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 의대생 성폭력 사건해결 및 의료인 성폭력 근절 전북지역 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27일 전북 전주시 전주지방법원 앞에서 의료인 성범죄 대책위 출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20.5.27 / 유경석 기자

전북대학교 의대생의 성폭력·음주운전 사건의 항소심 재판을 앞두고 전북 지역 여성·시민 단체 등이 모여 재판부에 엄중 판결을 촉구했다.

전북민중행동 등 30여개 단체는 27일 전주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대생 A씨(24)에 대한 성범죄 엄중 판결로 사법정의를 실현하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1심 재판부는 지난 1월 강간·상해·음주운전 등으로 기소된 A씨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했다”며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음에도 감경요소에 지나치게 몰두한 나머지 죄질에 비해 가벼운 판결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성범죄자들이 재판에서 솜방망이 판결을 받은 뒤 더 끔찍한 성폭력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이는 법원이 지나치게 관대한 감경 기준을 적용해 처벌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예비·현직 의료인의 성범죄 근절을 위한 대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단체는 “성범죄를 근절하기 위한 관련 법안들은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한 채 국회에서 계류 중”이라며 “정부와 국회가 의료인 성범죄 근절 대책이 마련되도록 적극 나서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이날 ‘전북대 의대생 성폭력 사건해결 및 의료인 성폭력 근절 전북지역 대책위원회 출범’을 알렸다.  

단체 관계자는 “항소심 재판부는 A씨에게 엄정한 판결을 통해 책임을 묻고, 성폭력 문제에 대한 사회적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주지법 제1형사부는 지난 1월, 강간 및 상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전북대 의과대학 본과 4학년인 A씨는 지난 2018년 9월3일 새벽 2시 30분께 전북 전주시의 한 원룸에서 당시 여자친구였던 B씨(22)를 때린 뒤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A씨는 자신의 스킨십 시도에 B씨가 “그만하지 않으면 신고하겠다”고 하자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같은 날 오전 7시 B씨가 “앞으로 연락하지 말고 찾아오지 말라”고 하자 뺨을 때리고 목을 조르는 등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히기도 했다.

A씨는 또 지난해 5월 11일 술에 취해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하다가 신호대기 중이던 차를 들이받아 상대 운전자와 동승자에게 상처를 입힌 혐의로도 기소됐다. 당시 A씨 혈중알코올농도는 0.068%로 면허 정지 수준이었다.

사건이 불거지자 전북대는 A씨를 제적 조치했다. 제적은 전북대 학칙상 최고 수준의 징계로, 재입학이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A씨의 항소심 첫 공판은 6월5일 광주고법에서 열린다. /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