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참패로 막을 내렸다. 수도권 3개 의석은 새누리당이, 그리고 광주는 무소속이 차지했다. 새정연은 한 곳도 얻지 못했다.

이번 선거가 '성완종 리스트' 파문 속에서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새정연의 무능과 국민들의 실망이 겹치면서 뜻밖의 결과를 낳았다. 특히 무소속 천정배후보가 광주에서 당선됨에 따라 야권의 호남발 정계개편이 예고되고 있다.

4.29 재보궐선거 당선자들. 왼쪽부터 관악을 새누리당 오신환, 인천 서구·강화을 새누리당 안상수, 성남 중원구 새누리당 신상진, 광주 서구을 무소속 천정배의원이 당선이 확정된 뒤 꽃목걸이를 목에 걸고 기뻐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4.29 재보선 결과 광주 서구을에서는 새정치연합을 탈당했던 무소속 천정배 후보가 52%를 득표해 당선했다. 새정치연합 조영택 후보는 30%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새누리당 정승 후보는 11%를 얻었다.

경기 성남시 중원에선 신상진 새누리당 후보가 56% 득표율로 정환석 새정치연합 후보의 36%를 20%P가 넘는 큰 격차로 따돌렸다.

서울 관악구을도 오신환 새누리당 후보가 44%를 득표해 정태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34%를 10%P 차이로 따돌렸다. 새정치연합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정동영 후보는 20%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인천 서구강화군을에서는 새누리당이 '텃밭 사수'에 성공했다. 새누리당 안상수 후보가 54%로 신동근 새정치연합 후보 43%를 여유 있게 앞서면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번 재보선은 비록 4곳이지만 내년 총선 민심을 가늠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민심의 향방을 파악할 수 있는 풍향계가 된다.

새정치민주연합 입장에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상승기류를 타던 당 지지율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집권 여당에 대한 견제는 고사하고 당장 당내 혼란도 우려된다. 위기 때마다 터져 나오는 분당설과 계파 갈등이 수면위로 올라올 가능성도 있다.

양당의 대조적인 풍경.

기자들이 지키고 있는 새정연 사무실.

더욱이 국민신당을 중심으로 야권 개편이 이뤄지면서 당의 분열 조짐이 가속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광주서구을에 천정배의원이 당선되면서 새정연은 기반이 흔들리고, 국민신당이나 부소속 연대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동영 후보도 비록 서울에서는 패했지만 당장 내년에 전주 지역 출마를 배제할 수 없다. 정 전의원을 중심으로 선거에 참여할 경우 새정연에는 결정적 타격이 될 수 있다. 이번 광주 서구을의 성거 결과가 이를 반영하고 있다. 호남권에서 돌풍을 일으킬 수 있는 기반이 충분하다.

새누리당이 재보선 결과를 바탕으로 야당의 주장을 무력화 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공무원연금개혁과 각종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선거 결과를 과신할 경우 곧 민심의 역풍을 맞을 수도 있어 신중할 수밖에 없다.

한편 이번 재보선 결과로 국회 의석 분포는 재적 298명 가운데 새누리당이 157석에서 160석으로 늘고, 새정치연합은 130석을 그대로 유지하게 됐다. 무소속은 정의화 국회의장과 유승우 의원 등 2명에서 천정배 후보 당선으로 3명이 된다.
 
재보궐 선거에서 당선자들은 당선과 함께 곧바로 의원 신분을 갖게 되며, 임기는 19대 국회가 종료되는 내년 5월 29일까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