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장 예비후보를 사퇴한 이중선 전 청와대 행정관.

전주시장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선거 운동에 나섰던 이중선 전 청와대 행정관이 갑자기 사퇴를 발표했다. 

이 예비후보는 7일 기자회견을 통해 그동안 선거와 관련해 브로커들에게 시달린 상황과 사퇴 배경에 브로커들의 압박이 있었다고 밝혀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이 예비후보는 “입지자로서 지역활동을 시작한 작년 5월부터 저는 브로커들에게 시달리기 시작했다" 며 "처음에는 그들이 하는 말이 장난인줄 알았기에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나 시간이 가면 갈수록 그들은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집요하게 저를 압박했고, 심지어 저와 함께하는 분들까지 괴롭게 만들었다.”며 심경을 밝혔다.

이 예비후보는 “그동안 말로만 들어왔지 실제로 이렇게 브로커들이 선거를 좌지우지 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런 정치하지 말자고 나섰는데, 전주시장이 아니라 전주의 정치문화를 조금이라도 전진시켜보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나섰는데 그들의 부당한 요구에 무릅을 꿇을 수는 없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저는 시민의 삶과 전주라는 도시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후보님들의 진심을 믿습니다. 그러나 각 캠프에 토호ㆍ브로커들을 그대로 둔 채 깨끗한 선거, 정책 선거를 얘기한다면 진정성을 인정받기 어려울 것입니다. 본 캠프가 아니라 외곽에서만 돕고 있다는 말도 되지 않는 핑계대지 말고 그들을 지금 당장 내쫓기 바랍니다.”라며 다른 후보들에게 제안하기도 했다.

이 예비후보는 “이 자리를 빌어 그동안 브로커들이 말하는 돈과 조직이 없는 열악한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전주를 바꿔보겠다는 사명감으로 밤낮없이 함께해온 자원봉사자들께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밤새 한분 한분 떠올라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이분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집니다. 지금 진 이 빚은 평생에 걸쳐 갚겠습니다.”라며 지지자들에 대한 미안함도 밝혔다.

마지막으로 “불의와 타협해서 갈 수는 없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옳은 생각으로 바른 길을 걷겠습니다. 그것이 제가 노무현ㆍ문재인 두 분 대통령님께 배운 정치입니다.”며 사퇴의 변을 마무리했다. / 강찬구 기자

* 전북포스트는 사안의 중대성을 인식해 이중선 에비후보의 기자회견 전문을 공개하기로 했다. 다음은 이날 이 예비후보의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이중선 전주시장 예비후보 사퇴 기자회견문>

전주시민 여러분께!

MBC 뉴스에 보도된 내용을 보고 많은 충격을 받으셨으리라 짐작합니다. 따라서 녹취록을 공개하게 된 경위와 그 이유에 대해 소상히 말씀드리는 것이 저의 도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20대 중반에 전북노사모 대표일꾼을 시작으로 노무현재단 전북위원회 초대 사무처장, 전주시 대외협력담당, 전라북도 정무특별보좌관, 문재인정부 청와대 행정관을 거치면서 한국 정치의 많은 문제점들에 대한 해결책을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지역에 사는 사람으로서 우리 전주와 전북의 문제를 어떻게 하면 풀 수 있을까 오랫동안 고민해 왔습니다.

그 결론은 586세대교체, 관료시대 혁신, 이권관계 단절을 통해 토호ㆍ브로커 정치를 끝내야지만 강한 전주, 부자 도시, 행복 시민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전주시장 선거에 출마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입지자로서 지역활동을 시작한 작년 5월부터 저는 브로커들에게 시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제일 처음에는 그들이 하는 말이 장난인줄 알았기에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가면 갈수록 그들은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집요하게 저를 압박했습니다. 심지어 저와 함께하는 분들까지 괴롭게 만들었습니다.

그들의 요구조건은 이미 MBC 뉴스에서 보셨으니 생략하겠습니다.

제가 명색이 노무현 대통령을 바라보면서 정치를 시작했고, 문재인 대통령을 비서로서 직접 모셨는데 이런 부당한 조건들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었겠습니까? 저는 전주시장 출마를 결심하면서 지역의 정치문화를 단 1mm라도 전진시킬 수 있다면 당선여부와 관계없이 저에게 주어진 역할은 다한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완곡하게, 그리고 나중에는 단호하게 그들의 요구를 거절했습니다.

그러자 9월말부터 10월초까지 그들은 차례대로 저를 떠났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저에 대한 험담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건방지다, 싸가지 없다”는 것부터 시작하여 각종 음해성 소문을 내었던 것입니다. 이 소문을 특정 후보 캠프에서 받아 조직적으로 퍼뜨렸습니다. 조금 지나자 캠프가 붕괴되었다, 후보가 실종되었다, 심지어 죽었다는 소문까지 나서 지역 기자들로부터 확인 전화가 오기까지 하였습니다.

집요한 공격에 몇 달 동안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 기간동안 하루에도 여러 사람이 소문의 진위를 확인하는 전화를 할 정도였습니다. 해명을 거듭했지만 소문은 확산되기만 했습니다.

그동안 말로만 들어왔지 실제로 이렇게 브로커들이 선거를 좌지우지 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런 정치하지 말자고 나섰는데, 전주시장이 아니라 전주의 정치문화를 조금이라도 전진시켜보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나섰는데 그들의 부당한 요구에 무릅을 꿇을 수는 없었습니다.

심증은 있었지만 결정적 증거가 없었기 때문에 참고 또 참았습니다. 그러던중 10월 중순에 녹취록을 제보받게 되었습니다. 내용을 들어보니 그동안 가졌던 의문이 한꺼번에 풀렸고, 조각조각 알고 있었던 사실들을 하나의 퍼즐로 완성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수사당국에 요청드립니다.

지난 2018년 모 후보가 거론했던 100억대 수의계약 사건을 전면 재조사해 주시기 바랍니다. 더불어 핸드폰 하나도 자신의 명의로 가지고 있지 않고, 공식적인 직업을 가진지 2년이 채 되지 않은 A씨가 어떻게 서부신시가지 주상복합 아파트에 살면서 고급 외제차와 국산 최고급차를 소유하고 있는지, 효자동에 원룸과 넓은 땅을 소유하고 있는지, 주식과 펀드투자는 무슨 돈으로 하는지 자금의 출처를 철저하게 파헤쳐 주시기 바랍니다. 수사당국에서 요구하면 녹취록 전체를 제출하고 제가 알고 있는 사실을 조금의 가감없이 소상하게 진술하겠습니다.

녹취록을 입수한 후 그들을 만났습니다. 내용을 말해주면서 그 경위를 물었더니 하나같이 부인했습니다. 진정어린 반성을 하기를 희망했지만 술 먹고 실수했다는 등의 말도 되지 않는 변명만 늘어놨습니다. 오히려 MBC의 취재가 진행되고 있던 4월5일에는 제 캠프관계자에게 만남을 요청하여 후보가 받을 타격이 클 것이라며 협박을 하기까지 했습니다.

공개하려면 진작에 하지 몇 달 동안 왜 가만히 있었느냐고 하실 분이 분명히 계실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대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한 가족의 가장으로서 공개하고 싶지 않은 마음도 컸습니다. 우리나라가 내부고발자를 어떻게 대해왔는지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녹취록을 공개하기로 한 것은 지금 이 순간에도 그들이 영향력을 유지ㆍ확대하기 위해 각 단위 선거캠프에 들어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기 때문입니다. 더 이상 시민들의 이익이 소수의 브로커들에게 독점되는 것을 바라볼 수는 없었습니다. 브로커들은 돈과 조직을 수단삼아 정치인들에게 접근하고, 정치인들은 자리 욕심에 일정부분 그들을 이용하는 악어와 악어새 같은 이 악순환의 고리를 이번에 반드시 끊어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 자리를 빌어 전주시장 예비후보님들께 공식적으로 제안드립니다.

저는 시민의 삶과 전주라는 도시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후보님들의 진심을 믿습니다. 그러나 각 캠프에 토호ㆍ브로커들을 그대로 둔 채 깨끗한 선거, 정책 선거를 얘기한다면 진정성을 인정받기 어려울 것입니다. 본 캠프가 아니라 외곽에서만 돕고 있다는 말도 되지 않는 핑계대지 말고 그들을 지금 당장 내쫓기 바랍니다. 선거관련 전과가 있거나 지역사회에서 브로커라고 평가받는 사람들이 그 대상입니다. 그들의 신세를 지지 않아도 선거를 치를 수 있습니다. 전주시장이라는 직에 욕심을 내니 그들이 필요한 거 아닙니까? 진짜 시민을 위한다면 그들과 손잡지 마십시오. 시민들에게 돌아가야 할 이익을 브로커들에게 나눠주지 마십시오.

전주시민 여러분께도 부탁드립니다.

그동안 저는 입지자와 후보로서 활동하면서 많은 시민분들을 만나 뵈었습니다. 그때마다 들었던 말씀들이 있습니다. 그것은 “정치인들이 자기들 이익만 챙기지 시민들은 안중에도 없다”, “뽑아줘 봤자 지역을 위해서 하는 일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묻고 싶습니다.

그런 정치인들 누가 뽑아줬습니까?

제가 전주시장 후보로서 활동하면서 세 가지 질문을 가장 많이 받았습니다. 첫째는 돈은 좀 있느냐, 둘째는 고향이 어디냐, 셋째는 고등학교는 어디 나왔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문제의식이 있는지, 전주를 어떻게 만들고 싶은지를 묻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지금까지 될 것 같으니까, 같은 고향, 같은 학교 출신이니까 찍어주다 보니 제대로 일할 사람들은 다 떠나고 동네에서만 큰소리치는 골목대장만 남게 된 것은 아닐까요? 이번에 토호ㆍ브로커 정치를 끝장내지 않으면 앞으로도 상당한 시간동안 전주는 미래로 나아가지 못할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 전주시장이 되어야 하는지 깊이 고민해 주십시오.

윤호중 비대위원장님, 박홍근 원대대표님, 김성주 전북도당위원장님을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에도 요청드립니다. 녹취록의 공개를 한 개인의 돌출행동으로 보지 마시고 차제에 시스템공천이라는 미명하에 벌어지는 있는 조직을 활용한 일명 “콜떼기정치”를 개선시킬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 주십시오. 참고로 며칠 전 언론을 통해 보도되었던 휴대전화 주소지 변경은 제가 작년 5월 브로커A씨에게 제안받았던 내용입니다.

인구대비 권리당원이 기형적으로 많은 호남의 현실에서 권리당원 50%, 여론조사 선거인단 50%라는 현재의 경선방식은 조직을 만들라는 이야기이고, 조직을 만들라는 이야기는 돈을 쓰라는 이야기입니다. 조직은 자판기이기 때문에 절대 돈없이 굴러가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덫에 걸려 얼마나 많은 정치인들이 당선 후에도 고통받았는지 잘 아시지 않습니까?

저는 오늘 더불어민주당 전주시장 예비후보 직에서 사퇴합니다.

후보직을 유지한다면 녹취록의 공개가 뒤쳐져 있는 지지율을 뒤집어보고자 하는 얄팍한 수로 인식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의미있는 도전을 할 수 있다면 꼴등을 하더라도 완주를 하겠지만, 그것이 아니라면 일등을 하더라도 사퇴를 하겠다는 초심을 지키겠습니다. 저는 그것이 정치를 하는 사람으로서 시민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이 자리를 빌어 그동안 브로커들이 말하는 돈과 조직이 없는 열악한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전주를 바꿔보겠다는 사명감으로 밤낮없이 함께 해온 자원봉사자들께 머리숙여 사과드립니다. 밤새 한분 한분 떠올라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이분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집니다. 지금 진 이 빚은 평생에 걸쳐 갚겠습니다.

멋있게 보이기 위해서 이러는 것이 아닙니다. 대의명분이 아니라 전주시장이라는 직을 목표로 삼았으면 그들과 타협하는 것이 훨씬 더 이익이었을 겁니다. 그러나 정치는 대의명분에 충실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불의와 타협해서 갈 수는 없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옳은 생각으로 바른 길을 걷겠습니다. 그것이 제가 노무현ㆍ문재인 두 분 대통령님께 배운 정치입니다.

감사합니다. 

2022년 4월 7일 이중선 배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