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았으나 희망의 빛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것 같다. 갈수록 경제는 어렵게 될 것 같다는 전망뿐이고 일자리를 찾는 국민들의 갈증은 쉽게 해결되지 못할 것 같다는 절망적인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문재인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해 가장 아쉬운 문제로 일자리 부족을 들었다. 그리고 올해 최우선 국정 과제로 일자리 창출을 주문했다.

  송하진 전북지사도 올해 10대 프로젝트의 하나로 군산형 일자리 사업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군산형 일자리 사업은 한국지엠 군산공장과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를 활용하는 차원에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문재인 정부 들어 지역 이름을 딴 일자리사업이 곧잘 거론된다. 지난해 추진되다 무산된 광주형 일자리는 현대자동차에서 출연, 친환경자동차를 만드는 공장을 설립하는 것이었는데 노동계의 반발로 성사되지 못했다.

  광주형 일자리는 국내 자동차공장 노동자들이 받고 있는 임금의 절반 정도 수준에서 근로자들이 생산 활동에 종사하는 형태였던 것으로 알려진다.

박장우 주필

  아마 지금과 같은 고임금으로는 새로운 일거리를 만들어내기가 쉽지 않은 점도 고려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금 군산지역에도 한국지엠 폐업과 현대중공업 조업중단으로 실업자가 급증, 지역경제가 붕괴위기에 있다. 그동안 버팀목이 돼줬던 정부 지원금 등도 끊겨가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진다.

  전북의 심각한 경제상황은 정부의 산업단지 조성 계획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2019년 산업단지 지정계획을 발표했는데 전북은 기존 산업단지 용지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해 정부의 추가 조성계획에서 제외됐다는 소식이다.  

  도내 실업자 동향도 지역경제 침체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지난해 전북지역 실업자는 2만6000에 달했고 취업자는 전년도보다 6000명이나 줄었다. 문을 닫은 자영업자들이 급증한 것도 한 원인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올해 우리나라 경제여건도 결코 녹녹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관련기관들마다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2.5% 내외로 잡고 있다. 기업들이 신규 투자나 인력 고용에 있어 아주 소극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는 것이다.

  이를 반영한 듯, 현재 직장에 다니고 있는 사람들 10명 중 7명이 고용불안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구인구직 매체 사람인의 설문조사인데 6개월 전보다 불안감 응답비율이 크게 높아졌다 한다.

  이번 조사에서 눈에 띄는 것은 전체 응답자의 84.9%가 현 직장에서 정년까지 다니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는 대목이었다. 그리고 현 직장 근무 가능 나이도 평균 40.9세로 응답돼 40대 조기 퇴출이 더욱 심화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지금의 일자리 문제는 취업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과 취업을 해도 조기에 그만둬야 한다는 점인 것 같다. 대기업 취업은 이미 낙타 바늘구멍 들어가기 식으로 막혀버리다 시피 돼 있다.

  일반 국민들은 비정규직 일자리라도 많이 만들어달라고 아우성인데 노동계는 비정규직 고용을 철저하게 차단함으로써 노동자들의 삶의 질을 높여달라고 주장한다.

  또한 최저임금 상승 속도도 논란거리인데 이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은 찬성과 반대로 확연하게 구분되는 양상이다. 정부에서 어떤 노동정책을 내놓아도 좋은 반응을 얻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군산형 일자리도 기업이나 노동계 모두를 끌어안기에는 역부족한 점도 없지 않을 듯 싶다. 경영자측에서는 일정 기간 안정된 생산 환경을 보장받고 싶어 하는 반면 노동계에서는 자신들의 세력 확대를 포기하지 않을 것 같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지금의 경제 위기는 보통 심각한 게 아니다. 가장 민감하게 반응을 느낄 수 있는 유통업계에서는 이미 비상체제에 들어간 곳도 있다.

  지난해 가을이후 매장에서 고객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각 업체에서 파견됐던 직원들도 연말을 기해 대부분 자취를 감췄다. 이러다가 대형업체도 문 닫는다고 나서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팽배하다.  

  정부나 지자체 차원의 일자리 대책과 더불어 범국민적인 경제회생운동이 절실히 필요해지는 때인 것이다. / 전북포스트 박장우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