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가 도내 대학교 중국인 유학생 유치를 돕기 위해 준비한 유학박람회를 돌연 취소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중국 충칭시와 교육 교류 차원에서 계획된 유학박람회였으나, 예정일을 불과 한 달을 앞두고 참가 희망 대학들에 취소 통보한 것이다.

17일 전북도 등에 따르면 오는 24일부터 26일까지 3일간 중국 충칭시에서 유학박람회가 개최될 예정이었다.

도가 지난해 10월 중국 충칭시와 교육 교류의 물꼬를 트면서 도내 대학들의 중국인 유학생 유치를 돕겠다는 취지에서 기획된 행사였다.

특히 지난달 27일 충칭시에서 열린 전북유학센터 개소식에는 이원택 전 전북도 정무부지사와 최영규 도의회 교육위원장이 참석하며 기대감을 키웠다.

박람회는 전북대와 군산대, 우석대 등 도내 5개 대학교가 참가하기로 했다. 양국 대학 간 일대일 교류,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대학설명회 등이 계획됐다.

도는 이에 앞선 지난 7월 5개 대학 유학생 유치 실무 담당자들과 만나 참가 의향 등을 확인했다.

이후 8월5일에는 대학마다 충칭시 방문단 명단을 제출해달라는 공문까지 보냈다.

대학 입장에서는 환영할 만할 일이었다.

학교 재정에 도움이 되는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돕겠다며 지자체가 먼저 손을 내민 것이다.
 

전라북도청사 /

그러나 도는 7일 대학들에 유학박람회가 취소됐다며 갑작스레 통보했다. 공문을 발송한 지 이틀 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이에 대한 명확한 사유는 없었다고 한다.

참가를 원했던 대학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A 대학교 관계자는 “중국인 유학생을 유치할 수 있는 네트워크가 구축됐기 때문에 큰 타격이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충칭시 학생들을 확보할 기회를 놓쳤다는 점에서는 아쉬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유학생 유치에 실효성 있는 박람회가 돼야 한다는 바람을 내비치기도 했다.

B 대학교 관계자는 “현지에서 부스만 차려놓고 유학생을 기다리는 형태의 유학박람회는 사실 효과가 없다”면서 “대학 간 일대일 매칭 등 대학이 진정 원하는 유학생 유치 프로그램 등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북도는 박람회 취소가 아니라 연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당초 박람회가 중국 충칭시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개최 도시를 장쑤성으로 변경하자는 내부 의견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연기한 것”이라며 “갑작스레 대학들에 취소 통보한 것은 맞지만 충분한 양해를 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도와 중국 장쑤성 간 자매교류 25주년을 맞아 교류 확대 차원에서 변경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빠른 시일 내에 대학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행사를 개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