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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소비자가 잊지 말아야 할 不踏覆轍(부답복철) - 서문교의 '소비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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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1.09  17: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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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소비자가 잊지 말아야 할 不踏覆轍(부답복철)

 

2023년 새해가 밝았다. 사람들은 새해가 되면 ‘새해 결심’ 하나씩은 목표로 삼고 반드시 성취하겠다는 다짐을 한다. 

‘이번에는 반드시 금연을 할 거야’, ‘운동을 열심히 해서 살을 빼야지’, ‘올해는 돈을 많이 모을래’ 등 많은 새해 목표들을 세우고 실천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결심을 버리고 과거의 습관으로 돌아가는 본인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필자 역시 취미인 낚시와 관련된 새해 결심을 하나 세웠는데 지킬 수 있을지는 연말에야 확인 가능할 것 같다.

이렇듯 새해 결심은 달성하기가 매우 어렵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1년 동안 8%의 사람들만이 새해의 목표를 달성한다. 이유는 여러분들도 잘 알지만 반복된 행동으로 굳어진 습관이 남아있고, 시간이 지날수록 목표를 지키지 못한다는 변명으로 자기합리화의 과정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만큼 본인의 행동을 변화시킨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중독(poisoning)된 상황이라면 더욱 변화시키기 어렵다. 금연과 금주가 대표적인 경우로 주변에서도 이를 실천하지 못해 중간에 포기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을 것이다. 또한 운동 과몰입과 같이 특정한 것만을 반복적으로 하게 되는 충동인 탐닉(addiction)도 행동의 변화를 일으키기 어려운 요소이다.

어렸을 때 했던 달고나, 사탕 뽑기처럼 중독과 탐닉은 마케팅에서도 많이 사용하고 있다. 

오래전부터 판매자는 경품 이벤트로 소수의 인원에게 당첨 행운의 기회를 부여해 구매를 유도했고, 소비자는 자신이 당첨되기가 어렵다는 것을 인식하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특정 상품을 구매하게 된다. 물론 당첨된다면 그 기쁨이야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겠지만 대부분 당첨과는 인연이 없다. 

유사한 마케팅 기법으로 퀴즈응모와 콘테스트(contest)가 있으며, 해당 방식들도 참여한 인원에 비해 당첨 확률이 매우 낮게 설정해 놓았다. 운이 좋으면 당첨될 수도 있으니 ‘구매를 해볼까?’라는 소비심리를 일으키는 방식이다.

 

게임 산업에서는 확률을 이용해 더욱 적극적인 마케팅 방법을 사용했다.

2020년 프로야구 팀 NC 다이노스가 KBO 프로야구 첫 통합우승을 거머쥔 순간 했던 ‘집행검’ 우승 세레머니가 화제였다. 집행검은 NC SOFT 리니지 게임에서 로또 1등이 당첨될 확률보다 낮은 확률로 획득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 

집행검과 같은 확률 아이템 판매로 2020년 리니지 M2 게임은 1일 매출 '41억'을 달성했으며, 이용자들은 1인당 월 28만원의 지출을 했다. 

집행검 아이템만을 얻기 위해 쓰는 돈만은 아니겠지만 확률에 기대해 게임 이용자들이 소비하는 금액은 엄청나다고 볼 수 있다. 특정 게임에서 확률형 아이템 판매로 성공을 이루다 보니 현재의 게임 산업에서는 대부분 확률형 아이템을 판매하고 있다.

 

왜 소비자들은 확률형 아이템처럼 확실하지도 않은 상황에 모험을 걸면서 상품을 구매하는 것일까? 도박을 상상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카지노에서 룰렛으로 정확한 숫자를 맞힐 확률은 1/36이며, 슬롯머신의 잭팟 확률은 1/370,000이라고 한다. 도박을 많이 할수록 잃는 돈은 더 커지는 구조인데 사람들은 ‘한방’을 기대하며 도박에서 빠져나오기가 힘들게 된다. 

소비자들도 도박과 같은 심리이다. 결과는 불확실하지만 이미 자신이 선택한 소비의 의사결정이 잘못됐다고 인지하지 않기 때문에 위험을 감수하고 구매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몰입 상승(escalation of commitment)은 잘못된 결정이나 실패가 확실한 사안에 고집스럽게 집착해, 결과적으로 더 큰 손해를 경험하게 되는 심리적 상태를 의미한다. 몰입 상승이 나타나면 최초의 결정이 ‘틀리지 않았다’라는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더 많은 투자를 하게 된다. 

앞서 이야기한 마케팅 기법들도 소비자들의 몰입 상승을 적절하게 이용하여 중독과 탐닉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만약 내가 원하는 상품을 획득하지 못하면 획득의 순간까지 지출을 유도해 최대한 많은 소비를 만들어낸다. 이후 상품을 획득한 소비자는 내가 옳았다는 확신을 가져, 다시 새로운 상품을 획득하기 위한 소비의 행태를 보이게 된다.

 

不踏覆轍(부답복철)은 ‘전철을 밟지 않는다는 뜻으로, 선인(先人)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몇 년 전 유행한 인형 뽑기를 해서 얻은 인형들을 보면서 ‘많은 돈을 쓰면서까지 왜 뽑았지?’라고 후회한 적이 있을 것이다. 

여러분들은 마케팅에서 중독과 탐닉을 이용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몰입 상승이라는 소비의 잘못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상황에 대해서도 파악하였다. 앞으로는 특정 충동구매가 아닌 구매 리스트 작성과 같은 방식을 통해 한 걸음 물러서서 필요한 상품인지 다시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내가 만약 구매에 있어 실수를 범했더라도 잘못을 인정하고 새로운 상품의 구매 시 개선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특히 아이들은 뽑기와 같이 중독과 탐닉에 빠지는 경우가 많기에, 어른들이 문제점을 알려주고 무분별한 소비가 나타나지 않도록 지도해야 한다. / 서문교 성균관대학교 객원교수

 

   
글쓴이 서문교 교수는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 및 글로벌창업대학원 객원교수이며, 대한경영학회 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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