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찬구 전북포스트 발행인

이정현 국회의원은 호남 유일의 새누리당 현직 의원이다. 2014년 7.30 재보선을 통해 전남 순천곡성 지역구에서 당선됐다. 그는 요즘 호남 지역을 두루 돌고 있다. 지역구를 넘어 전남과 광주를 점검하고, 전북지역도 방문할 예정이라고 한다. 국회의원 행세하면서 요란하게 도는 것이 아니라 혼자서 예산이 필요한 곳을 돌아보고 있다고 한다.

그는 지난 재보궐선거에서 ‘예산폭탄’을 내세웠다. 지역을 위해 정부 예산을 끌어오겠다고 약속했고, 의지를 다졌다. 그는 현재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자 국회 예산결산위원이기도 하다. 현장에서 여론을 수렴하고, 예산이 필요한 곳을 점검하는 것이다. 전남과 광주는 물론 전북의 지자체들도 이의원을 찾아가 예산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변변한 라인이 없다보니 호남이 모두 이의원에게 기대고 있는 것이다.

이정현의원이 ‘새누리당 후보 승리 확률 제로’라는 호남에서 당선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지역애와 열정, 진정성이라고 본다. 정치 전면에 처음 나선 2004년 제 17대 총선에서, 그는 당시 한나라당 후보로 광주서구을에 출마해 1%인 750표를 얻었다. 하지만 이에 좌절하지 않고 지역을 위해 뛰었다. 지역 여론을 수렴하고, 중앙당에 예산 지원의 당위성을 설득하고, 중앙 정부 부처를 뛰어 다니면서 지역을 도왔다.

제 18대 총선에서는 전국 비례대표 22번으로 국회에 입성했고, 그의 활약은 돋보였다. 전남 광주지역에서는 그의 역할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고, 주민들로부터도 주목을 받았다. 비례대표를 마치고 제 19대 총선에서 같은 지역에 출마했으나 40%를 얻고도 다시 석패했다. 그는 새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 공보수석, 홍보수석을 지냈고, 2014년 7.30 재보궐선거에서 전남 순천곡성에 출마해 49.4%로 마침내 당선된 것이다.

그는 새누리당이 선거에서 승리할 확률은 ‘0’라는 호남에서 당선함으로써 새로운 정치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다. 최근 행보를 보면 단순히 지역구 국회의원을 넘어 호남의 교두보 역할을 자임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국회에 입성하자마자 ‘공직 인사 지역차별 금지법’을 발의했다. 호남 지역 공무원들이 인사에서 차별을 받지 않아야 한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전북에는 왜 이정현과 같은 인물이 없는가? 지역주의로 말한다면 전남이 전북보다 더 강하다. 전남에서 이룬 일을 전북에서는 왜 못하는가? 이의원은 그 척박한 땅에서 지역에 대한 강한 애정, 성실성과 진정성, 실질적인 노력과 성과를 통해 혼자서 지역주의를 깼다. 전북의 새누리당 인사로서 그동안 이같은 열정을 보인 사람이 누가 있는가? 이정현이 이룬 일을 왜 전북 사람은 못하는가?

전북도민들과 새누리당은 소원하다. 지역주의일 수도 있고, 정치적 가치관의 차이일 수도 있다. 정서적으로 안 맞는 점도 있을 것이다. 이같은 관계를 지속해 나갈 수는 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이를 풀기 위해 앞장서야 할 사람은 누구인가? 전북의 새누리당은 한숨만 쉬면서 정치 환경이 변하기만을 기다릴 것인가?

전북지역 주민들이 새누리당 당료들을 보는 시각은 대체로 ‘선거에서 적당히 두자리수 지지율 올려 중앙 정부 기관의 감사 자리라도 하나 챙기려는 사람들’이란 시선이 강하다. 사실이든 아니든 표를 얻어야 하는 사람들이 이런 시선을 받고 있다는 것은 표를 얻는 데 절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 치욕적인 시선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뭔가 뛰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표도 안주면서 그런 말 한다고 타박할지 모르지만 누가 그 고리를 풀어야 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