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도내 언론사들의 최저임금 위반과 지자체 보조금 관련 비리를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한 언론사 대표의 비리 혐의를 수사, 구속하는 과정에서 밝혀진 내용이다.

검찰의 지방 언론사 최저임금 위반 수사가 실제 처벌 단계로까지 옮겨질 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해당 언론사들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이 되지 않을까 싶다.

올해 최저임금이 시간당 7530원으로, 전년도보다 16.4% 인상돼 시행되면서 전국적으로 진통이 적지 않은 것 같다. 인건비 부담이 큰 영세 자영업자들과 소상공인들은 사업을 할 수 없게 됐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박장우 전북포스트 주필

경비나 청소를 하는 근로자들은 그동안 벌어먹던 일자리마저 잃게 됐다고 울상이다. 가뜩이나 일자리 얻기가 어려운 청년층은 알바조차 눈에 띄게 줄었다고 하소연한다.

정부도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작용 차단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현장의 불탈법 행위에 대한 일제 단속에 나서는가 하면 업체들의 인건비 부담을 완화시켜 줄 수 있는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에 들어갔다.

최저임금 인상 논란은 두 갈래 방향으로 전개되는 것 같다. 하나는 국가가 사용자에게 최저임금 수준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도록 법으로 강제함으로써 저임금 근로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른 하나는 최저임금이 과다 인상됨으로써 기업들의 경영부담을 가중, 도리어 근로자들의 일자리마저 위협받게 만들었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그리고 지금 이 두 주장은 이런저런 경우나 환경에 따라 설득력도 얻고 있고 말이다.

그런데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는 도내 언론사, 그중 지방 신문사들에 대한 최저임금 위반사례는 좀 다른 차원의 문제 아닐까 싶다.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월급조차 제때 지불하지 못하는 곳도 없지 않은 것 같아서 말이다.

일반적으로 올해 인상되는 최저임금을 적용하면 일반적으로 근무하는 근로자(1일 9시간, 주 5일 근무)의 최저월급은 157만 3770원이 된다. 신문사에 근무하는 정규직 직원이라면 최소 최저월급 이상은 지급해야 하는데 과연 그럴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참고로 해양수산부가 고시한 2018년도 선원 최저임금은 월 198만 2340원이다. 지난해 176만원에서 22만원 가량이 인상됐다.

대형마트에 근무하는 60, 70대 미화 여사들의 임금도 월 150만원이 넘는다. 근무시간에서 쉬는 시간을 감안해 책정된 것인데 지난해보다 10여만원 이상 늘어났다.

물론 최저임금을 적용해서 월급을 받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것이 전부다. 모든 수당이 다 포함된다. 사용자 측에서 법적으로 빠져나갈 경우의 수를 고려해서 근로계약서를 마련한다.

지방 신문사 종사자들도 근로계약서를 작성한다. 어떻게든 법적 요건도 맞추고 말이다. 그런데 내막을 들여다보면 과연 최저임금이 보장될까 하는 의문인 것이다.

근무시간만 가지고 보면 일선에 나가 취재하는 외근기자는 아침 9시 출근하고 저녁 6시 퇴근하는 근로자다. 최소 영세 사업체 근로자와 같이 법적으로 최저월급은 보장받아야 한다.

영세사업체나 소상공인들은 규정만 맞으면 정부의 일자리 안정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1인당 월 13만원까지 정부보조를 받을 수 있으니까 최저임금 인상부담을 덜수 있다.

그런데 지방 신문사들은 소수를 제외하고는 이런 정부의 보조금 혜택도 받기 어려울 것 아닌가 싶다. 30인 미만 사업장에다가 최저월급 이상은 주어야 하고 체불임금이나 세금 체납 등 불법행위도 없어야 한다.

최저임금으로 생활하는 용역회사 근로자들의 경우 야간수당까지 다 포함해도 월 수입이 200만원이 안 돼 결혼을 포기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정부나 노동단체에서 최저임금을 인상하려고 하는 것도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미도 없지 않은 듯 싶다.

그런데 최저임금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지방신문 종사자들의 생활은 어떨까. 부모에게 손 벌리는 유명무실 직장인이 되거나 공갈, 협박이나 하는 사이비로 전락하거나 둘 중 하나이지 않을까 싶은 것이다.

지금 검찰의 지방언론사 최저임금 수사가 주목받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은 아닐까? / 박장우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