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6년 송나라 영종 때  발간된 의서(醫書)가 있다. 상한론(傷寒論)과 금궤요략(金匱要略)이 바로 그것이다.

원래 후한의 장기(張機)라는 성주가 자신의 친족들이 열성 전염병에 집단으로 사망하자 역학적 조사를 통하여 만든 책이 바로 <상한잡병론:傷寒雜病論>이었다. 훗날 왕숙화(王叔和)라는 학자를 거쳐 1056년에 임억(林億)등에 의하여 보정돼 편찬된 책이 바로 이 상한론과 금궤요략인 것이다.

이 책은 병의 종류와 기원, 각 질환별 증상과 예후 및 치료까지 기술하여 많은 학자들로부터 짜임새 있는 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의 한의사들도 이 의서에 의존하여 많은 질환을 치료한다.

이 의서는 3음병(三陰病)과 3양병(三陽病)이 대략의 핵심이다. 즉 태음(太陰) 소음(少陰) 궐음(厥陰)의 음성질환과 태양(太陽) 소양(少陽) 양명(陽明)의 양성질환으로 구분된 질환의 분류가 이 의서를 빛나게 해 준 요인이다.

이 구분에 따라 나타나는 질환들의 증상과 진단의 방법, 질환의 진행에 따른 증상의 변화와 대책 등을 차별한 것이어서 현대의 의서로서도 변함없이 활용되어 지고 있는 것이다.

한의학에 있어서의 전염병 중 대표적인 구분은 상한병(傷寒病)과 온역병(溫疫病)이다. 

상한(傷寒)이란 추위에 나타나는 급성 전염병이나 열병을 말하며, 온역이란 더위에 나타나는 여러 급성전염병을 말한다.

다시 말하면 몇 년 전 여름에 나타난 '메르스'라는 질환은 온역이며, 현재 창궐하고 있는 '코로나19'는 상한병인 것이다.

장중경(仲景:장기의 아호)시대나 800여년 뒤인 송나라 시대나, 그리고 현대의 우한에서나 이 감염성 질환은 한 도시를 폐허로 만들었고 만들고 있다. 원래 이 질환은 중국의 남부지역 특히 남경에서 자주 발생하였지만 지구 온난화로 지역이 상향되어진 것으로 보인다.

상한론에 신신당부하면서 여러 번 반복되는 지침이 '외감(外感)이 내상(內傷)이 되지 않도록 하라'는 경구다. 외감(外感)이란 일차 감염을 말한다. 내상(內傷)이란 폐나 간 등의 장기(臟器)가 균에 의해 손상됨을 말한다.

이번 '코로나19' 역시 상한병으로 이러한 지침에 따랐어야 했다. 중국당국은 그러나 이 지침을 어겼다. 상한론(傷寒論)의 나라에서 상한병(傷寒病)이 창궐하게 된 것이다.

장중경도 외감 상태는 이를테면 세균성 감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즉 발열(태음) 기침(소음) 호흡곤란(궐음)으로 가는 단계에서 태음시에 조기 치료를 당부한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현 대한민국의 방역은 놀랍고도 훌륭하다. 또한 질환에 대한 대처와 치료 매뉴얼도 완벽하다. 감염자 수에 관계없이 외감이 내상으로 가지 않게 하는 격리 치료가 더 중요한 것이며, 이를 훌륭히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온역과 상한은 절기(節氣)의 질환이다.

온역은 하지를 기점으로 양이 성하나 추분에 그 질환이 소멸된다고 필자가 '메르스' 사태 때 기고한 적이 있었다. '메르스'는 우리 나라로 넘어 와 전체를 뒤흔들었지만 우리는 이를 극복해 냈다. 

상한인 '코로나 19'는 분명 중국에서 음이 성한 동지를 기점으로 창궐하였다. 상한의 끝은 춘분이다. 남쪽에서는 어느덧 꽃소식도 들린다. 춘분에는 우리 모두 기쁜 마음으로 '코로나 19'의 극복을 축복하게 될 것이다. / 천상묵 한의사 (전주 호남한의원 원장)

P.S. <천원장의 당부 말씀> 차를 많이 드셔요. 몸을 보하세요. 다이어트 하시는 분들 즉시 중지하시고 운동과 사우나 온탕 등으로 몸을 덥게 하세요. 마스크도 착용하고, 접촉은 될 수 있으면 피하세요. 외출에서 돌아오시면 손을 깨끗이 씻고... 그렇게 하면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참,,, 의심 증상이 있으면 곧바로 1339로 전화해 상담자의 지시에 따라 행동하면 됩니다.  / 

글쓴이 / 천상묵 한의사 - 전주 호남한의원 원장