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이 시간당 7530원으로 결정된 지 20여일이 지나면서 기업들의 걱정하는 소리와 근로자들의 불만이 언론을 통해 계속해서 전해졌다. 보수언론들은 주로 기업측 입장에서 이야기를 전했고, 진보언론들은 근로자 입장에서 부작용을 알렸다.

보수언론은 내년도 최저임금이 너무 올라 중소기업들과 소상인들의 경영이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 같다고 전한다. 일부 업종의 경우 국내 근로자 임금을 맞추지 못해 동남아 등지로 떠날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임금 인상으로 국내 일자리만 줄어들게 됐다는 주장도 폈다.

박장우 전북포스트 주필

진보언론들은 최저임금을 핑계 삼아 일부 기업이나 업체들의 부당 노동행위가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업종의 경우 아직 최저임금이 오르지도 않았는데 직원들을 감축, 남아 있는 직원들의 노동 강도가 배가 됐다거나 계약 기간이 아직 많이 남았는데도 계약을 해지, 쫓겨났다는 것이다.

농촌지역에서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동남아의 값싼 외국인 인력을 이용해서 농사를 짓고 있는데 최저임금 인상으로 내년부터는 어려울 것 같다는 소리였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외국인 근로자들만 살판나게 생겼다는 좀 어깃장 나는 소식도 들린다.

최저임금은 근로자들의 최저생계비를 보장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내년도 최저임금을 적용, 근로자들이 평균시간을 근무하면 월 157만원 정도 받는 것으로 알려진다. 세금 떼고 4대 보험료 공제하고 나면 140만원대인데 가정생활을 꾸리기엔 턱없이 부족한 돈이다.

물론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시간당 1060원 올라 역대 가장 높게 증가한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의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달성하려면 앞으로 2-3년간은 매년 1000원 가까운 금액이 인상돼야 하지 않을까 싶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폭이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긴 했지만 사용자측도 마지막에는 협상안으로 7300원 수준까지 제시했었다. 근로자측 협상안과 230원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사용자측에서도 새 정부의 최저임금 만원시대 공약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었던 것 같다.

물론 문대통령은 내년도 상황을 봐가며 이후의 최저임금 인상 속도를 조절하겠다고 말한바 있다. 다시 말해 정부 지원에도 불구하고 기업이나 업체들이 따라오지 못할 경우 대선 공약도 재검토할 수 있다는 의미 아닐까 본다.

각종 언론의 내년도 최저임금 관련 소식을 접하면서 지방언론, 특히 지방 신문사들이 겪어야 할 곤혹스러움도 적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대부분의 지방 신문사들이 최저임금 부담을 벗지 못하는 것 아닐까 하는 걱정 때문이다.

지방 신문사들의 수입은 신문 지대와 광고비, 그리고 각종 행사를 하면서 떨어지는 부수입이 전부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중 비중이 높은 광고 수입은 매년 감소하는 추세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에서 발주하는 광고는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이로 인해 지자체 광고 수입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일부 지방 신문사들의 경우 현재에도 정상적인 경영이 불가능할 정도가 됐다. 일부 지방 신문사는 지불하지 못한 인쇄비 등이 쌓여 법원 경매절차에 의존해서 직원들의 체불임금을 해결하기도 한다.

지방 신문사들의 경영난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도내의 경우 10여개가 넘는 지방 신문사들이 난립하면서 기업들의 정상적인 광고는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최저임금도 보장하지 못하는 신문사들도 적지 않고 말이다.

문제는 최저임금이 8000-9000원 선에 이를 경우, 잘나간다는 지방 신문사들도 곧바로 어려움에 직면하지 않을까 싶은 것이다. 정부 차원에서 어떤 지원 대책이 나온다 해도 모든 신문사들을 무작정 지원하는 식은 아닐 것이고 말이다.

일반 업종은 최저임금을 버티지 못하는 경우 외국으로 공장을 옮겨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자치단체 광고 아니면 살아가기 힘든 지방 신문사들은 다른 곳으로 갈 데도 없다. 그렇다고 지방 신문사들이 최저 임금 때문에 스스로 문 닫을 것 같아 보이지도 않는다.

최저임금 만원시대를 앞둔 지방신문들의 앞날이 더욱 걱정되는 요즘이다. / 박장우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