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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일하지 않아도 좋아- 2020 신년 기획 <지역을 떠올리자> - 강주영
강주영 편집위원  |  jbpost201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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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1.05  17: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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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들은 내일 할 일을 오늘 한다. 부지런하고 성실하다고 한다. 내 동무는 오늘 할 일을 내일 한다고 한다. 스스로도 게으른 삶이라고 한다. 그는  돈 가난뱅이지만 시간 부자이다. 이미 대다수가 잘렸지만 은퇴 나이가 된 우리 세대들은 허무에 빠진다. 오로지 더 많은 돈과 성공을 위해서 회사와 노동에 온 삶과 정신을 내주고 빨렸다.

 

   
서릿가을에 지구공유지의 노래를 듣는다.

대기업 다닌다고, 00사 전문직이 되었다고 어깨에 힘을 주기도 했다. 당신은 판•검사와 금배지 주식권력을 가졌지만 나는 시간의 풍요와 이웃 그리고 지구를 가졌다. 당신은 돈으로 사람을 부리지만 나는 공짜로 이웃의 협력을 얻는다. 내가 훨씬 더 큰 부자이다. 대한민국 10%에 들지 않는 한 그나 나나 거기서 거기이다.  나을 것도 모자랄 것도 없다. 

열심히 일한 당신은 세계와 속살로 마주한 적이 없다. 나와 동무는 잘 나가는 가장은 못 되었다. 하지만 못된 세상과 정면으로 마주했고 회피하지 않았다. 본 적도 없고, 실현되지도 않은 세상을 꿈꾸기에 늘 좌충우돌한다. 

 

자금성이 엄청나다고 하지만 말 한 마장 뛸 공간도 안 되는 좁은 집에서 살면서 자랑질이다. 고작 상여 집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세상을 가진 듯 큰소리치는 것을 보면 불쌍하기조차 하다. 하루종일 말을 달리며 사는 몽골의 오랑캐 아이가 훨씬 부자이다. 

나는 여하한 권력에도 굴복하지 않았기에 당신의 권력이나 돈은 전주 향교 마당에 뒹구는 가랑잎만도 못하다. 아내와 아이들을 풍족하게 못 해주어서 미안하기는 하다. 하지만 나는 아이들에게 노동하지 말고 이루고 살라고 한다. 좋아하는 것이 있으면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한다. 마음껏 사랑도 하라고 말한다. 청년 때에 뜨겁지 않으면 언제 그렇게 뜨겁겠는가? 

 

   
시간과 자연의 풍요를 코로나19가 깨닫게 했다.

성안이 아니라 성 밖에서 노는 동무와 나는 성 밖의 모든 세상을 가졌다. 우리는 인류 전체를 얻었고 지구공유지의 노래를 듣는다. 당신은 내게 몽상가며 아직도 혁명이냐고 하지만 그것은 당신의 집인 성안의 질서로 성 밖의 세상을 말 하는 것일 뿐이다. 

 

일자리를 가져야만 하는 세상은 사악하다. 노동을 해야만 하는 사회는 노동파시즘사회이다. 태어났으니 행복해야지 노동할려고 사는가? 자신을 이루는 것을 '일'이라 한다. 이루는 것인 일이 노동력을 상품으로 파는 임금노동이 된 것은 근대의 가장 큰 퇴보이자 사악함이다. 평등을 이유로 모든 민중을 노동하게 만드는 역사상의 사회주의국가 역시 노동파시즘 사회이다. 

'자치자급노동'이란 임금노동과 다르다. 자치자급노동은 나와 이웃의 필요를 위해 있다. 욕망의 소비가 아니다. 그것은 타인의 노동과 지구를 수탈하지 않으며 나의 자아와 맞는다. 이때의 노동이 비록 돈을 받기는 해도 그것은  정당하고 공정한 교환이기에 공장이나 사무실의 임금노동과 다르다. 내가 노동하지 말자고 할 때의 뜻은 이런 뜻이다. 

 

   
나보다도 더 좋은 정원을 가진 부자가 있는가?

나와 동무는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 늘 좌충우돌하는 것이다. 지금 열심히 당신이 일하는 것은 지금 나처럼 빈둥거리며 살고 싶어서 하는 것 아니겠는가? 나는 그래서 4년짜리 유랑 도적 떼(의원)에게 말한다. 모든 자치민들에게 5평의 농지와 5평의 살림공간(집)을 주라고 한다.

복합 문화 공간으로서 마을마다 도서관과 작은 학교를 두어서 사범대 교사 뿐 아니라 목수도 작가도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게 주문한다. 그리 되면 배를 곯는 예술가는 없어진다. 전구도 못 갈아 끼우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마을의 필요를 채우는 마을작업장(돈 버는 이상한 마을기업이 아니라)을 설치하자고 한다. 3D출력기가 있어 부품만 사오면 마을 독자의 전기자동차를 청년 몇이면 만들 수 있다. 

 

   
전주 한옥마을 남천교 건너 서학동 예술인촌 풍경,  마주친  지인에게서 맛 있는 커피 대접을 받았다.

모든 학교, 아파트, 공단, 대형 병원, 공공기관, 사무실에 농협이 아닌 농민직영매장을 두자고 한다. 농사협업망이다. 좌파스럽게 말하면 적녹청연대이다. 자치자급연대망이다. 국가와 과두제(의원) 권력이 통제하는 자원 배분이 아닌 자치민들이 스스로 결정하고 분배한다. 우버 같은 짝퉁 공유가 아니라 마을 공유 차량이 있어 개인 차를 살 일이 없다.

 

당신은 삼성에서 일해라. 반대하지 않는다. 나는 동네 목수를 하겠다. 내가 더 부자이다. 내게는 함께 웃고 울어 줄 동문, 한옥마을 동무들이 있다. 경기전이라는 최고의 마당이 있다. 언제든 외상 술을 주는 카페와 선술집이 있다. 아재이고 누님이며 조카이며 동무들이 있다. 돈이 없지 시간이 없는가? 느린 삶이 좋다. 노동하지 않는 삶이 좋다. / 강주영 편집위원

 

   
글쓴이 / 강주영 전북포스트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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