 경험으로 기억될 것이다. ‘힘들었던’ 경험은 세월이 지나면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는다. 이 청소년들은 이번 새만금잼버리를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나는 이들이 나중에 반드시 새만금을 다시 찾을 것이라고 믿는다. / 강찬구 JB포스트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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