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새만금 개발이 급물살을 타는 분위기다. 그동안 진척되지 못하고 있던 각종 현안 사업들이 줄줄이 풀리고 있다. 10여년 정도면 도민들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갖게 한다.

박장우 전북포스트 주필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주 새만금위원회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세종시에 있는 새만금개발청을 새만금으로 옮기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현지에서 주민들과 늘 만나고 현장에서 사무를 판단하는 체제가 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앞으로 새만금사업이 속도가 나고 가시적인 변화가 보일 것이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그리고 자본금 3조원 규모의 새만금개발공사도 내년에 신설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관련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6개월 안에 공사가 출범되도록 한다는데 부지매립과 조성사업, 부대사업 등을 전담할 예정이다.

이밖에 내년도 예산에서 새만금사업비가 대거 확보됐다. 새만금국제공항 수요조사 용역비로 5억원이 반영된 것을 비롯 간척지 매립공사비 10억원도 처음 편성됐다. 계속사업비로 새만금-전주간 고속도로, 남북도로, 동서도로, 신항만과 배후단지 조성사업비도 기대 이상 반영됐다.

전북도 관계자들이 오히려 당황해 하는 표정인 것 같다. 도 관계자는 “새만금을 국가가 주도적으로 개발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이라고 해석했는데 일부 언론에서는 새만금 편애라는 용어도 마다하지 않는다. 새만금에 너무 집중되다 보니 상대적으로 다른 분야에서 예산을 확보하지 못하는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인 것이다.

이낙연 총리는 지난주 새만금위원회를 주재하면서 “새만금 개발사업은 착공 이후 26년 동안 속도가 지지부진했다”고 지적했다. 사실 지금까지 새만금 간척사업은 방조제 축조와 방수제 축조에만 매달려 왔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새만금간척사업은 1991년 11월28일 착공됐다. 노태우대통령이 부안 대항리에서 열린 착공식에 직접 참석했는데 눈발이 날리는 등 무척 추운 날씨에서 거행됐다. 착공 당시에는 20여년 정도면 새만금 개발사업이 어느 정도 마무리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기도 했었다.

그리고 이명박 정부 때는 새만금 내부개발계획도 확정됐었다. 국제적인 명품도시도 그때 선보였었다. 그런데 모두 그때그때 말잔치로 끝났을 뿐이었다.

지금의 새만금 속도전은 두 가지 요소가 결합된 결과 아닐까 싶다. 문재인 대통령의 새만금 조기개발 공약과 2023년 세계잼버리대회 새만금 유치가 그것이다. 둘 중 하나만 가지고는 지금과 같은 집중투자를 기대하기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국가에서 추진하는 사업일지라도 수요가 뒤따르지 않는 개발사업은 성과를 내기 어렵다. 그런 측면에서 세계잼버리대회 유치는 대단한 의미를 지닌 셈이다. 국제공항까지 국가사업에 반영될 수 있었으니까.

이제 추가적인 수요 창출도 서둘러 검토해 보면 어떨까 싶다. 새만금개발공사까지 설립된다 해도 무작정 개발하는 쪽으로만 몰고 갈 수는 없지 않을까 싶다.

새만금 내부개발은 관광과 산업단지 두 가지 측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관광 개발은 세계잼버리대회와 고군산 관광개발, 그리고 연관개발로 어느 정도 충족될 수 있을 듯도 싶다.

국내외적 환경도 괜찮은 것 같다. 중국의 관광규제가 풀렸고 수도권 관광인구가 몰리는 충남의 관광지는 포화상태에 있다. 전북 관광지로 사람이 몰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이야기다.

그러나 산업단지 개발은 아직도 미지수다. 삼성이 투자한다고 했다가 철회할 정도로 불확실성이 높은 실정이다. 게다가 유럽연합에서 우리나라를 조세 비협조 국가로 지정, 외국기업 투자유치도 어렵게 되지 않을까 싶다.

기업들의 자발적인 투자 욕구를 불러 일으킬 만한 대형 이벤트가 필요한 것 같다. 세계적인 기업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박람회 개최 등도 구상해 보면 어떨까 싶다. 만약 국내외 기업들의 투기 붐까지 조성할 수 있는 정도라면 새만금 내부개발도 짧은 기간 내에 마무리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새만금사업, 그동안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 2030년 이내 내부개발을 마무리할 수 있는 추가적인 특별 이벤트 마련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 박장우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