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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잡담 II> 1. "맷집 없으면 나오지 마세요..."6.13 지방선거 후보자를 위한 고언
강찬구 기자  |  phil6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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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14  17: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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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에서 공보 담당할 사람 좀 추천해 줘요...” 어제도 받은 전화입니다. 지방 선거를 앞두고 후보가 많다 보니 홍보 담당할 사람도 기근입니다.

6월 지방선거가 3개월 남았습니다. ‘미투’와 ‘MB 수사’ 등으로 예비후보 명함을 내밀기도 어색한 상황이긴 하지만 선거는 어김없이 6월 13일에 열립니다.

예비후보자들은 ‘똥줄’이 타지만 세상은 무심합니다. 사람들은 모두 자기 앞을 감당하느라고 남 일에 정신 팔 틈이 없습니다. 선거도 당사자 말고는 그다지 관심이 없습니다. 그거 말고도 당장 신경 쓰이는 세상사가 얼마나 많습니까...?

 

   
강찬구 전북포스트 발행인

가족들까지 길거리로 내몰아 명함을 돌리고는 있지만 ‘이게 무슨 일인가...’ 한탄하는 예비후보들도 계실 것입니다. 내가 선거에 나서기만 하면 사람들이 벌떼처럼 달려들 것이라고 생각했겠지만 이제 그 교만은 벗어 던져야 합니다. 당신은 그동안 ‘갑’으로 살아오셨겠지만 이제부터는 철저한 ‘을’입니다.

국회의원 선거에 나섰다가 두 번이나 낙선했던 선배가 세 번째 도전을 위해 거리로 나섰을 때 “어떠세요...? 잘 되나요...?” 물었더니, 고개를 흔들며 하시는 말씀이 “아직도 알아보는 사람이 없어...”  어떻든 선거판에 몇차례 나서고, 꼬박꼬박 예비후보로 등록해 길거리와 주점, 상가를 헤매고 다녔지만 알아보는 사람이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선거에 나서겠다는 입지자들에게 제가 가장 먼저 하는 말이 “맷집 좋으세요...?”입니다. 선거는 싸움이고, 싸움은 ‘쌈빡한 한방’도 필요하지만 맷집이 더 중요합니다. 버텨내고 이겨내는 힘. 그 진흙탕 싸움에서 온갖 무례와 불쾌감을 이겨낼 수 있어야 합니다. 나아가 선거에서 떨어져도 죽지 않을 맷집과 근성이 있어야 합니다.

선거는 싸움입니다. 그래서 선거전(戰)이라고 얘기합니다. '죽느냐 사느냐'의 싸움입니다. 실제로 선거에 나갔다가 낙선한 뒤 후유증으로 운명을 달리한 경우들도 있습니다.

선거에 떨어지면 '몸도 망치고, 돈도 버리고, 사람도 잃게‘ 됩니다. 후보자들의 이상은 숭고하지만 선거라는 현실은 '이전투구'입니다. 신사적인 선거는 없습니다. 어쩔 수 없는 선거의 숙명입니다. 선거 과정의 상처를 감내하지 못할 후보는 그 길을 넘어설 수 없습니다.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미투' 또한 이번 선거의 큰 이슈가 될 것입니다. 켕기는 게 있다면 후보 자격도 없습니다. 돈 쓰고 공들였다가 선거 3일 남기고 ‘터진다’고 생각해 보세요. 일찌감치 포기하는 것이 신상에 좋을 것입니다.

진흙탕 싸움을 이겨낼 수 있는 맷집, 선거에 떨어지고도 죽지 않을 맷집, 사정없이 두드려 맞고도 쓰러지지 않을 맷집, 쓰러져도 다시 일어날 맷집... 이런 맷집이 없으면 선거에 나서지 않는 것이 자신과 가족을 위해 현명합니다.

선거 한번 잘 못 나갔다가 패가망신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자신의 모든 것이 속속들이 까발려지고, 인간적 수모도 감수해야 합니다. 없는 일도 만들어서 공격하는 게 선거입니다. 속된 말로 사돈의 팔촌까지 들춰내서 씹히는 게 선거입니다.

치열한 전투를 끝낸 뒤, 피로 적신 갑옷을 불태우고, 피 비린내를 지우는 목욕재계를 한 뒤, 새로 만든 ‘곤룡포’를 입고 대관식을 갖겠다는, 냉혹한 승부사적 기질이 필요합니다.

 

누군가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의지를 보이는 순간, 그는 ‘포스트’가 됩니다. 선거의 중심이 되고, 그 주변에 사람이 몰려들기 시작합니다. 순수한 지지자도 있을 것이고, 이 선거를 도우면 얻을 것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게 중에는 후보 당락과는 무관하게 노리는 것이 있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후보는 이때부터 사람의 장막에 가려집니다. 부정적인 말은 차단됩니다. 어떻든 ‘실제로 된다.’고 믿는 사람들이 바로 옆을 에워싸고, ‘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2선을 장악합니다. 부정적인 사람들조차 동정심에서 "잘 될 거여..." 라고 말끝을 흐리지만 후보는 말끝을 헤아리지 못합니다. 자기 좋은 대로 해석하죠. 그것이 고된 선거 여정을 헤쳐 나가는 힘이 되기도 하고요. "당신은 안 돼"라는 말을 듣는 순간, 후보는 다리가 풀려 주저앉게 될 겁니다.

제가 후보의 맷집을 강조하는 것은 낙선 이후의 허탈감 때문입니다. 선거는 당락으로 귀결됩니다. ‘승자는 모든 것을 얻지만 패자는 모든 것을 잃는’ 게 선거의 냉혹한 승부입니다. 당선되면 모든 것이 용서되겠지만 떨어지면 모든 것이 원망으로 남습니다.

 

낙선한 후보는 주위 사람들에 대한 배신감과 자괴감에 치를 떨게 됩니다. 그동안 선거 과정에서 떨어진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으니까요. 그것도 말도 안되는 득표율로... 세상 모든 것이 싫어질 수밖에 없는 충격입니다.

그리고 곧바로 현실적인 쓰나미, 선거비용과 빚이 눈 앞에 펼쳐집니다. 이 또한 온전히 후보가 감내해야 할 몫입니다. 그래서 더러는 쓰러져 목숨을 잃기도 하고, 치명적 상처를 입어 재기하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맷집 없으면 선거에 나서지 마세요. 잘못되면 패가망신의 지름길입니다. / 강찬구 기자

 

<편집자주>

전북포스트는 6.13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두고 <정치잡담 II>를 연재한다. 이번 정치잡담 시즌 II의 부제는 ‘후보자들에게 드리는 고언’으로 정했다. 후보자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고자 한다. 이 글은 지난 2016년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연재했던 <정치잡담>의 보충 및 후속편이라고 볼 수 있다. 30년동안 기자로서 선거 현장을 지켜보고, 우연한 기회에 큰 선거에 발을 담근 경험자로서 선거 단상을 모아 얘기하듯이 이 글을 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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