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전거를 타고 시골지역을 달리다 보면 심심찮게 만나는 것이 고추잠자리 떼다. 초겨울 금강하구둑에서 펼쳐지는 가창오리 떼의 군무를 연상시킬 정도로 장관이다.
고추잠자리는 어렸을 적 동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잠자리 꼬리를 실로 묶어 날려 보내며 뛰놀던 시절도 곧잘 떠올리게 된다. 가수 조용필도 고추잠자리를 노래했다.
그런데 고추잠자리 떼가 우리에게 좋은 의미를 던져주는 것은 아니란다. 오랫동안 농약 등을 과다 사용, 생태계가 무너지면서 발생한 결과라는 이야기다.
고추잠자리는 물이 있는 논이나 습지 등에 알을 낳고 유충으로 자라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농약사용으로 미꾸라지, 붕어 등 물고기가 사라지면서 잠자리 알이나 유충을 잡아먹을 천적이 크게 감소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 |
 |
|
| 박장우 주필 |
그리고 성충인 고추잠자리도 제비가 급격하게 감소하면서 개체수가 크게 늘어났고 말이다. 제비가 고추잠자리를 뒤쫒는 모습은 여름철 들녘에선 흔히 볼 수 있던 것이었으나 지금은 발견하기 쉽지 않다.
물론 아직까지 고추잠자리 떼로 인한 구체적인 피해는 알려지지 않는다.
작은소참진드기로 불리는 야생 진드기가 사람을 물어 죽게 했다는 뉴스를 곧잘 접하게 된다. 도내에서도 최근 세명이나 야생 진드기 때문에 목숨을 잃었다고 전한다.
자기 집안 잔디밭에서 옮은 진드기에 물렸다거나 자기 텃밭에서 일하다가 진드기에 물린 것 같다는 이야기다. 심지어 풀밭을 뛰어다닌 애완견에게 달라붙은 진드기에 물려 숨졌다는 소식도 들린다.
시골에 가면 곳곳에 진드기를 주의하라는 플레카드가 내걸려 있다. 3단계 주의사항도 구체적으로 기술돼 있다. ‘외출할 때는 반드시 팔과 다리를 감싸는 긴 옷을 입을 것’ 그리고 외출해서 돌아와서는 목욕을 하고 옷을 세탁하도록 하고, 발열, 두통, 구역질, 설사 등 이상증세가 나타날 경우 곧바로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아보라고 권유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농사를 짓고 사는 농민들에게는 진드기 공포가 나돌 정도 아닐까 싶다. 그렇다고 진드기 예방백신이 있는 것도 아니란다. 조심하다 이상이 있으면 병원에 가보라는 정도다.
혹시 야생 진드기의 공격도 고추잠자리 처럼 천적이 급감함으로써 발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의구심도 없지 않다.
부산과 평택에 이어 인천에서도 붉은불개미 떼가 발견되면서 공포감도 확산되고 있다. 정부는 전국 항만 10곳을 붉은 불개미 집중관리대상으로 지정하고 예방 방제에 돌입했다.
붉은불개미는 세계자연보호연맹이 지정한 세계 100대 악성 침입외래종에 속하며 원산지는 남아메리카이다. 불개미 침에 찔릴 경우 심할 경우 현기증과 호흡곤란 등의 과민성 쇼크를 유발한다. 북미에서는 붉은불개미 때문에 사망한 사례도 보고돼 ‘살인개미’로도 불린다
붉은불개미의 여왕개미는 주로 6~9월 매일 1500여 개의 알을 꾸준히 낳을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붉은불개미는 한번 자리를 잡으면 박멸이 어려워 농작물 피해나 생태계 교란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다.
우리나라에서는 2017년 9월 28일 부산항 감만부두에서 국내 최초로 발견됐었다. 우리나라도 이미 붉은불개미의 서식지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싶다.
주변에 있는 산에 가보면 하얀 쌀알 만한 크기의 나방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중국에서 날라 온 나방이라는데 작은 꺼풀이 뭉친 것 같은 모습인데 행정기관에서는 방제활동도 하고 있다고 한다.
몇 년전에는 중국매미라는 것이 우리나라를 급습한 적이 있었다. 날개 부분에 붉은 빛이 도는, 우리나라 매미보다 작은 매미였는데 많은 숫자가 나무에 달라붙을 경우 수액을 빨아먹어 피해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었다.
생태계 변화 그리고 기후변화, 수출입 물류확대 등으로 국민 안전보건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줄수 있는 곤충들이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다.
특히 생태계 파괴로 인한 피해는 생각보다 빠르게 그리고 널리 퍼지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 농촌지역의 야생 진드기 공포부터 물리칠 수 있는 완벽한 대책이 하루 빨리 세워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 박장우 주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