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찬구 전북포스트 발행인

헌법재판소가 현행 선거구제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3배까지 차이가 나는 선거구별 인구 기준을 2배 이하로 줄이도록 함에 따라 선거구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2016년4월13일로 예정된 제 20대 총선은 새로운 선거구에 따라 치러야 한다.

헌재는 2015년12월31일까지는 완료하도록 했다. 헌재 결정 직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를 반영해 선거구 하한 인구수 13만8천984명, 상한 인구수 27만7천977명으로 자료를 작성했다. 현재 국회의원 정수를 유지하는 선에서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현행 선거구별 인구수는 하한선이 10만5천명, 상한선이 31만 5천명이다.

이같은 기준으로 볼 때 전북에서는 4개 선거구가 인구 하한 미달 선거구에 해당된다. △진안무주장수임실 △남원순창 △고창부안 △정읍 등이다. 반면에 △전주덕진 △군산은 상한선을 초과한다. 단순 논리로 보면 전주와 군산에서 2명이 늘고, 4개 미달 선거구를 통폐합해 2개로 만들면 2명이 줄게 된다. 전북의 의원수는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선거구 재편은 불가피하다. 물론 도내 전체 선거구를 전면 재편할 수도 있다.

제 20대 총선을 향한 입지자들의 레이스가 사실상 시작된 가운데 한바탕 혼란이 예상된다. 의석수나 선거구 모두 명확하지 않다. 앞으로 변수가 너무 많다. 선거구별 인구 기준이 마련되고, 선거구도 개편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 의원수도 변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헌법까지 개정해야 한다.

이에따라 선거구 획정을 둘러싼 정치권의 힘겨루기도 예상된다. 현직 국회의원들 간의 경쟁 구도가 나타날 수 있어 갈등도 예상된다. 입지자들 또한 선거구에 따라 유불리를 따지느라 고심할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게리멘더링’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선거구 조정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추진하게 된다. 별도의 선거구획정위원회를 구성해 헌재 결정 기준에 맞게 선거구를 조정하게 된다. 이와 함께 현재 300석(지역구 246석, 비례 54석)인 의석수를 유지할 수도, 늘릴 수도 있다.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원수를 조정하는 방안 등도 논의하게 된다.

일부에서는 차제에 선거구 개편뿐만 아니라 1개의 선거구에서 여러 명의 대표를 선출하는 중대선거구제 도입 등 선거 제도 전반에 대한 손질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선거제도의 근본적인 수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국회의원 정수에 변화가 생기면 개헌 논의로까지 비화될 수 있다.

한편 이전 헌재 판결로 국회의원수는 수도권과 충청권이 늘고, 호남과 영남권은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인구 상한선을 초과한 선거구가 가장 많은 곳은 수도권으로 경기도의 경우 16개, 인천 5개, 서울 3개 선거구가 인구상한선을 초과한 지역으로 분류됐다.

충청권은 대전 1개, 충남 3개 등 4개 지역구가 인구 상한선을 초과했으나 세종 1개, 충북 1개, 충남 2개 등 4개 지역구는 인구 하한선에 미달했다.

인구하한미달로 경계 조정 또는 통·폐합이 불가피한 지역은 영남권이 9개로 가장 많고, 호남권이 8개로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