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작가 김근혜 씨가 동화 『나는 나야!』(단비어린이·2021)와 청소년소설 『유령이 된 소년』(단비청소년·2021) 두 편을 함께 출간했다.

동화작가 김근혜 씨가 동화 『나는 나야!』(단비어린이·2021)와 청소년소설 『유령이 된 소년』(단비청소년·2021) 두 편을 함께 출간했다.

“선생님이 엄지를 척 올렸다. 선생님이 나를 보고 웃어 준 이유를 이제 알 것 같았다. 나는 눈을 비비며 시험지를 보고 또 봤다. 반 아이들도 믿기지 않는지 다들 입을 살짝 벌리며 손뼉을 쳤다. 나는 쑥스러워서 고개를 돌리다가 다원이하고 눈이 딱 마주쳤다. 다원이가 눈을 가늘게 뜨고 날 봤다. 나는 도도하게 고개를 돌렸다.”

초등학교 3·4학년을 대상으로 한 동화 『나는 나야!』는 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은 학부모와 남과 다른 ‘나’를 찾길 바라는 어린이가 함께 읽으면 더없이 좋은 책이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엄마의 권유로 집중력이 좋아지는 물건을 사용한다. 그 물건은 신통방통하게도 금세 집중력을 높여 주며, 주인공이 모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게 한다. 그러나 예기치 않은 부작용이 생기기 시작한다. 그 심각성을 알아챈 주인공은 친구들과 함께 집중력 물건의 비밀을 밝혀내려고 마음을 먹는다.

김 작가는 “『나는 나야!』는 부모님과 사회가 원하는 아이, 목표만 향해 수동적으로 움직이는 아이가 아니라, 나 자신을 알고 나만의 방식으로 세상과 경쟁하는 건전하고 올바른 아이로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쓴 글”이라고 소개했다.

“학교 폭력 위원회는 올해 두 번 열렸다. 오늘이 두 번째 학폭위가 열리는 날이고, 나는 지난번처럼 가해자로 참석했다. 교장실에 모인 사람은 모두 12명이다. 가해자로 나온 나와 우리 엄마, 피해자로 나온 경준이와 태호 그리고 그들의 엄마, 나머지는 담임과 학교운영위원장, 상담교사, 학교 위원들이다.”

『유령이 된 소년』의 주인공은 중학생 단우다. 소년의 일탈은 산악인 아버지의 실종에서 시작되었다. 가족의 만류에도 실종된 산악인 동료를 찾아 나선 아버지. 단우는 그런 아버지를 원망하며 끝도 모를 방황을 시작한다. 그리고 또 한 명의 아이 ‘홍’. 홍은 자신의 이름조차 모른 채 초록바위라 불리는 곤지산 일대를 헤맨다. 현재와 과거를 사는 두 소년의 만남. 작가는 천주교 박해와 순교라는 역사적 사건을 끌어와 신념이라는 다소 무겁지만, 우리가 꼭 이야기하고 넘어가야 할 주제를 꺼낸다. 단우와 홍을 통해 삶이 어떻게 살아지는지, 어떤 태도로 내게 주어진 일들을 헤쳐나가야 하는지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유령이 된 소년』은 전주한옥마을 일대와 천주교 성지인 초록바위를 공간적인 배경으로 했다. 김 작가는 “어느 날 전주천변에서 초록바위 성지와 어린 순교자들을 기리는 구조물들이 눈에 띄었고, 제2의 고향이 된 전주를 탐구하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내 고장을 사랑하는 것이 나를 사랑하는 길이고 자녀를 키우고 글을 쓰는 사람이 가져야 할 태도라는 생각에 주저 없이 글을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전남 순천 출생으로 2012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선물」로 등단한 김근혜 작가는 지난해 『제롬랜드의 비밀』(좋은책어린이·2000)을 냈으며, 현재 전주 최명희문학관 상주작가로 있다. /김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