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밤을 걷는 선비' 가죽명품 피선.

‘바람이 머문 자리-영화 드라마 부채展’이 전주 부채문화관 특별기획전으로 열린다.

(사)문화연구창 전주부채문화관(관장:이향미)은 2020 전주부채문화관 특별기획초대전으로 전라북도무형문화재 선자장 박계호 초대전을 마련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선자장 박계호가 제작해 영화와 드라마에 등장했던 부채 27점을 선보인다. 10월 30일(금)부터 11월 10일(화)까지 전주부채문화관 지선실에서 이어진다.

영화에 등장하는 부채는 2013년 송강호, 이정재, 김혜수 주연의 <관상>에 ‘금분매화 우각합죽선’, 2014년 유아인 송강호 주연의 <사도>에 ‘어피 합죽선’, 2014년 전도연, 이병헌 주연의 <협녀, 칼의 기억>에 ‘옻칠 합죽선’, 2014년 김명민, 이연희 주연의 <조선명탐정2>에 ‘홍매화 합죽선’, 2015년 류승룡, 수지 주연의 <도리화가>에 ‘황칠 합죽선’과 ‘매화 합죽선’, 2015년 유승호 주연의 <봉이 김선달>에 ‘유칠 합죽선’과 ‘황칠 합죽선’이 선보인다.

2014년 영화 '협녀 칼의 기억'에 등장하는 ‘옻칠 합죽선’

2015년 유승호, 고아라 주연의 <조선마술사>에 ‘어피 황칠선’, 2017년 이제훈, 최희서 주연의 <박열>에 ‘우각 합죽선’, 2017년 정우, 김주혁 주연의 <흥부: 글로 세상을 바꾼 자>에 ‘한량무 부채’와 ‘우각선’, 2017년 이정재, 여진구 주연의 <대립군>에 ‘대모선’등이다. 또한 드라마 <신의>, <대박>, <맏이>, <비밀의 문>, <밤을 걷는 선비>, <녹두전>에 등장하는 부채도 함께 전시된다.

영화 <사도>에서 용 그림이 그려진 부채는 영화 전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유아인이 사도세자로 열연을 펼친 영화 <사도>에서 아들인 정조가 태어나는 날 용 꿈을 꾸고 사도세자가 그림을 그린다. 장인어른인 홍봉한은 손자가 왕이 되면 부채로 만들어 선물하겠다고 한다. 역모로 몰려 귀주에 갇힐 때 장인은 사도세자가 희망을 버리지 않기를 바라며 용 그림이 그려진 부채를 귀주에 넣어준다. 사도세자가 죽고 시간이 흘러 아들이 정조가 되어 아버지를 회상하며 합죽선을 들고 춤을 추는 장면으로 영화는 끝을 맺는다.

조선후기 우리나라 판소리를 총집대성한 판소리의 효시 동리 신재효 선생과 제자 진채선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도리화가>에서 신재효 역을 한 류성용이 판소리학당 동리정사에서 제자들에게 판소리를 가르친다. 신재효는 제자들에게 소리를 가르치며 판소리를 하는 소리꾼에게 없어서는 안되는 부채를 이렇게 설명한다. “자! 판이 깔렸다. 그 위에 무엇을 펼칠 것이냐? 소리를 펼칠 것이다. 움직이면서 펼쳐야 한다. 가진 건 이 부채 하나 뿐이다. 이놈이 심봉사에겐 터덕턱턱 지팽이가 되고 흥부놈 박 탈 때는 슬금슬금 톱이 되는 것이다.”

이처럼 부채는 주로 우리나라 조선시대와 근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에 많이 등장하는데 그 당시 사회적 배경을 설명하는 하나의 소품으로 활용되기도 하지만 극을 이끄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박계호 선자장이 제작한 부채와 함께 부채가 극의 매개가 되는 영화 대사, 영화 포스터, 부채가 등장하는 장면, 영화 스토리 소개 등을 담아 관람객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2014년 영화 '사도'에 나오는 ‘어피 합죽선’

조선시대에 전주는 전라감영 안에 부채를 제작하는 선자청이 있었다. 조선시대에 임금님에게 진상할 부채를 만드는 곳으로 선조들의 지혜와 전통이 담긴 합죽선을 제작했다. 

박계호 명장은 전라감영 선자청 전시장을 운영하며 남다른 애정을 갖고 전통을 지켜가고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 민족 고유의 정신과 가치를 합죽선에 담아내 영화 드라마에 시대적 배경과 역사성에 맞는 부채를 선보인다. 박계호 선자장은 선친인 박인권 선자장에 이어 2대가 전라북도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으며 선친인 박인권은 명예보유자로 활동 중이다.

전라북도무형문화재 박계호 선자장.

전주부채문화관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전시장을 찾지 못하는 관람객을 위해 SNS를 통해 온라인 전시로도 진행한다. 관람료는 무료이며, 월요일에 휴관한다. 문의는 전주부채문화관 063-231-1774. / 김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