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기간 출산한 딸애를 통해 두가지 사실을 알게 된 것 같다. 첫째는 요즘 여자 아이 출생이 남자 아이보다 많다는 사실이고, 둘째는 제왕절개 수술을 통한 분만이 많았는데 그 이유를 놓고는 분분한 것 같다는 사실이다.

  부산에서 살고 있는 딸애는 산후조리원을 갖춘 병원에서 출산했다. 설 명절 연휴가 시작되기 직전, 4일동안 해당 병원에서는 유도분만 등을 통해 27명의 신생아가 태어났는데 이중 21명이 여자 아이였다고 한다.

  이 병원 간호사들은 “이같이 여자 아이들이 집중적으로 태어난 것은 좀 이례적인 일이긴 하나 전반적으로 여자 아이들이 더 많이 태어나는 경향이라”고 귀띔했다.

  딸애 출산 소식을 가족들에게 알리자 자연분만으로 낳게 하지 그랬냐는 의견에서부터 병원에서 돈 벌려고 제왕절개 수술을 한다는 주장까지 들렸다.

  출산 경험이 많은 어머니들은 자연분만으로 아이를 낳아야 산모도 건강하고 아이도 튼튼하다며 경험담을 이야기 한다. 물론 요즘 젊은 산모들도 자연분만으로 아이를 낳고 싶어 할 것 같다.

  그래도 실제 제왕절개 수술이 많이 시행되고 있는 것은 병원 측에만 원인이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이 느껴졌다. 출산의 고통을 두려워하는 산모들의 경우 제왕절개를 먼저 바라기도 한다는 것이다.

  여자 아이들이 많이 태어나는 현상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닌 것 같다. 초등학교에서도 남학생보다 여학생이 더 많아 남자 짝꿍을 찾지 못한 여학생들 끼리 짝꿍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박장우 주필

아마 남아 선호사상이 많이 무뎌지면서 발생한 현상 아닐까 싶다. 실제 요즘에는 딸을 임신했다고 싫어하는 부모들은 거의 없는 것 같다. ‘딸이 더 좋대’하는 소리까지 들리는 게 지금이다.

  여자남자 이야기하다 보니 이런 이야기도 들렸다. 전북에는 결혼 적령기에 있는 남성들이 여성들보다 태부족하다는 소리까지 있다.

  요즘에는 맞벌이가 유행이라 남자나 여자 모두 취업을 하지 않으면 결혼 상대 만나기도 쉽지 않다고 한다. 그런데 필기시험을 치러서 합격자를 선별하는 공직사회의 경우 남성 합격자는 가뭄에 콩 나듯 적다고 한다.

  이들 직장에 다니고 있는 여성들은 자신들과 눈높이가 비슷한 남성들을 결혼 상대로 여기곤 하는데 전북에는 괜찮은 기업체가 적은 관계로 남성들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전북경제의 취약성이 불러온 비극으로 생각됐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표창원의원이 지지세력에서 이탈하고 있는 20대들의 마음을 잡아보기 위해 간담회를 개최한바 있는데 일부 남성들이 “요즘도 여성이 약자냐”며 현 정권의 여성중심 정책에 강하게 항의했다는 소식이 있었다.

  검경의 금융기관 불법채용 수사 등을 통해 밝혀지고 있는 여성 합격자 비율을 낮추기 위해 불이익을 줬다는 이야기 등에 20대 남성들이 강한 반감을 표출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전해진다.

  낙타 바늘귀 들어가기 보다 더 어려워진 취업 현장에 있는 20대 남성들에게는 여성들에 비해 불리한 현실, 병역으로 인한 불이익 등에 대한 불만이 보통 크지 않을 듯도 싶다.

  물론 여성들도 할 말이 많다 한다. 서류심사와 면접으로 합격자를 가려내는 기업체 등에 취업하는 경우 여성 합격자가 극히 적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성들은 필기시험 치르는 곳으로 몰려들고 있는지도 모르고 말이다.

  20-30년 전만해도 우리나라에는 분명 남아선호가 유행이었지만 지금은 거의 사라진 것 아닌가 싶다. 그러나 지역적으로 그리고 직업별로 성별 편중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인 것이다.

  그렇다고 성별 균형을 맞춘다고 정부나 지자체 또는 기업에서 특별히 어떤 제도나 대책을 시행할 수 있을 것 같지도 않다.  

  전라북도에서 시행하는 9급 공무원 시험의 경우 필기시험에서 남성 합격자가 너무 적을 경우 정원 외로 몇 명 배려하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아마 정원 내에서 남성들을 배려했다가는 여성들이 벌떼처럼 달려들지 않았을까 싶다.  

  다만 전북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남성과 여성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결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유관기관 단체들이 더욱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 박장우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