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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나도 한번 떠나볼까? - 에필로그6개월 만에 길벗만큼 자전거 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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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6.28  10:4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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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말부터 시작했으니 자전거 여행을 쓴지도 두 달이 되었다. 우연찮게 시작된 이 글쓰기는 내 입장에서도 많은 공부가 되었고 유익한 시간이었다.

길과 고개에 대한 생각이 깊어지고 관심이 넓어졌다. 길에 대한 관심은 지리학이나 지도 등의 학습으로 이어졌다. 사람들의 삶과 역사, 그리고 시대를 흐르는 중요한 흐름이 있음을 발견한 것은 큰 수확이다.

길은 산과 물을 만나기 마련이고 고개나 다리, 그리고 그 뒤편의 다른 세상으로 건너는 통로였다. 그 고개들 위에서 때로는 나의 삶에서 넘겨야 할 고개를 함께 곱씹어 보기도 하였다.

 

   
 

그리고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과 어제, 또는 내일에 관한 성찰을 끄집어 내보기도 하였다. 자전거로 그 길을 넘나들며 취미로 익힌 것은 의도하지 않은 선택이었으되 훌륭한 결과를 얻었다고 자평한다.

 

그간 나의 자전거 타기는 여러 사람들의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고, 마음이 동해 스스로의 취미생활로 받아들여진 타인의 경우도 적지 않다. 이번 글에서는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런 자전거 타기가 그리 어려운 접근이 아니라는 점을 들어보고자 한다.

우선 타보지 않은 사람들과 경험한 사람들간의 거리감에서의 오해를 불식시킬 필요가 있다.

경험하지 않은 입장에서 페이스북 포스팅을 통해 내뱉어지는 50㎞ 라이딩, 70㎞ 라이딩, 100㎞ 라이딩이 매우 멀고 힘겨운 거리로 느껴지는 것이다.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해야 할까? 물론 어느 정도의 노력이 들어가야 이런 장거리 라이딩을 할 수 있음은 당연한 일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지금 당장 주차장에 방치된 자전거를 아무거나 끌고 나가 20-30㎞쯤을 달리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아주 저질 체력이 아닌 다음에야 누구나 달릴만한 수준의 거리이다. 길어야 두어 시간, 짧으면 한시간 반이면 누구나 달릴 수 있다.

 

그로부터 주말마다 서너번쯤 타게 되면 이제 50여㎞쯤의 거리를 달릴만한 자신감과 체력이 길러진다. 여기까지는 어지간한 사람이면 이내 도달할 수준이라고 본다. 물론 아직 이 수준의 사람들은 자전거를 타고난 다음날의 뻐근함을 감내해야 할 것이다.

세상사 공짜로 되는 법은 없지 아니한가. 그리고 그만한 뻐근함이 이렇게 거리를 늘려 가는데 주저앉힐 만큼은 아니고, ‘할 만한데...’라고 여겨질 것을 확신한다.

‘내가 50㎞를 달려 내다니... 이제 조금만 더 노력해보면 70-100㎞쯤을 탈수 있겠는데...? 그 정도면 전주에서 군산 정도는 충분히 왕복해볼 만 하겠는 걸...’ 이런 자신감이 들 법하다.

이 단계가 중요하다. 겪어본 바로는 30, 50, 70, 100, 150㎞ 정도로 구분되는 레벨이 있는 듯하다. 50㎞를 몇번 타 본다고 70㎞, 나아가 100㎞정도의 거리를 달리지는 못한다.

달리려고 마음 먹으면 달리지 못할 것 없지만 라이딩 뒤 후유증에 시달리거나 라이딩이 즐겁지 못하고 고역이 된다는 의미이다. 이 단계에서 한 두 달 좀 더 훈련해보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다시 그 레벨에서 좀 익숙해지고 탈 만하다 여길 때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식으로 단계를 밟아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겪어 가면 입문한지 6개월이면 바야흐로 100㎞ 라이딩 정도를 할 수 있다. 단계를 높이는데도 직선을 그려가기보다는 변증법적 과정(?)을 밟아 가는게 좋다.

<30→50→안정적이고 전단계보다 빠르고 힘차게 30→50→70→다시 30, 50을 안정적으로 타기→다시 100→전 단계를 다시 밝아가기...>

단계를 높이면 처음엔 힘들지만 이내 익숙해진다. 내 몸이 나의 경험을 통해 기억하기 때문이다. 조금의 인내와 훈련으로 내 근육이 성장한다.

50㎞쯤을 달리는데 자신감이 붙었다면 고개 넘는 훈련을 해 보는게 좋겠다. 우리나라 지형상 50㎞가 넘는 거리를 고개 없이 평탄하게 코스를 만들어 내기는 쉽지 않다. 심지어는 4대강 길 조차 크게 험하지는 않지만 크고 작은 고갯길을 여러 번 넘어야 하기도 하다.

처음에 자전거를 타기 시작할 때는 조그만 언덕만 나와도 두렵고 힘들게 여겨지지만 노력 앞에 이길 고개는 없다고 본다. 밋밋한 평지를 오래 달리는 것보다 오르락 내리락 달리는 고갯길이 오히려 재미있기도 하며 이 과정에서 하체에서 길러지는 훈련효과가 상당히 크기 도 하다.

장거리 라이딩은 시간에 투자하는 것이며, 시간을 아끼고 다음 목적지까지 달하는데 단축시켜 주는 속도를 높이는 훈련이 필수적이다.

 

   
 

MTB를 기준으로 1시간에 20㎞로 달리는 걸 가정해보자. 아침부터 시작해 10시간을 달리고 그중 4시간은 쉬고 6시간을 달리는데 쓰면 120㎞를 달릴 수 있는 것이다. 이 속도가 평속 27㎞쯤으로 올라가면 같은 시간에 162㎞로 벌어진다.

아무튼 간에 조금만 부지런히 노력해서 6개월을 투자했다. 봄부터 시작한 도전이 바야흐로 100㎞를 넘나드는 장거리 라이딩을 하는데 충분한 상태가 되었다. 왜 100㎞가 거론되었는가를 말할 차례가 되었다.

장거리 라이딩을 하는 사람들이 하루에 달리는 거리가 대략 100-150㎞내외다. 인천의 아라뱃길에서 서울을 거쳐 한강을 거슬러 올라 문경새재를 넘으면 낙동강을 만난다. 다시 이 길이 대구, 밀양을 거쳐 부산에 이르는 길이 500여㎞쯤에 달한다.

이런 장거리 라이딩을 4박 5일 내지 5박 6일 정도에 주파하는 여정을 비로소 도전할 만한 최소한의 체력이 확인됨을 의미한다. 빠르게는 3박4일에도 가능해지니 이제 전국이 그리 멀지 않게 느껴지고 시간만 허락하면 어느 곳이든 다닐 만한 수준이 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자 그럼, 여차 저차한 과정을 거쳐 체력도 각오도 되어 있는데 자전거만 있으면 떠날 수 있다고 가정하고 말한다. 어느 정도의 비용이 들어야 길벗 정도의 라이딩을 할 수 있는 애마를 구할 수 있는 건지 궁금하신 분들도 있을 것이다.

결론적인 이야기부터 꺼내보면 이렇다. 자전거가 좋다고 멋지게 라이딩을 하는 것은 아니며, 자전거보다는 라이더의 허벅지가 90%이상을 차지한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라 확신한다. 전술한 여러 편에서 보았듯이 길벗의 남도여행 5박6일은 20만원짜리 생활자전거였다. 심지어는 기어까지 고장 났다고 하지를 않았던가?

생활자전거를 넘어서 두 대의 자전거를 샀는데 그중 산악용 MTB는 80만원 짜리, 도로에서 탈만한 하이브리드 자전거는 60만원 짜리 였다. 올봄에 폼 나는 자전거를 한 대 구입해 볼 계획을 세웠지만 오히려 다른 이유에서 나는 조금 천천히 달려볼 필요가 있겠다 싶어 구입을 미뤄둔 상태다.

위에서 언급한 60-80만원의 자전거도 적지 않은 가격임에 분명하다. 어떤 필요가 느껴지지 않은 상태에서 자전거에 맛을 붙여보고자 한다면 3-70만원 정도의 입문형 자전거를 권한다.

 

그 기준을 나는 이렇게 말한다. 그래도 어느 정도 투자도 해야 본전 생각도 나서 열심일 수 있으니 그 정도 가격의 자전거를 구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니겠는가 싶어서 말하는 것이다. 이 정도의 가격이면 정말 훌륭한 라이딩을 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

'비싸고 좋은' 자전거를 구입해 열심히 타고 있는 경우 보다는 차근차근 필요에 따라 자전거를 구입해 열심히 타는 사람을 더 많이 보았다면 설명이 될까?

이제 떠날만한 준비가 되었나...?

 

   
 

아차, 한 가지 빠진 게 있다. 제일 중요한 건 나로서는 헬멧이다. 사고로부터 보호해 주지 못한다는 논란도 있지만, 헬멧을 써서 막을 수 있는 불상사가 있을 수 있음은 명백할 것이다.

스스로의 목숨을 보호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동행하는 사람들에 대한 예의이기도 할 것이다. 즐겁게 떠났던 동료가 다만 헬멧을 쓰지 않은 동료의 불상사를 목격하거나 슬픔을 감당해야할 일은 아니기도 할 것이다.

가족간에 같이 타면서 아이들에게는 헬멧을 쓰게 하고, 막상 엄마나 아빠는 당당하게 머리카락 휘날리며 페달을 구르는 경우를 보면 참 씁쓸하다. 가장 훌륭한 교육은 솔선해서 행하는 부모의 행동거지라고 하질 않던가?

 

서신동을 기준으로 내가 즐겨 찾는 코스를 몇 개 소개하고 마무리 짓도록 하겠다.

전주천, 추천, 하리교를 건너 만경강변에 접어들면 봉동 고산을 거쳐 왕복 55㎞ 가량의 가장 무난한 코스가 있다. 주로 봄철이나 한여름 지나고 다시 자전거를 타게 될 때 몸 푸는 코스로 좋다. 강변의 봄기운과 가을의 억새의 풍경이 좋기도 하다.

남쪽으로는 삼천동을 지나 구이를 거쳐 운암호 까지 찍고 돌아오면 60여㎞쯤 된다. 구이부터 운암까지 험하지 않지만 줄기차게 올라야 한다. 대신에 돌아오는 길은 신나게 달려 기분 좋게 마무리 하기에 좋다. 제일 많은 사람들이 찾는 코스 같기도 하다.

시간도 그렇고 적당한 고개를 찾는다면 구이에서 왜목재를 거쳐 한일장신대를 거쳐 전주천타고 다시 돌아오는 길이 35㎞쯤 된다. 2시간이면 돌아올 수 있어서 또한 좋고, 차들이 거의 없어서 좋은 구간이다.

다시 구이에서 안덕마을을 통해 밤치를 넘으면 수유성당, 원평, 금산사를 넘어 돌아오는 길 60여㎞의 구간도 괜찮다. 금산사에서 다시 넘어올 때 차가 조금 있기는 하지만 그 정도면 위험을 느끼지 않고 달릴 만한 코스다 싶다.

한벽당에서 출발해 상관을 거쳐 화심으로 넘는 조그만 고갯길을 넘어 전주로 돌아오는 30여㎞의 코스도 무난한 편이다.

 

   
길벗 김길중 한의사

초보자들이 조금씩 바꿔가며 도전해 봄직한 안전하고 무난한 코스를 위주로 소개한 것이다. 중급자나 고급자들은? 이미 갈만한 길은 스스로들 알고 있으니 생략 한다.

 

이번 글까지를 쓰고 연재를 일단 중단할 예정이다.

다시 연재를 시작하게 될지는 아직 모르겠으나 다시 만나게 된다면 아마도 길에 대한 생각이 좀 더 깊어지지 않았을까 예상해 본다. 길을 달리며 느꼈던 내 생각과 마음이 글을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동함이 일었다면 낭비만은 아니었으리라 여기며 졸고를 여기서 마친다. / 김길중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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