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때가 되면 사람 구해 달라는 연락을 많이 받습니다. 대부분 홍보를 담당할 ‘좋은 사람’을 찾아 달라는 요청입니다.

사람 취향도 제각각 달라서, 사람을 추천한다는 일은 어려운 일입니다. 무엇보다도 선거에 도움이 돼야 하고, 당선을 차치하고 뒷자리라도 만들어 줄 정도는 돼야 하는데... 신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선거 후보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입니다. 주변에 누구를 두느냐에 따라 천지 차이가 될 수 있습니다. 나를 돕겠다고 나서는 사람을 덥석 안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나를 당선시켜 줄 사람을 옆에 두어야 하는 게 관건입니다.

모든 것이 아쉬운 판에 자진해서 ‘도와주겠다.‘ 하니 감사히 모셨지만 그게 패착이 되기 쉽습니다. 말 그대로 ’좋은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두어야 할 사람을 두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두지 말아야 할 사람을 두지 않는 것‘입니다.

강찬구 전북포스트 발행인

사람 중에는 사람을 끄는 사람이 있고, 사람을 쫓는 사람이 있습니다. 물론 원만한 성품들을 갖고 있어서 그저 그런 사람도 많지만... 사람을 쫓는 사람이 후보의 문지기로 서는 순간 그 선거는 망합니다.

사람 마음은 ‘좋은 것을 찾기보다 싫은 것을 거부하는 경향’이 훨씬 강합니다. 사회적으로 성숙할수록 그 정도는 심한 거 같습니다. 동창회 같은 걸 예로 들어볼까요...? ‘100명의 친구를 보고 싶어도, 꼴 보기 싫은 한 놈 때문에 안 나가는’ 경향이 큽니다.

전북의 상황을 재현해 봅니다. “000 후보 옆에 000 가 따라 댕기드만...” “ 아이고, 그려...? 갸가 또 그리 갔고만...” “긍게,,, 그 사람 선거 배렸고만...”  후보는 차치하고, 후보 옆에 누가 있느냐에 따른 반응이 이렇습니다.

선거는 사람을 모으는 일입니다. 사람 마음을 움직이는 일입니다. 선거를 해 본 사람들은 사람 마음을 얻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압니다. 내 배 속에서 나온 새끼에게 밥 한 끼 먹이는 데도 갖은 아첨을 떨어야 하는데 하물며...

선거에서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날짜를 기다려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나를 알기만 하면 모두 나를 찍으리라...”라는 배짱으로 선거판에 나서지만 현실은 허허벌판입니다.

예비후보들은 곧 깨닫게 됩니다. 세상이 얼마나 비정하며, 세상이 얼마나 정치에 무심한지를... 수십번을 고쳐 만든 후보 명함이 ‘폴란드 망명 정부의 화폐’처럼 길거리에 뒹굴어 다닌다는 것을... ‘광야에서 목 놓아 우는 선지자’가 아니라 ‘먹이를 찾아 산기슭을 어슬렁거리는 킬리만자로의 표범’이라는 것을...

후보는 상품에 불과합니다. 그 후보를 파는 ‘쇼핑호스트’가 참모라고 하는 주변 사람들입니다. 오히려 후보 자체보다 주변 사람에 대한 판단으로 선거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주변에 ‘좋은 사람’을 둬야 합니다. 표를 부르는 사람과 표를 쫓는 사람. 선택은 전적으로 후보의 몫입니다.

후보가 되면 1진이 둘러쌉니다. 실제 당선된다고 믿는 사람들입니다. 그 외곽으로는 ‘잘하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겹을 칩니다. 후보는 인의 장막에 갇힙니다. 후보에게 부정적인 사람은 마주칠 기회도 없습니다.

앞서 사람 마음을 움직이기가 정말 어렵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그러면 선거 운동이 무슨 소용이냐고 항변하시겠지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마음을 정하지 않은 유권자가 30%는 된다는 점입니다. 유권자 그룹을 셋으로 나누세요. ‘○, △, ×’  실제로 후보 캠프에서는 그렇게 합니다.

선거에서는 모든 사람들로부터 사랑 받으려 할 거 없습니다. 그런 선거도 없고요. 모든 사람이 지지해 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유치한 착각입니다. 그래서 정체성이 명확해야 합니다. 절반을 얻으면 어떤 선거든 이길 수 있습니다. 나 혼자 힘으로는 못합니다. 사람 끄는 사람을 가까이 두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 강찬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