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한 모임에서 후배가 이런 질문을 던졌다. “선배, 아르바이트로 한 2백만원씩 받으니 살맛나죠?”

  그 후배는 전주시내 유명 유통업체에서 브랜드 신발가게를 하는 사람인데 불쑥 이렇게 말한 것은 알바 하면 보통 한 2백만원씩은 손에 쥐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 아닐까 싶다.

  그날 모임에서 어떤 선배는 3백만원 받는 알바도 있다고 하더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어떤 사람은 건설현장 이야기라며 민주노총 소속 근로자들은 오후 3시면 퇴근한다며 한참 일할 시간에 그럴 수 있느냐고 비난했다.

  올해에 또 최저임금이 시간당 8350원으로 올랐으니 알바 하는 사람들만 좋은 세상 됐다고 정부정책을 공격하는 소리인 것 같았다.

  물론 이들이 근거 없는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생각되지는 않는다. 어떤 신문이든, 또는 1인방송이든 이런 내용을 전하는 곳이 있는 것 같고 이들도 이런데서 보고 듣고 한 것을 전하는 것 아닐까 싶다.

  그러나 이런 이야기가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일부의 사실로 인해 알바 하는 사람들도 불편한 점이 적지 않다는 사실이다.

박장우 주필

  더욱이 최저임금 인상으로 알바들은 편법을 강요당하기 일쑤다. 물론 회사측으로서는 합법을 가장한 것이지만 말이다.

  올해 인상된 최저임금 8350원을 적용하면 식사시간 포함 9시간 근무하는 사람은 월 174만5150원을 지급받는 것으로 돼 있다. 이 중에서 4대보험과 세금을 공제하면 근로자가 실제 받는 돈은 160만원 남짓이다.

  물론 최저임금으로 직원들의 월급을 지급하는 회사의 경우 자신들이 부담해야 하는 돈은 200만원을 훌쩍 넘을 듯도 싶다. 4대보험 회사측 부담금과 퇴직금 적립, 그리고 용역회사 관리비 등을 계산하면 충분히 그런 금액이 추산된다.

  그리고 3백만원 짜리 알바 이야기도 가능할 듯싶다. 밤샘 근무하는 택배회사 물류 종사자는 한 달에 220만원 이상 받는다는 소리도 들린다. 이런 경우 회사측 부담금은 300만원이 될 듯도 싶다.

  다만 택배회사 물류 근로자들의 경우 노동 강도가 엄청 강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들린다. 힘이 넘쳐나는 20, 30대들도 며칠 버티지 못하고 나가떨어진다고 한다.

  밤을 새워가며 일하는 것도 힘든데 그것도 무거운 물건 등을 계속해서 들었다 놨다, 그리고 이리저리 옮겨야 한다고 상상해보라. 그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돈은 최저임금 기준이 아니라 구인구직의 수요공급 법칙에 의해 정해지는 것 아닐까 싶다. 

  어떤 사람들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외국인들만 좋은 일 시킨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일부 사업장의 경우 우리나라 사람들을 채용하려고 해도 아예 쳐다보지도 않아 외국인을 구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한다.

  최저임금이 오르면 오를수록 현장에서는 편법 등이 더욱 기승을 부리는 것 같다. 올해 최저임금으로 지급되는 근로자들의 월급은 정상근무자의 경우 지난해보다 월 16만원 가량 올랐으나 실제 근로자들에게는 10만원 남짓 더 주어질 뿐이다.

  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있는 조카가 있는데 지난해나 올해나 월급이 똑 같단다. 임금으로 계산해주는 근무시간을 줄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웃기는 것은 실제 일하는 시간은 똑 같다고 한다. 중간에 있는 선배들이 다른 사람들 다 일하는데 너만 퇴근하느냐고 핀잔을 주곤 하여 퇴근시간이 돼도 나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제 최저임금 문제도 인상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면 어떨까 싶다.  

  노동계에서는 최저임금을 올리면 최소한 대기업만이라도 따라와 주겠지 생각하는지 몰라도 대기업도 편법 쓰기는 마찬가지다. 대기업들이 용역업체 하도급 금액에 최저임금 인상분을 제대로 반영해주지 않아 최저임금이 적용되는 용역업체 근로자들의 임금은 제자리 걸음을 면치 못한다.  

  최저임금, 근로자들은 편법으로 제대로 주지 않는다고 불평하고 있고 사용자들은 너무 무리하게 인상해서 회사 못해먹겠다고 울상인데 모두에게 불만인 채 이대로 놔둬서는 안될 듯싶다. 

  무엇보다 최저임금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더욱 필요한때 아닐까 싶다. 

/ 전북포스트 박장우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