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속 자동차 단속카메라가 설치된 도내 도로 구간 중 완주군 상관면 죽림온천 출입구가 있는 삼거리에서 가장 많은 차량이 적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한해동안 이곳에서는 전주방향이 5673건이 적발돼 1위를 기록했고, 남원방향이 5363건으로 2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3위는 진안군 정천면 금지터널 부근으로 1년동안 5110건 적발됐다. 자동차 제한속도 위반차량 적발이 많은 곳은 마을구간이나 학교 부근 등 속도제한이 엄격한 곳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이 같은 자동차 속도위반 단속실적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며 실제 자동차 과속 실태하고는 큰 차이가 난다는 사실이다.

  자동차를 운전하면서 속도감을 즐기지 않는 나는 도로표지판에 적혀있는 제한속도가 언제나 최고속도나 마찬가지다. 자동차 운전경력이 30년이 넘지만 과속으로 적발된 적이 한두 번에 불과하다.

  물론 운전하다 보면 무의식중에 제한속도를 넘어가기도 하지만 최대한 제한속도에 맞춰서 운전하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자동차 10대 중 8-9대는 내차를 추월한다.

 전주-군산이나 전주-순창 등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만나는 차량들 중 일부는 정말 세게 달린다. 내차도 제한속도인 시속 80-90km로는 달리는데 그 차들은 내 차를 금새 추월해서 눈 깜작할 사이에 시야에서 사라진다. 아마 시속 130-140km쯤 달리지 않는가 싶다.

  20여년전, 일본 여행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곳에서는 도로표지판의 제한속도가 곧 최고속도나 다름없었다. 당시 여행은 큐슈에 있는 가고시마, 후쿠오카 등지를 관광버스로 돌아보는 코스여서 차안에서 보내는 시간도 적지 않았었다.

박장우 주필

  어느 날, 우리 일행이 쇼핑을 하느라 관광버스가 예정시각보다 1시간 가량 늦게 출발하게 됐는데 운전기사가 목적지에 1시간 늦게 도착한다고 설명했다. 그 운전기사는 오고가는 차들이 거의 없는 도로를 달릴 때도 결코 속도를 내지 않았다.

  그 차는 5시간 뒤 정확히 1시간 늦게 목적지에 도착했다. 그리고 운전기사는 차에서 내리는 승객들에게 허리를 굽혀 깍듯이 절했다. 늦어서 미안하다는 듯 말이다.

  우리나라 관광버스 같았으면 1시간 늦게 출발했어도 제시간에 목적지에 도착했을지도 모른다. 과속에 신호위반 등 운전기사의 모든 능력(?)을 총동원해서 말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조만간 고속도로에서 전자동으로 움직이는 자동차가 개발될 것이라고 한다. 자동차에 인공지능으로 제어하는 시스템이 장착될 경우 자동차가 모든 것을 스스로 인식하고 운전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운전자는 편안하게 잠을 자면서도 목적지까지 갈 수 있게 될 것이란 이야기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전자동 시스템에 모든 것을 맡길 운전자가 얼마나 있을까 의구심도 없지 않다. 전자동으로 움직이는 차량이라면 무엇보다도 고속도로 제한속도를 지키며 나아가야 하는데 대부분 속도감을 즐기는 운전자들이 그것을 감내할 것인가 싶지 않다. 자기 앞에 다른 차 있는 것을 못 참는 그런 성격으로 말이다.

  자동차 제한속도를 대하는 국민들의 시각은 차량 흐름에 따르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 다수인 것 같다. 다시 말해 주변 차들이 제한속도를 넘어서 나아가면 내 차도 이에 맞춰 따라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자동차 제한속도를 더 높이면 될 것 아니냐구요? 현재 우리나라 자동차 제한속도는 고속도로에서 100-110km, 자동차 전용도로는 80-90km, 일반도로는 60km로 돼 있는데 예전보다는 많이 현실화돼 실제 운전해보면 결코 느린 속도가 아니다. 제한속도를 높이는 것은 교통사고와 직결될 수도 있는 문제라는 생각이다.  

  그리고 자동차를 제한속도로 운전해보면 느긋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정말 편안하다. 추월이 어려운 도로에서는 뒤에서는 빨리 가라고 난리치지만 말이다.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는 것이 제한속도 아닌가 싶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자동차 제한속도를 무시하고 있는 것은 하나의 문화의 문제 아닌가 싶다. 단속에 안 걸리고 나만 좋으면 된다는 운전습관 말이다. 자동차 과속운전이 쉽게 사라지지 못하는 근본적인 이유이기도 하고 말이다. / 박장우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